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일리 없어
“철용 씨.”
철용이는 자기를 부르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요. 어라? 최 부장이었어요. 가만 보니 김 과장도, 김 대리도, 이 주임도 있어요.
“우리가 너무 했지? 다 알아. 미안하게 생각하네, 디자이너 구해질 때까지만 수고해줘. 대신, 다음 급여일 기준으로 철용 씨 급여를 인상해주기로 했어.”
이제야 회사가 나를 알아주는구나 하는 마음에 철용이는 웅장이 가슴 해졌어요.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나요. 전화 좀 하고 오겠다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미친 듯이 울려요.
‘굿 모닝! 빠 밤빠! 바빰빠 밤빠 바바바 밤!’
아 씨ㅂ… 아니 심바, 철용이는 라이온 킹이 되고 싶었는지 괜히 주인공 이름을 크게 외쳐봐요. 핸드폰 알람이 울리는 걸 확인한 철용이는 자기가 침대가 아닌 책상 앞에서 잠들었다는 걸 깨달아요.
벌써 알람이 울릴 새벽 다섯 시가 되었나 하고 시간을 확인하는데, 오. 마이. 갓! 큰일 났어요, 새벽 다섯 시인 줄 알았는데 아침 아홉 시 이십 분이래요.
시계가 고장 난 줄 알았어요. 하지만 이내 부재중 통화 12통, 문자 3개, 카톡 7개가 알림으로 떠 있는 것을 보고 이게 꿈이 아니라는 걸 깨달아요.
이병 시절을 떠올리며 후다닥 씻어요. 이병 때도 이렇게 빨리 씻었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그 와중에 넥타이는 또 뭘 맬지 고르다가 시크한 검정 넥타이를 골랐어요.
아, 어젯밤 인쇄한 문서를 하얀 봉투에 넣는 것도 잊지 않아요. 봉투에 보니 검은색 글씨로 ‘사직서’라고 쓰여 있어요.
“헉… 헉…”
가뜩이나 뛰어서 숨이 찬데, 내가 꿈을 꿨는지 꿈이 나를 꿨는지 모를 지난밤 꿈 때문에 더 정신이 없어요. 평소보다 더 다급하게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요. 안 그래도 느린 엘리베이터는 오늘 더 느린 것 같아요.
문이 열려요. 어라? 아직도 꿈인가? 최 부장이었어요. 가만 보니 김 과장도, 김 대리도, 이 주임도 있어요. 이게 뭐지? 정말 꿈이 이루어지는 건가? 이게 무슨 상황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철용이에게 최 부장이 말해요.
현실에서 못하는 불금을 즐기기 위해
이번 주도 금요일은 쉽니다.
음감님의 잔혹 동화가 다음 주 월요일에 이어집니다.
저희의 이야기를 계속 읽고 싶으시다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