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에서 아플 때 대처하는 법
모처럼 떠난 여행지에서 아프고 싶은 사람이 세상 어디에 있겠냐마는,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짧은 일본 여행 중에서도 앓아눕는다. 한밤중에 언어도 통하지 않는 병원을 황급히 찾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며칠간 호텔 방에서 장염에 걸린 아이 간호만 하다가 귀국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무리한 일정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져서, 제대로 영양을 챙겨 먹지 않아서, 과식을 해서, 등등으로 벌어지는 이런 일들은 낯선 여행지에서라면 누구에게나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일본 여행 중에 가까운 드럭스토어에서 구매하기 좋은 약과 이용 팁을 소개한다.
처방전 없어도 되는 ‘내돈내먹’ 약 소개
-키레토 레몬
드럭스토어, 마트에서 흔히 파는 일본의 국민 비타민 음료다. 피곤하고 컨디션이 좀 안 좋다 싶을 때, 이러다 내일쯤이면 앓아누울 것 같다는 위험 신호가 감지될 때 냉큼 사 먹는데, 몸이 멀쩡할 때도 예방 차원에서 마시면 좋다. 155ml 작은 병에 레몬 1개 분량 과즙(30ml)이 들었고, 비타민C함량은 1350mg. 새콤달콤 맛있는데 효과도 좋아서 온 가족이 즐겨 마시는 음료다.
-에키캬베 코와 & 캬베진 코와
일본 여행하다가 제일 많이 겪는 괴로움, 바로 과식으로 인한 소화불량이다. 튀김덮밥이나 우동, 라멘, 아이스크림, 과자 같은 탄수화물과 지방 함량이 높은 고칼로리 음식들을 갑자기 먹다 보면 위장이 놀라기 마련이다. 양배추 성분으로 만든 캬베진 코와는 일본 코와 제약의 대표 소화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근처 드럭스토어에 급히 들어가서 액상 형태의 에키 캬베 한 병만 들이마시면 300엔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15세 이상 복용. 가루나 알약 형태로 된 캬베진 코와는 조금 더 비싸지만, 8세 이상부터 먹을 수 있고 양이 넉넉해서 여행 내내 복용할 수 있다. 숙취 해소에도 효과가 좋다.
-아레루기루정
다이이치산쿄(第一産業)에서 나온 비염, 알르레기약이다. 아이랑 여행하다 보면 면역력 저하 탓인지 갑자기 알 수 없는 두드러기가 몸에 올라올 때가 있다. 특히 장시간 이동이 있는 다음 날에 그런 일이 발생해서 당황했는데, 여행 커뮤니티를 보면 아이뿐 아니라 성인들도 적잖이 이런 일을 겪는 것 같다. 꽃가루가 날리는 봄철에 일본 여행을 하다가 비염으로 고생할 때도 추천. 항히스타민제가 들어 있어서 가려움이나 두드러기를 빠르게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고, 비슷한 여러 약 중에서도 이 약은 4세 이상부터 복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 양도 많고 유통기한도 길어서 귀국 후에도 두고두고 복용할 수 있다.
-무히
여름이나 가을에 엄청나게 크고 공격적인 일본 모기들의 공격을 당하면 가려움을 뛰어넘어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다. 심하면 아나필락시스 쇼크까지 와서 호흡이 곤란해질 수도 있으니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모기에 물렸다면 일본의 국민 모기약 무히를 발라보자. 매우 발림성이 좋은 연고 형태 무히는 휴대하면서 수시로 덧바르기에 좋다.
아플 땐 이렇게 하세요!
-드럭스토어 약사에게 도움 청하기
일본 드럭스토어에서는 처방 없이도 살 수 있는 약이 많다. 일반 약국은 처방전이 필요하고 외국인 관광객에 접근하기 어렵지만, 드럭스토어라면 어디에든 널렸으니 문턱이 낮다. 다만 드럭스토어에 가더라도 어떤 약을 사야할 지 난감한 때가 많은데, 이럴 땐 하얀 가운을 입은 약사에게 문의! 어떤 증상에 효과가 있고, 몇 세이고, 얼마나 복용해야 하고, 무슨 성분이 들었는지, 스마트폰 번역 기능을 이용해서 찬찬히 물어보면 약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친절하게 알려준다. 드럭스토어에 따라서 구비한 약의 종류나 약사의 소견들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주변의 몇 군데를 돌아보면서 찾아보는 것이 좋다.
-한국어 안내 가능한 일본 병원 찾기
드럭스토어 약 정도로는 해결이 안 될 것 같다 하면 병원을 찾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럴 때 제일 두려운 것이 아무래도 언어. 아래 일본정부관광국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한국어 안내 가능한 일본 병원을 찾을 수 있다.
WEB www.jnto.go.jp/emergency/kor/mi_guide.Html
드럭스토어나 병원을 찾아갈 여력도 없는 위급 상황이라면 어떡할까? 뭐, 그땐 어쩔 수 없지만 119를 불러야겠다. 하지만 그 정도로 긴급한 사건 사고는 부디 없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