- 마음 풍경 -
글을 쓰고 싶었다.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브런치스토리를 알게 되었다.
뭔가를 구글에서 검색하다가 브런치스토리 경로로 어쩌다 들어갔고 마침 자신의 이야기가 작품이 될 수 있으니, 작가로 등단해 보라는 안내글을 읽게 되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첫출발의 시작점을 말한다.
아직도 작가라는 말에는 어색하다. 그럼에도 지금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는 작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브런치스토리는 어부의 일상과 같다고 생각한다.
어부는 '오늘은 얼마나 잡히려나?' 기대와 희망으로배를 출항하여 깊은 바닷속으로 그물을 던진다.
생각의 바닷속으로 그물을 던지는 것과 같이 글을 쓰려고 미끼를 던지듯 책상에 앉는다.
어떤 고기가, 얼마나 잡힐 줄 모르고 배를 띄워 바다로 나가보는 것이 어부의 하루인 것처럼,
알 수 없지만 생각의 바다로 들어가기 위해서 노트북을 열어 브런치스토리에 연결한다.
막연한 단어 하나를 미끼로 생각 속으로 출항하면서나 자신을 믿어야 한 줄이라도 그물을 던질 수 있다.
문득 떠오른 단어와 흐릿한 느낌 하나로 생각 바다로 깊이 들어간다. 생각 바다 안에서 놀고 있던 물고기들이 그물에 딸려 나오듯 건져낼 것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글이 써진다.
그 힘을 믿지 않으면 단 한 줄도 적을 수 없다.
어부도 그런 심정이 아닐까?
오늘은 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 바다로 나갈 이유가 없을 테니..
브런치스토리는 농부의 일상과 같다고 생각한다.
농부는 '얼마나 거둘 수 있을까?' 기대와 희망으로 땅을 파고 고랑을 내어 씨앗을 뿌린다.
고랑을 파다 보면 땅 속에 박혀있던 딱딱한 돌이 올라오고, 바람이 솔솔 잘 통하는 푹신한 흙을 만들어내듯,
내 안에 박혀있던 굳어있는 것들을 걸러내고 자유로운 마음의 밭을 만들기 위해서 책상에 앉는다.
얼마나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땅을 일구는 것이 농부의 하루인 것처럼,
알 수 없지만 마음의 고랑을 파기 위해서 노트북을 열어 브런치스토리에 연결한다.
마음 밭에 하염없이 호미질로 고랑을 내고, 이랑을 만들어야 씨를 뿌릴 수 있다.
두둑하게 올라온 이랑에 한 줄로 나란하고 가지런히 씨앗을 집어넣어 주는 일이야말로 농사의 기본인 것처럼 노트북에서 흘러나온 단어들을 거르고 엮어서 체계를 만들어가면서 글을 쓴다.
마음의 고랑에 씨앗을 심는 것과 같이 두서없던 책 읽기와 경험치들을 엮어 '정리하는' 시간이다.
통찰 insight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읽었던 글의 내용을 떠올리고,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면서 새로운 길을 터주는 과정이 글을 쓰는 통찰의 시간이라고 여겨진다.
농부도 그런 심정이 아닐까?
씨앗을 아무렇게나 흩뿌리지 않고 굳이 애써서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 고르게 줄을 세워서 심는 이유가..
글쓰기는 내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다.
커피 한 잔과 노트북이면 된다.
내가 있으니, 나와 만나서 내 속의 어떤 것들이 나올지 궁금한 마음으로 나를 보는 시간이다.
내 삶은 어쩌면 수많은 이름 붙이기인지 모르겠다.
글을 쓰는 것은 이름을 붙여주고, 의미를 만들어내는 일이기에 그 속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흘러가는 것은 시간이고, 내 삶은 지금도 흐르고 있다.
바람도 쉬어가고, 냇물도 고여있다가 흐른다.
나는 브런치스토리에서 잠시 나를 돌아보고, 시간을되짚어보고, 생각도 다시 하면서 쉬어간다.
글을 쓰는 이유이다.
처음 글을 쓰던 날, 초라한 글쓰기로 작가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궁금했다.
첫 글을 쓰면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보듯 나를 만나 참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작가로 등단되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할 만큼 내 안으로 빠져들던 그 순간이 기뻤다.
첫 글로 인해 지금까지 '쓰기'의 작가이기보다는 어부와 농부의 마음으로 한 발자국씩 걸어오고 있다.
처음 '라이킷'을 받았을 때는 놀라 자빠질만큼 생소한 기쁨이었다.
놀람은 부끄러움을 눌러주었다.
글을 발행하는 것은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없이 부끄럽다.
발행 버튼을 누를 때마다 망설이기는 계속된다.
그래도 누르고 나면, 그때마다 곧바로 라이킷을 날아온다.
놀랍고, 신기한 일이다.
브런치스토리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색깔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이제껏 모르고 살았다.
지금도 그 연결에 마음 설렌다.
누군가의 관심과 누군가의 필력과 누군가의 작품들.
브런치스토리 작가 세계를 여행하느라 내 눈은 열광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 이야기 안에서 행복하게 길을 헤매기도 한다.
사람들은 보석처럼 수많은 색채로 빛을 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야기를 담은 글쓰기는 사람이며,
글쓰기로 사람과 연결되는 브런치스토리!
사랑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