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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 인간 Oct 07. 2021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근데 좀 늦었죠, 사실 많이…

* 업로드 시간이 지연되어 대단히 죄송합니다. 기다려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이번 화에는 욕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불편하실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지난 이야기와 이어집니다.




몇 시간 전


‘똑똑’


“상무님, 저 최 부장입니다.”

“어, 들어와.”


   웬일인지 철용이네 사무실은 엄청나게 분주해요. 어린 시절 장학사 오는 날처럼 여기저기 쓸고 닦아요. 저럴 거면 차라리 평소에 좀 열심히 청소하지 왜들 저러는지 노 이해예요. 다들 때 빼고 광내는데, 최 부장은 서류 뭉치를 잔뜩 가지고 김 상무를 만나러 왔어요.


“그래, 준비는 잘 되었겠지?”

“네, 오늘을 위해서 철용이가 애 좀 썼죠.”

“철용이? 아, 우리 민수 때문에 고생 꽤나 한다는 그 친구?”

“아, 네네. 뭐... 그렇게 되었습니다.”


   오늘 회사에서 아주 중요한 일이 있나 봐요, 알고 보니 철용이가 새벽부터 일찍 나와서 일을 한 건 모두 이것 때문이었어요. 평소 업무도 너무 많은데, 일이 더 많아진 건 알고 보니 중요한 회사 일정에 필요한 것들을 죄다 짬 때려버린 김 상무와 최 부장 때문이었어요.


   원래 민수 씨가 도맡아야 할 일은 김 상무의 한 마디에 철용이의 일이 되는 매-직이 일어났어요. 최 부장은 철용이가 너무 과한 업무를 맡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뭐 어때요. 지금은 인사고과 시간이에요.


   어떻게든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일을 잘 못하는 민수 씨보다는 철용이에게 맡겨야 결과물이 좋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거기다 김 상무가 자기더러 ‘우리 민수 잘 좀 봐달라’ 이야기했으니 굳이 민수 씨에게 일을 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니, 프레젠테이션은 멀었습니까?”


   회의실에 못 보던 사람들이 있어요. 지사 실적 보고를 받기 위해 온 본사 사람들이에요. 그래요, 철용이가 활약을 멋지게 해줘야 할 시간인데, 이상해요. 철용이는 보이지 않아요. 민수 씨는 내 일이 아니라는 듯 모른 척하고, 김 대리와 이 주임은 난리가 났어요.


“아 이 씨팔 새끼가 진짜, 도대체 어디 처박혀서 아직도 안 오는 거야?!”


   보다 못한 최 부장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는 김 대리와 이 주임에게 쫓아왔어요.,


“야, 개 어디래? 뭐하는 새끼야, 그거! 지금 난리 났어!”

“모... 모르겠습니다...”

“아이, 씨팔. 야, 모르면 회사 생활 끝나냐?”


“하, 이게 도대체 뭡니까? 다음에 다시 오죠.”


   본사에서 온 두 남자가 미간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나요. 이런, 정말 망했어요. 최 부장은 지금껏 쌓아온 모든 실적이 날아가는 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리는지 아무 말도 못 하고 본사 사람들을 잡지도 못했어요.


   이 와중에 뭔가 잘못되었다 싶은 민수 씨는 이제야 철용이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해요. 이런, 전화를 받지 않아요. 전화를 계속해도 받지 않으니 답답한 마음에 최 부장도, 김 과장도, 대리도, 이 주임도 이젠 다 나와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서 있어요.


   그때였어요. 1층부터 천천히 올라오는 엘리베이터가 멈춰요. ‘띵똥, 문이 열립니다’ 밝은 톤의 안내 음성이 흘러나와요. 문이 열려요. 그대가 들어와요. 그래요, 철용이에요. 최 부장은 얼굴이 새빨개졌어요.


“나가, 나가라고 이 새끼야!”




이제 더 말씀 안 드려도 아시죠? 금요일은 쉽니다.

월요일에 올라올 음감님의 잔혹동화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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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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