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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언 Sep 03. 2015

키키라는 소녀의 성장 드라마

마녀 배달부 키키 (魔女の宅急便, 1989)

<마녀 배달부 키키>는 사춘기 소녀의 갈팡질팡한 심리묘사를 잘 담아냈다는 평과 함께 특히 성인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좋아하는 남자 아이에 대한 이유 없는 질투, 주변의 예쁜 여성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더 예뻐지고 싶고, 남들보다 뭐든지 더 잘하고 싶은 욕심 등 주변의 여느 사춘기 여자 아이와 비교해 보아도 전혀 다를 바 없는 키키의 모습이 그녀들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추억으로 만들어 상기시킨 것 같습니다. 특히 사춘기 소녀들만이 느낄 수 있는 ‘이 세상은 아름답기만 하진 않아!’라는 감정은 아무리 하늘을 날아다니는 마녀라고 할지라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겠지요.


우선 스토리를 살펴볼까요?


마법이라고는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키키는 13세가 되어 부모님으로부터 떨어져, 다른 마을에 가서 마녀 수행을 하여야 한다. 그렇게 키키는 자신의 검은 고양이 지지와 함께 마녀의 수행을 위해 떠나게 된다. 하지만 키키는 악천후를 만나 한 기차 안에 숨어 들고 그 기차가 닿는 바닷가 마을이 마음에 들어 그 곳에서 마녀의 수행을 하려고 결심한다. 그러나 그 마을은 벌써  오래전부터 마녀를 보지 못하여 사람들이 키키를 매우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그 가운데 하늘을 나는 것이 꿈인 톰보가 있었다.
머물던 곳을 찾지 못하던 중, 빵집 앞에서 손님이 두고 간 물건을 전달해 주게 된다. 이를 계기로 하늘을 나는 능력으로 택배 일을 한다. 그리고 첫 번째 일로 조카에게 생일선물을 가져다주라는 의뢰를 한 귀부인의 일을 맡게 되고, 그 가운데 방랑화가 우르슬라를 만나 우여곡절 끝에 일을 완수해낸다. 
키키는 택배 일을 하던 중 마음씨 좋은 노부인의 일을 의뢰받게 된다. 손녀딸에게 청어 파이를 가져다 달라는 의뢰였지만, 애써 만들어 전달한 음식을 손녀딸은 매우 귀찮아하며 받게 된다. 이 일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의미를 잃어버린 키키는 지지의 말도 알아듣지 못하고 날지도 못하게 된다.
마을로 찾아온 우르슬라와 함께 그녀의 작업실에 놀러 간 키키는 우르슬라의 작업을 통해 자신의 일에 열심을 다한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게 되고, 다시 마을로 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출발하려던 비행선이 바람에 휩쓸려 큰 사고가 날 것이라는 뉴스를 보게 되며, 비행선에 위태롭게 매달린 톰보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그때까지 날 수 없던 키키는 결국 날아올라 멋지게 톰보를 구하고 마을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게 된다.


<마녀 배달부 키키>는 그 해의 배급수익 1위로 스튜디오 지브리로서는 최초로 극장 흥행 면에서 대히트를 한 작품입니다. 즉 돈을 많이 번 작품이었다는 것이지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1989년 7월에 개봉하여 26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21억 엔이 넘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그만두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제작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당시 지브리 스튜디오는 1장 1장을 직접 그리며 그 퀄리티를 높였습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다른 애니메이션 작업에 비해 제작 수고가 거의 두 배 이상 들었으나, 당시 애니메이터들의 급료는 일반 회사원들에 비하여 1/3 정도였지요. 그 당시 애니메이터 평균 월급이 10만 엔. 즉 연봉이 120만 엔 정도였고, 이마저도 일이 없으면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애니메이션을 계속해서 제작한다고 하면 애니메이션 스태프들의 생활 보장과 젊은 애니메이터들의 육성이라는 두 가지의 조건이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 스튜디오 지브리는 큰 결단을 하게 됩니다.



+

마녀 배달부 키키의 스폰서는 다름 아닌 일본 굴지의 운송업체 “야마토 운수”입니다. 무언가 키키의 스폰서로 딱 맞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게다가 야마토 운수의 로고 역시 검은 고양이입니다)

+

키키에도 명화가 한 편 나옵니다. 로코코시기 화가 부셰의 <마담 폼파두르>... 하지만 역시 영화의 스토리 전개와는 손톱만큼도 관련이 없습니다.


+

그나저나 미야자키 하야오가 스커트의 펄럭임을 잘 표현하기 위해 스튜디오가 있는 키치죠지역 앞에서 여성들의 스커트만 바라봤다는 후일담도 들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작품 내내 키키의 스커트가 정말 엄청나게 펄럭 펄럭 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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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작품 소개 및 본문 포스팅을 위해서 쓰였으며, 문제시 즉각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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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황지언의 브런치: https://brunch.co.kr/@homoart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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