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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숙제강박 Feb 22. 2021

[책 한 구절 | 지지 않는다는 말(1/2)]

남은 과제보다 지나온 노력에 집중하기


오늘은 소설가 김연수의 산문집, <지지 않는다는 > 가져왔습니다.

저는 소설가들의 산문집을 좋아합니다. 소설에 드러나지 않는 그들의 내밀한 내면이 보이기도 하고,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길래 소설이라는 거대한 가공의 세계를 만들어낼  있는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소설가들의 산문집은 언제나 고독과 노력, 깨달음으로 넘쳐납니다.

오늘의 , <지지 않는다는 >에도 소설가 김연수의 고독과 노력, 깨달음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달리기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인데요. 달리는 습관에 담긴 의미, 달리기의 장점, 계절에 따른 느낌의 변화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을 묘사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비롯해  소설가들이 달리기에 빠지는지 조금  것도 같습니다.

그럼 달리기에 대한 오늘의 구절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는 달리기는 몸을 만드는 운동이 아니라 마음을 만드는 운동이라는  서서히 깨닫게 됐다고나 할까? 별다른 목표 없이   동안 설렁설렁 뛰고 나니 마음은 내가  일들에 집중하는 연습을 했다. 그전까지 달릴   마음은 내가 하지 못한 일들에 집중했었다. 예컨대 나는  달에는 최소한 200킬로미터는 달려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나는  200킬로미터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매일 운동하며  여름을 지나왔다는 사실을 생각한다. 그건 정말 멋진 일이다. 맥주를 마실 때도  생각을 한다. 아무리 거품을 삼켜도 배는 나오지 않으리라. 나는 여름 내내 달렸으니까. 이건  멋지다.]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지만 목표와 성취, 만족과 불만족에 대한 이야기로 들리기도 합니다.

우리는 평소 목표의 중요성에 대해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습니다. 목표 없는 노력은 방향을 잃은  노만 저어 제자리를 빙글빙글 도는 배와 다를  없다고들 하죠. 효율이 중요한 지금 시대에는 목표를 정한  그것에 가장 적은 노력을 들여 효율적으로 도달하는 것이 미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해드린 구절처럼 목표를 정하면 목표까지 남은 과정이 뇌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컴퓨터 로딩 화면의 가로로  막대기를  , 100%까지 남은 퍼센트와 시간이 계속 보이는 것처럼요. 앞으로 가야 할 길만 보이면, 그다음은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달려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겁니다. 어찌어찌 목표를 달성한다면  내려놓고 왔던 길을 되돌아보며 웃게 될까요? 아마 목표가 가까워지면 불안해하며 목표를  멀리 차 버릴지도 모릅니다. 목표에 도달하는 순간을 상상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예컨대 처음 겪는 불안함보다 목표만을 쫓아 달려가는 삶이  익숙하고 편할 겁니다.

인생에서 쉼표가 필요하다는 말은 단순히 쉬었다 가라는 뜻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목표를 쫓는 방향에서 뒤를 돌아 지금까지   것을 바라보며 만족하는 , 그것이 쉼표의 의미가 아닐까요? “ 잘하고 있어”, “지금까지 고생했어”, “아직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지만 오랫동안 버텨온  대단해라고 말해주는 순간, 우리는 진정한 쉼의 순간을 경험할  있을 겁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뒤를   돌아보세요. 생각보다 많은 ,  오랫동안 해오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있을 겁니다. 목표까지 남은 거리는 아득할지라도 이미 출발선이 보이지 않을 만큼 멀리 와있을 거예요. 오늘은  까마득한 노력만큼 스스로를 격려하는 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숙제강박이었습니다. (유튜브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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