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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질한 정보의 전달, 회의록 작성부터

서로 다른 <배경>, <언어>, <업무방식>, <에너지>의 사람들과 협업

by 연재

조직이 크든 작든 우린 모두 서로 다른 우주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종종 받곤 해요. 일터는 늘 살아온 배경도 일해온 방식도 모두 다른 존재들이 모여 늘 어떤 목표를 설정하고 나아가는 순간의 연속입니다.


누군가는 인정과 위로를 바라고, 누군가는 명확한 목표 설정과 달성을 원하고, 누군가는 적당히 너무 스스로 소진되지 않는 선에서 소기의 목적에 가깝게 도달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죠.


2025 N포럼 <영리하게 비영리하게>를 준비하는 과정도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예상보다 늦게 출범한 준비위원회는 시작부터 행사일이 많이 남지 않았는데 지금 시작해도 괜찮은 건가? 고민하는 팀원들도 있었어요. 행사의 공간과 일정만 확정된 상황에서 <팀빌딩>부터 <주제 설정>, 포럼의 핵심 콘텐츠인 <강연자 섭외>까지 아득하고도 좀처럼 붙잡히지 과업들 앞에서 막연한 걱정이 앞섰던 2025 N포럼 준비위원회.


긍정 회로를 돌려보자면, 출발이 늦었지만 의견 조율과 섭외가 가장 어려운 일정 확정과 <공간 대관>이 완료되었다는 점은 희망적이었어요. 비영리/소셜섹터 관계자들이 매년 300명 넘게 참여하는 포럼이기에 포럼 기획의 알맹이 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었습니다.


한편 기존 행사의 경험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 시작이 늦은 게 아니라 각자 본업을 가진 멤버들이 모여 만들어나갈 역동의 에너지를 짧은 기간 응집해서, 경험자들의 지혜와 학습된 일머리가 결국 걱정을 상당 부분 해소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함께였어요.


아산나눔재단의 '아산프론티어아카데미'를 수료한 N스퀘어 동문 16인이 모였기에 이들이 가진 네트워크와 재능을 모으면 결국 목표 지점까지 성공적으로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어렴풋한 기대와 함께 사실은 정해진 것 없이 처음부터 다 기획해야 한다는 부담이 공존했던 5월 19일, N포럼 준비위원회는 첫 회의에서 딱 3개월 후 진행될 8월 19일 N포럼을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5월 19일 첫 회의에서 위원장과 부위원장, 서기와 총무를 선출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가 제 머릿속에 떠오른 중요한 질문이었어요. 얼떨결에 N포럼 준비위원회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과연 내가 얼마나 시간을 낼 수 있을까' '태업을 하거나 민폐를 끼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저는 서기로서 논의의 과정을 잘 기록하고 공유하는 기여를 하고자 한다고 팀원들에게 선언했어요.


회의 시작과 동시에 회의록을 생성하고 공유해서, 논의의 과정을 사람들이 확인하면서 참여하고 잘못된 기록은 현장에서 바로잡고 회의가 끝남과 동시에 회의록에 공유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저부터 pay it forward를 하면 팀원 모두가 균질한 정보 접근성을 토대로 보다 효과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었어요.


첫번째 회의록은 '노션(notion)'으로 작성하고 공유했는데, 향후 자료로써의 관리 편의성과 [폴더] 트리 기반 자료 관리에 익숙한 대다수의 팀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구글워크스페이스'를 기본으로 포럼 준비로 생성되는 모든 자료는 구글드라이브에 아카이브 하는 것으로 정하고 '회의록' 양식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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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회의 일시와 장소, 참여인원을 작성하는 항목을 상단에 기재하고, 회의에서 다룰 주요 안건을 간단히 표기한 후, 회의 기록 본문 항목에서 안건별 세부 논의 내용을 논의 흐름과 맥락을 파악할 수 있기 면밀히 기록하도록 설계했어요. 회의록 마지막에는 꼭 결정사항과 그다음 단계 준비사항, 회의사진을 첨부하게 하고, 문서의 최하단에는 작성 담당자 정보와 함께 회의록의 외부 파트너 공유를 염두에 두고 회의록 내용을 열람 후 실제 논의내용과 다르다고 판단할 경우는 수정을 요청하라는 내용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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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논의 내용을 작성하는 회의록 본문 상단에는 <회의록 작성 가이드>를 세부적으로 작성해두어, 매회차 서로 다른 작성자가 편집하더라도 팩트 기반으로 명확한 층위구조를 가진 문서로 작성될 수 있도록 유도했어요.


각자 본업이 있는 팀원들이 모여하는 핵심 알맹이 활동은 결국 <회의>, 그리고 <회의를 통한 의사결정>이기에 이 부분의 과정을 투명하고 해상도 높게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논의의 과정을 기록하는 것에 더 에너지를 쏟았던 것 같아요.


2025 N포럼 <영리하게 비영리하게>는 이 첫 번째 회의록에서부터 시작되었어요. 5월 19일 이후 8월 19일 포럼 행사 당일까지 총 23개의 회의록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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