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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철학자 Sep 26. 2022

자본주의적 인재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자

 본질적인 질문을 하나 해보자. 자본주의 시대에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답은 간단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혹은 내가 가진 리소스를 활용하여 화폐로 교환될 만한 가치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내놓아야 한다. 그렇기에 자본주의적 인재가 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가진 리소스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내가 가진 리소스는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쉽게 꺼내쓸 수 있는 자원이기에 그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매번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게 직장생활을 해봤지만 나는 루틴 한 업무와 조직 생활에 굉장히 취약한 사람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이 사실을 좀 더 일찍 깨닫고 내가 가진 강점에 시간이라는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했다면 나의 삶은 좀 더 나아졌을 것이다. 내가 조직 생활에 취약한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그 이유는 내가 창의력이 많고 지루함을 쉽게 느끼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건 대기업이건 IT기업이건 간에 내가 A부터 Z까지 기획할 수 있는 상황은 자주 주어지지 않는다. 조직이란 모름지기로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 의사결정의 권한을 집중적으로 부여하여 예기치 못한 실수의 위험성을 줄이고 신입 사원들에게 회사를 오래 다닐 유인을 제공해주어야 그 효율이 높아지게 된다. 나는 온전히 내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사람이었고 남들의 기획에 몰입하여 작은 영토를 세공하는 것에 좀처럼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나에게 조직 생활을 하며 많은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했다. 


 그러다 우연히 글을 쓰게 되었다. 책이라는 영토 안에서는 내가 곧 '신'이나 다름없고, 나의 낮은 집중력과 잦은 몽상은 태풍 같은 창의력의 원천이 되었다. 수많은 대중이 나에게 주목하는 강연도 마찬가지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자 삶의 효율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사람마다 모두 뉴런의 구조가 다르지만 나는 어떤 사람이든 간에 그가 숨 쉬듯 자연스럽게 오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는다. 나에게 글을 쓰는 일처럼 누군가에겐 그 일이 유튜브 촬영, 일러스트 그리기, 육체노동, 운전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양적 팽창이 곧 질적 팽창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많이 하면 실력은 절로 늘게 된다. 그러기 위해 먼저 많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정말 좋아하거나, 왠지 모르게 정말 잘하고 싶은 일. 그런 일을 택할 안목만 있다면 실력은 3년 내에 비약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24시간은 우리 생각보다 정말 길다. 웹소설 작가들은 보통 일일 연재를 하면서 하루에 5,000자의 글을 쓴다. 5,000자의 글을 매일 쓴다면 한 달의 15만 자 분량이 되어 책 한 권이 나온다. 글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면 한 달의 한 권 책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첫 책이 서투를지언정 1년 12권의 분량을 지속적으로 써본다면 웬만한 기성작가들을 능가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첫 번째로 할 일은 나의 뇌구조를 이해하고, 나와 많이 대화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두 번째 할 일은 리소스를 배분하고 조합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나는 이 능력이 많은 책을 읽는 것으로 배양된다고 믿는다. 나에게 글을 쓰는 일이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니 다음으로 1인 출판사를 차리는 단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요즘 책을 보면 표지들이 정말 예쁘다. 책이 하나의 굿즈(Goods)로 소비되는 출판 시장이니 그렇다. 책을 출판해 흥행시키기 위해서는 생기 있는 디자이너와 협업을 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내가 직접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인디자인, 포토샵 같은 툴을 배워야 할까? 그렇지 않다. 디자이너들은 수년간 이 같은 툴을 다뤄왔기에 단시간에 이를 따라잡기 힘들 것이다. 내가 할 일은 도서관에 가 디자인 입문서 두어 권을 읽고, 센스가 충만한 디자인 레퍼런스를 찾아 디자이너에게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시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리소스를 연결시키는 일은 쉬워져만 간다. 디자이너를 찾고 싶다면 인스타그램에 '북 디자이너'를 검색하거나, 크몽 사이트에 접속한다면 30분 내로 이들을 찾을 수 있다. 그렇기에 자본주의에서 성공은 약점을 보완하기보다 강점을 극대화하는데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에 달렸다. 내가 또렷한 강점을 갖추고 있다면 이를 상업화해서 판매하는 일이 너무도 편하기 때문이다. 이 '브런치'를 생각해보자. 브런치를 통해 얼마나 많은 책이 출간되었고, 얼마나 많은 작가들이 발굴되었겠는가. 예전까지만 하더라도 우수한 작가들이 자신의 개념을 얘기할 공간은 없었고 출판계도 기성작가들의 천국이었다. 그렇기에 우선 강점을 시장에 맞게 가공한 다음 그 능력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여 조합할 다른 리소스를 구해야 한다. 나의 입장에서도 디자인을 심도 있게 공부하는 것보다는 글을 한 자라도 더 쓰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는가. 일간 이슬아라는 일기 연재 서비스로 성공을 거둔 이슬아 씨와 일러스트로 유명인이 된 이연 작가를 보라.


