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1)
밤에 자다가 기침을 했다.
이불을 안 덮고 자서 추웠나 보다.
엊저녁에 술을 한잔 했더니 좀 더웠다.
밤에 자다가 기침을 했더니 등에 담이 왔다.
등과 목을 움직일 수가 없어서 차렷 자세로 깨어있었다.
내일 출근을 할 수는 있을까.
큰일이다. 늦잠을 잤다. 이건 지각이다!
늦었으면 서둘러야 되는데 이상하게 더 굼떠진다.
면도만 10분을 했다.
횡단보도를 건넜다. 마을버스에 사람들이 오르고 있다
A역에 내렸다. 진접행 열차가 곧바로 들어온다.
B역에서 갈아탔다. 내선순환선이 기다리고 있다.
C역에서 갈아탔다. 방화행 열차 문이 열려 있다.
D역에 내렸다. 15분이나 덜 걸렸다. 지각이 아니다!
카톡이 왔다. 선배가 오늘 점심 먹자고 한다.
점심에 운동을 못하니 누구랑 밥을 먹을까 고민하던 찰나였다.
대구탕을 사주셨다. 탕그릇이 유난히 컸다.
이름은 서민적인데 맛이 고급지다. 잘 먹었습니다!
어제는 딸아이 학원 성적이 안 좋게 나왔다. 집안 분위기가 영 어두웠다.
고생했다고 잘해보자고 다독이고 혼술 한잔 했다.
스트레스에 술을 더하니 담이 온 건가.
지각도 안 하고 점심도 얻어먹었다.
아이 문제는 누구나 다 겪는다고 위로도 받았다.
유독 먼지 없는 하늘이 기분도 상쾌하다.
오늘은 참 운수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