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다하는 용기에 대하여
하루를 살아가는 데 힘이 되는 책 한 구절을 소개해드리는 숙제강박입니다.
오늘은 지난 영상에 이어 소설가 김연수의 산문집, <지지 않는다는 말>에서 한 구절을 더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이 워낙 많아서 하나만 하고 끝내기에는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습니다.
오늘의 구절도 달리기와 관련돼 있습니다. 동시에 “마라톤은 인생의 은유다.”라는 말처럼 인생과 연관되어 있기도 합니다.
오늘의 구절입니다.
[그렇다면 젖지 않는 방법은, 쓰러지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신이 가장 소중하다고 믿는 것들을 위해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건 나 자신이 너무나 투명해지는 일이었다. 물방울처럼, 유리처럼 투명해지는 일이었다. 스스로 속이지 않는 마음의 상태. 다른 사람에게 들킬까 봐 겁내지 않는 상태. 아닌 것은 절대로 아니라고 말하는 상태.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건 대단히 가슴이 떨린다. 왜냐하면 거기까지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이기 때문이다. 거기까지 했는데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한다면 정말 안 되는 일이니까. 그제야 나는 용기란 한없이 떨리는 몸에서 나오는 힘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게 바로 세상의 모든 영웅들이 한 일이다.]
여러분이 정말 오래도록 간절히 무언가를 원하고 있다면 그 과정은 분명 험난할 겁니다. 쉬운 목표를 두고 오래도록 간절히 원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툭툭 튀어나오는 장애물은 여러분의 발목을 잡고 넘어뜨릴 겁니다. 목표가 간절한 만큼 몸과 마음이 더 예민하고 지쳐 있기에 한 번 넘어지면 다시 일어서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럴 땐 여러분이 들인 노력, 딱 그만큼의 의미가 목표에 덧입혀진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적은 노력에 따라오는 작은 성과보다, 더 이상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서야 이룬 성과가 더 의미를 갖는다고 말이죠.
여러분이 살아오면서 거둔 크고 작은 성과를 비교해보세요. 중, 고등학생의 긴 시절을 노력해 거둔 대입이라는 성과와 한 달 바짝 노력해 딴 운전면허증은 그 의미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겁니다. 단기적인 만족감뿐 아니라 세월이 지나 당시를 떠올렸을 때 남아있는 기억의 밀도까지도요.
오늘 소개해드린 구절처럼 나 스스로에게도 인정받는 수준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두려운 일임에 분명합니다. 더 이상이 없을 정도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면 자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죠. “나는 역시 안 되는 거였어”, “나는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야.”라며 다시는 최선을 다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바로 그 어려운 것을 해내는 마음이 영웅들이 떨리는 마음으로 쥐어짜낸 ‘용기’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삶이 잘못된 건 아니겠지요. 최선을 다하지 않고도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이미 결승선에 다다른 상태일 겁니다. 다만, 여러분 중 누군가는 간절히 원하는 무엇인가가 있고, 그것을 이뤄야만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오늘은 ‘최선을 다하는 용기’에 대해 이야기해 봤습니다.
숙제강박이었습니다. (동영상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