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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 인간 Aug 05. 2021

올림픽이 알려준 인간다움

109년 만의 금메달이 더 빛났던 이유

목요일 저녁이다. 글을 쓰는 시점으로 제32회 도쿄 올림픽이 딱 3일 남았다. 올림픽은 나 같이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도 주목하게 만든다. 이번 올림픽 역시 마찬가지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109년 만에 나온 공동 금메달’ 소식 일 거다.


   8월 1일,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승 경기가 있었다. 카타르의 Mutaz Essa Barshim과 이탈리아 선수 Gianmarco Tamberi가 겨루었다. 둘은 같은 시기 2m 37의 높이를 뛰어넘는 데 성공했다. 뒤 이어 2m 39에 도전했는데, 두 선수 모두 3차례 실패했다.


   성공 시기를 참고하여 후반 기록이 더 좋은 선수가 승자가 되는 ‘카운트 백’ 방식으로 우열을 가리려고 했다. 이 역시 실패였다. 두 선수의 기록이 동률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끝까지 해보자’며 전의를 불태우지 않았을까?


   하지만, 국가대표의 품격은 역시 달랐다. 둘은 ‘점프 오프’ 방식을 통해 메달 색을 가릴 수 있었지만, 메달 색을 공유하는 선택을 했다. 두 선수 중 Barshim이 먼저 감독관에게 ‘공동 금메달이 가능하냐’고 물었고, 감독관은 ‘두 선수만 동의하면 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1912년 이후, 109년 만에 나온 공동 금메달은 이렇게 탄생했다. Barshim과 Tamberi는 결승까지 자신과 함께 한 동료들과 함께 승리를 만끽했다. 관중은 둘의 결정을 진심으로 지지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창설한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Pierre de Coubertin은 “올림픽 정신은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에 있다. 또한, 올림픽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라고 천명한 바 있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의 노력은 모두 값지다. 하지만, Barshim과 Tamberi. 두 선수의 메달 소식이 더욱 반가운 것은 올림픽 정신은 메달의 유무도, 색깔도 아닌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에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기 때문임은 아닐까.


“스포츠는 경쟁이 아니라 감동입니다.”


   4일 열린 여자 배구 대한민국과 터키의 8강전을 중계했던 한유미 해설위원의 말이 생각났다. 누구보다 메달에 진심이었을 두 사람, 하지만 경쟁 대신 감동을 준 두 선수가 진정한 스포츠맨이다.


   무한경쟁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그들의 자리에서 ‘인간다움’을 보여준 두 선수에게 진심을 담아 박수를 보낸다.


이렇게 올림픽은 우리에게 ‘인간다움’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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