 백종원 씨는 대중적인 요리에만 골몰하여 현재의 요식 제국을 이뤘다. 자본주의의 본질에 다가서지 못한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압도적으로 잘하고 이를 계속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다음 지속적인 독서로 먹히는 것을 알아보는 안목을 기르고 강점으로 축적한 자본으로 다른 리소스와 이를 조합하여 더 압도적인 것을 만들어내면 된다. 두 번째는 우수 표본을 전체 상황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지금 유튜브를 보면 스마트 스토어로 수천만 원을 번 사람과 단기간 코딩을 공부해 대기업에 입사한 사람들이 나온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이를 전체 시장 상황으로 착각해 이를 만만히 보고 쉽게도 전략 없이 뛰어든다. 그러나 그들은 소수일 뿐이고 자신이 그를 보고 진로를 수정했다면 남들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렇게 레드오션으로 별생각 없이 뛰어들었다가 마음의 상처를 받고 인간의 생동감을 내어줘 버린다.


 세상을 거시적으로 보고 그중에서 내가 특히 잘하는 것을 찾아야지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다가 될 일이 아니다.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 즉 고유성의 가치가 극도로 존중받는 사회니까 말이다. 자신이 즐기는 것을 잘하고 이를 통해 현금을 창출하고 창출된 현금을 투자하여 다른 리소스들과 자신의 능력을 결합시켜 하나의 생태계를 조성한다면 남부럽지 않은 부를 축적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여기까지만 도달해도 충분히 훌륭한 삶이다. 그러나 더 다음 단계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보자면 다음 단계는 금융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는 것에 있다. 


 '시원스쿨'이라는 영어 교육 플랫폼이 있다. 이 기업의 CEO는 영어강사에서 시작해 자신의 강의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면서 큰돈을 벌었다. 그러나 현재 시원스쿨은 영어 강의 판매보다 부동산 투자를 통해 더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사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서도 이런 기업들이 많다. 인플레이션은 지속되니 저평가된 투자 대상을 물색해서 장기간 투자하면 높은 확률로 큰 수익을 거두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이 조합할 수 있는 리소스의 결과물로 창출될 현금흐름과 투자로 형성할 수 있는 현금흐름을 가늠해보아야 한다. 사실 이건 그다지 쉽지 않다. 아마도 백 권이 넘는 경제 고전들을 잃고 자신의 단단한 투자철학을 형성해야 되니 말이다. 그럼에도 이 안목이 형성된다면 우리는 가장 최적화된 삶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긴축의 시대에 상품을 판매하여 돈을 벌고, 긴축이 끝날 때 그 돈으로 부동산, 주식 등의 저평가 대상에 투자하여 그 곱절의 돈을 번다면 그 누가 이보다 더 자본주의적으로 살 수 있겠는가. 사실 이 세 번째 단계는 나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당신이 엉덩이 붙이고 앉아 숨 쉬듯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그 과정이 즐겁다면 실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실력은 돈을 부른다.  


카페에 앉아 글을 쓰는 게 이 순간이 나는 참 즐겁다! (자기 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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