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버터는 믿지 마세요

먹기만했는데 10KG 빠졌습니다.

by Homo Growthcus

좋은 지방에 대해 공부하면서 집에 있던 카놀라유/해바라기유/식용유를 그만 먹어야 함을 배웠다. 여태까지 먹을 수 있다는 이유로 몸에 아무거나 막 집어넣었다는 반성을 한다.


내가 마음껏-듬뿍 먹는 지방/기름은 두개다. 버터와 올리브유. 올리브유는 끓는점이 낮아 조리용도로 쓰려면 제한적이다.


버터가 답이다. 기름둘러 지지고 볶아야 할 경우가 생기면 버터로 대체가 가능할지 일단 시도해본다.




버터 구매경험이 늘어나며 알게 된 것이 있다. 한국 유제품 회사에서 파는 대부분의 버터는 천연버터가 아니다. 성분표를 자세히 보면 ‘가공버터’라고 적혀있다. 천연버터는 첨가물이 없다. 가공버터는 각종 첨가물과 식물성 유지를 넣는다.


이걸 처음 알았을 때 정말 충격이었다. 포장지는 그렇게 신선하게 해놓고 이 무슨 짓인가. 초콜릿도 국내로 들어올땐 카카오 버터 빼고 식물성 유지 넣는다더니, 버터도 이러면 어쩌자는 거지.


같은 값/같은 품질이면 국산 제품 쓰고 싶다. 그런데 선택지가 없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가공버터라고 해서 가격이 천연버터보다 저렴한 것도 아니다. 사야 할 이유가 없다. 국산 버터는 껍데기가 아무리 신선해보여도 무조건 거른다. 믿고 거른다.




그렇다면 천연버터와 가공버터는 맛이 다른가.


천연버터와 가공버터의 차이를 알게 된 후, 꾸준히 이것저것 사서 맛보고 있다.


벽돌 다섯개 :)


가공버터는 생으로 맛볼 생각도 안했다. 요리할때 조금씩 잘라 쓰다 자투리 조각을 몇 번 먹어봤는데, 그것으로 충분했다. 굳이 안좋은 경험을 확장판으로 늘릴 필요는 없으니까.


모든 천연버터가 생으로 한조각 먹었을 때 다 맛있진 않다만, (*지금도 실험중이라 나중에 리스트가 늘어날 수 있음) 일단 지금까지 먹은 것 중엔 이즈니 버터가 최고다.


요리왕 비룡, 미스터 초밥왕, 식객 등등 맛을 다루는 만화 종류를 볼 때마다 맛을 평가하는 장면에선 눈살을 지푸렸다. "왜 이렇게 오바해?" 생선 먹으면 "바다가 내 안에서 살아 샘솟는듯하다!" (뒷배경 바다로 바뀜) 이런 장면 정말 질색이었다.


버터와 친해지기 세번째 도전 즈음 맛본 이즈니 버터는 그런 연출이 이해갈 정도였다. 내가 느낀 바를 그대로 적어본다. ‘목장의 싱그러움이 이 한 조각에 담겨있다.’


아. 내가 이런 문장을 쓰다니. 쓰면서도 자기부정을 하는 기분이라 조금 낯뜨겁다. 인간은 때때로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며 살아야 하는 존재인가보다.


자기부정을 할만큼 진짜 맛있었다. 한조각이 혀에서 녹으며 풍미와 신선함을 입안 가득 전파하고 사라졌다.


가공버터와 천연버터가 정말 다른지 아닌지. 직접 먹고 느껴보는 시도, 꼭 해보시길 바란다. 누가 뭐라고 해도 입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소비자를 기만하고 농락한다고 여기지 않을 수 있는, 믿고 먹을 수 있는 한국 버터회사가 나타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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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첨]

댓글로 서울우유에서 천연버터 나온다고 알려주셔서 찾아봤어요. 제가 물건 검색하는 순서는 쿠팡→ 네이버→ G마켓 인데, 검색해보고 구매를 위해 장바구니까지 담아보며 내린 결론을 정리해봅니다.


(아래부터 편의상 반말)



결론1.

국산 업체에서도 천연버터를 판다. 단, 시중에 유통되는 버터 종류가 몇십 종이라면 일단 내가 발견한 국산 천연버터는 현재까지 단 1종이다.


(서울우유 천연버터 말고 아시는 분 댓글로 더 알려주시면 감사합니다 [꾸벅])


추가1: 매일 상하목장 슬로우버터

추가2: 생협 자연드림



결론2.

오프라인 쇼핑보다 온라인 쇼핑을 주로 하는 경우, 구매가 꺼려지는 지점이 있다. 만원 남짓한 버터를 사면서 배송비를 4천원 지불해야 하는 식이다. 한 번에 여러개 사는건 먹어보고 만족했을 때 내릴 수 있는 결정.


로켓프레시로 구매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대상품목에 없다. 이건 유통의 문제인 것 같다. (회사와 회사간의 판로 문제인걸까) 대부분의 구매를 쿠팡에서 하는 내 경우엔 확실히 불편하다. 구매의사가 있어도 더 불편하게 사야하니까.



결론3.

구하기 힘들건 어렵건 일단 한번 사서 먹어봐야겠다. 이즈니 버터 말고 다른 버터 언급을 안한 이유는 딱히 추천할만큼 맛있지 않아서인데, 국산 천연버터의 경우 맛있건 맛없건 먹어본 후기를 솔직하게 한번 적어놔야 하나 싶다.


(왠만하면 부정적 평가는 하지 않는 타입이다. 좋은거 알리는 에너지도 부족한데 '이거 진짜 별로에요'라고 굳이 말할 필요가 있나 싶어서. 이 부분은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마치며.


판단은 각 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우유 자체도 먹네마네 몸에 해롭네 이롭네 수십년 논쟁이 있고 각자 종합한 정보를 바탕으로 먹거나 말거나 하며 살아간다.


좋은 지방을 많이 먹는 것이 좋을까? 채소를 많이 먹는것은 좋을까? 나는 내가 취합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실행해보고 글을 적는 것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전혀 틀린 말이 될 수 있다.


강요할 생각 없다.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각 사람의 자유다.


마가린이 맛있고 몸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것 먹고 살면 되고, 가공이나 천연이나 다르지 않다는 사람은 굳이 따지지 않고 먹고 살면 된다.


다만 다른 판단을 한 나같은 사람에게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 내가 내 생각을 강요할 수 없듯이.



(관련글)

https://brunch.co.kr/@homo-growthcus/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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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첨 2]

본문보다 더 길어져서

따로 포스팅을 팠습니다.

https://brunch.co.kr/@homo-growthcus/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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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판단에 도움이 될 링크 몇개 더 걸어놓습니다.


https://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girl22&logNo=221984053367&parentCategoryNo=&categoryNo=117&viewDate=&isShowPopularPosts=true&from=search


http://www.consumer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2058


http://www.bizhankook.com/bk/article/14301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73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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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으신 글은 시리즈의 29번째 글입니다.


처음부터 보실 분은 아래 링크로 가주세요 :)

https://brunch.co.kr/brunchbook/justeat-10kg-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