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는 돌다리도 두들기며 건너자

운동한다고 나대다가 입원까지한 사건

by 셀리

임신 초기, 항상 속이 울렁거린 상태로 아침을 맞이했다. 특별히 먹은 음식도 없는데 아침부터 속이 쓰리고 모든 음식 냄새가 거북했다. 그리고 평소 잘먹던 계란, 토마토, 김치 볶음밥을 극혐하게 되었다. (계란을 한판이나 사다두었는데, 한 알도 먹지 못하고 버렸다.) 감기에 걸려도 먹고 싶은 음식은 항상 있었던 나였지만 입덧으로 고생할 때는 모든 음식이 별로였다. 이럴수가...




임산부 커뮤니티를 찾아보고 지인들에게 들은 위로는, 12주까지만 잘 견디라는 것이었다. 극심한 입덧 시작이 5주차 였는데, 앞으로 7주를 견디라고?

근데 심지어 12주가 지나고도 나아지지 않고 애기를 낳을 때까지 입덧했다는 사람도 간혹 있었다. 이렇게 좌절의 늪에 빠지고 나서부터 더 이상 최악의 상태를 생각하거나 찾아보지 않기로 했다. 아무튼 늙는건 싫지만 이때만큼은 시간이 빨리 흐르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다가 임신 및 입덧 5주차 때 이벤트가 있었다. PT 선생님에게 수업 가능하냐는 연락이 왔다. 잠깐 고민했지만 임신 초기인 것을 고려해서 수업 강도를 낮춰서 해달라고 요청드렸다. (운동 극혐자인 나는 평소에도 정말 가볍게 수업 받는 편이긴하다.) 그러고 정말 가볍게 운동을 하고 저녁 아주 쪼금 먹고 잠을 잤다.




바로 다음날 새벽 화장실에 갔는데, 세상에! 바닥이 피바다가 되었다... 새벽 5시쯤이었던 것 같은데 바로 병원에 전화를 걸었고 당장 병원으로 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으로 갔다.

급하게 초음파를 봤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너무 떨렸다.) 정말 다행히 애기들은 잘 있었다.

다만 유산기에, 출혈이 남아 있어서 그 길로 입원을 했다. 1박 2일동안 병원에서 주는 건강식을 삼시세끼 먹고 유산 방지 주사도 맞고 주치의 선생님도 뵙고, 퇴원을 했다.

출혈하기 전날 운동했다고 말씀드리며 죄책감을 느낀 나에게 간호사 선생님께서 "앞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산모님 잘못이 아니니 죄책감 느끼지 마세요." 라고 위로해주셨다. 이 위로가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정말 나 자신을 과대평가? 하지 말고 임신 초기 때는 정말 조심 또 조심해야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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