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애 그리고 양육행동
익숙한 거랑 좋아하는 거랑은 달라.
엄마도 나한테 익숙하잖아.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편했고 안타까웠고, 이상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엄마의 입장에서만 케빈을 바라봤다면, 다시 본 장면들에서는 케빈과 엄마, 아빠와의 전반적인 상황과 개개인의 입장이 보였다.
부성애, 모성애 그리고 양육태도로 인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바움린드 학자는 애정과 통제로 기준을 나눠 네 가지의 부모 양육태도를 이론으로 남겼다. 방임적, 허용적, 독재적, 민주적인 태도로 인해 자녀의 행동특성은 제각기 달랐다. 그도 그런 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정환경이라는 말에 결국은 부모의 언어특성, 양육행동 그리고 경제적 능력, 문제해결능력 등 다양한 것을 담고 있기에 그중 양육행동도 자녀에게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케빈의 부모는 경제적 능력이 좋았지만, 자녀를 대하는 태도는 서툴렀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자녀를 덜컥 가진 케빈의 엄마는 케빈의 꾸준한 못난 행동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보였지만 다시 되묻지도 않을 만큼 애정과 통제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바움린드 이론으로 보자면 방임적인 태도라 볼 수 있다. 케빈의 부모는 자신의 삶을 그대로 살아가고 싶지만 낳은 자식에 대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렇기에 부모라는 의무감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이끌 돼 안되면 어쩔 수 없다는 듯 무관심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임적 양육 태도를 겪어오며 자란 자녀의 행동 특성으로는 우울과 분노, 그리고 반사회적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로빈후드 얘기를 좋아하던 케빈은 생일날 아버지에게 받은 활로 사람을 죽여 결국 교도소에 들어가게 된다.
영화에는 케빈이 성장하는 그 과정 속에서 자식이 원하는 부모, 부모가 원하는 자식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기에 우린 그 누구도 탓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사이코패스로 자란 케빈에게도, 그렇게 자식을 기른 케빈 부모에게도 돌을 던질 수 없다는 것을. 결국 모성애는 자식을 가진 모든 부모에게 생기는 것은 아니며, 자식을 가지는 것에는 상상 그 이상의 책임과 역할이 따른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교도소에 수감된 지 몇 년이 흐른 후, 케빈은 묻는다. 이런 짓까지 한 나를 사랑하냐고. 그리고 엄마는 케빈에게 묻는다. 왜 그랬냐고.
자식은 끝까지 부모에 대한 관심과 사랑, 애정을 바랐고, 부모는 끝까지 자신이 원한 자식의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