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서비스직의 에너지, 어떻게 채울까요?

by 해뤼포터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매일 수십 번씩 내뱉는 이 인사는 비단 타인에게만 건네는 말은 아닐 겁니다. 사실은 상대방뿐만 아니라, 하루를 버텨낸 나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위로일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알만한 유명 브랜드 매장에서 테크니션으로 보내는 저의 하루는, 우리가 다루는 정교한 진단 기기만큼이나 예민하고 뜨겁습니다.

고장 난 기기를 들고 온 고객들의 불안함과 기대감을 온몸으로 마주하며 감정의 온도를 맞추다 보면, 퇴근길 저의 에너지 배터리는 어느덧 1%에 가까워지곤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역시 이런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제게 묻습니다. 매일 그렇게 사람에게 치이면서도 어떻게 다음 날 다시 웃으며 출근할 수 있느냐고 말이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그리고 저만의 해답을 기록하기 위해 이 시리즈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사실, 저도 여전히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감정의 방전, 그리고 로그아웃

서비스직의 에너지는 단순히 잠을 자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습니다. 낮 동안 타인의 니즈에 한껏 예민하게 세워두었던 '감정 안테나'를 완전히 거두어들이는, 이른바 완전한 로그아웃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에게 그 로그아웃은 최근 큰맘 먹고 장만한 자동차의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거는 순간 시작됩니다. 묵직한 엔진의 진동이 발바닥을 타고 올라올 때, 저는 비로소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테크니션'에서 오직 나만의 길을 찾는 '여행자'로 변신합니다.


목적지는 주로 강화도나 영종도 같은 바닷가입니다. 차를 몰고 탁 트인 해변에 도착해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온갖 목소리로 가득 찼던 머릿속이 비로소 비워지기 시작합니다.

고객의 예민하고 날 선 감정을 조심스레 살피느라 팽팽하게 당겨졌던 긴장감이 잔잔한 파도에 씻겨 내려가는 기분. 기계를 고치는 것이 제 직업이라면, 바다를 보는 이 시간은 저 스스로를 고치는 '회복'의 시간인 셈입니다.


테크니션이 쓰는 인생 여행 일지

앞으로 이 시리즈를 통해 제가 테크니션으로서 마주한 치열한 현장의 이야기, 그리고 그 현장에서 소모된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떠났던 길 위의 기록들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지금 당신의 에너지는 몇 퍼센트인가요? 우리의 방전된 하루가 조금은 따뜻하게 충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Conit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