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적 세계 108위 한국에서의 장거리는?
최근에 직장동료 한분이 갖고 있는 고민을 함께 나누던 날이 있었다. 우연히 알게 된 직장인이 있는데 지역이 해남이라 현재 자신이 일하고 있는 지역과는 너무 멀어서 마음에 들어도 알아가기 힘들다는 얘기였다. 지도에서 해남과 일하고 있는 지역의 거리를 계산해 보니 332KM, 차로 5시간이 소요되는 정도였다. 동료는 해남 분이 너무 자기 스타일이라 마음에 들지만, 생각보다 멀어서 만나는 것에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장거리 연애는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장거리는 어느 정도 일까? 대체?
버스, 철도, 항공, 선박 등 경로를 지정하여 운행하는 교통수단에서 운행거리가 긴 노선을 뜻하는 '장거리 노선'은 사실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보통 체력의 한계를 느낄 정도의 피로감을 느끼는 노선이라 칭한다고 한다.(출처 나무위키) 우리나라 면적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04만 1,259.87㏊이라고 한다. 뭐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세계지도만 봐도 정말 작은 나라라는 건 어느 나라 사람이나 알 수 있다. 이런 작디작고 소중한 나라에서 장거리는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걸까 궁금했다.
어떤 연애 프로그램을 보니 서울 여자와 부산 남자는 장거리란 장벽을 뛰어넘어 결국 행복한 웨딩마치를 올렸던데, 또 다른 서울 여자와 부산 남자는 장거리란 이유로 금세 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이 말하는 장거리 노선은 결국 서울과 부산으로 같았을 텐데 왜 다른 결과를 냈을까?
나 또한 사실 전연애를 장거리 연애라고 칭했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장거리란 기준이 같은 동네 정도가 아니면 다 장거리라고 생각했기에 장거리 연애인줄 알았다. 그 사람 집과 내 집과의 거리는 89KM로 내비에 1시간 15분이 찍히는 거리였다. 평일엔 그 시간 이상의 노력과 시간을 소요하여 내 집으로 와주었고, 주말엔 당연하다는 듯이 막힌 도로를 열심히 뚫고 와주었던 고마운 기억이 있다.
직장동료의 고민을 함께 나눠보며 장거리의 기준을 다시 생각해 보는 요즘, 이렇게 작은 땅덩이에서 장거리라는 게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넓은 땅덩이 미국은 비행으로 7시간 기준을 장거리라고 한다 하고, 누군가에겐 서울과 부산이 가깝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니 장거리라는 기준은 정말 제각기 다르며, 체력의 한계와 의지 그리고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다고 볼 수 있겠다.
여행을 하거나 며칠간 친구를 보러 가는 정도라면 사실 기분 좋게 먼 길을 나설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을 보러 가는 길이나 외국 가수 콘서트를 위해 해외로 떠나는 길 등 기분 좋은 길은 거리를 따지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내가 꼭 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먼저 하듯이. 단거리든 장거리든, 1시간이 걸리든 7시간이 걸리든, 서울에서 남해든 제주에서 캐나다든 어떤 마음가짐으로 길을 나설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겠다. 장거리로 인해 사람과의 만남을 포기한 직장 동료와 오늘 다시 얘기를 나눠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