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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언 Nov 05. 2015

초보 감독 미야자키 고로를 선택한 지브리의 실수

게드 전기 - 어스시의 전설 (ゲド戦記, 2006)

이 작품... 난감합니다. 무엇부터 말을 해야 할까요?


어째서 지브리는 검증도 되지 않은 미야자키 고로를 이 애니메이션의 총감독에 집어넣었는지 의문이 갑니다. 단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이어서 집어넣었다기엔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역시 극구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초반에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직원들도 “이 금수저 뭐야?”라는 식의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합니다.


캐릭터들이 못 생긴 건 둘째 치고, 그 성격조차 이해가 되지 않으며, 사건에는 개연성이 없으며, 전체적인 스토리도, 연출도 엉망입니다. 기억나는 장면은 용이 날아다니던 것과 여주인공이 노래 부르던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정말 지브리의 망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면서 몇 번이나 그만두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안 보신 분들에겐 그냥 보지 않으시기를 추천합니다. 


다음은 이 애니메이션의 줄거리입니다. 사실 쓸까 말까 고민 많이 했습니다.


바다를 항해하던 중 두 마리의 용이 서로 싸우는 것을 발견한 선원들은 왕에게 이 일을 알린다. 그러자 왕은 이것이 세상의 균형이 무너지는 일의 징조라며 걱정을 한다. 그리고 그날 밤 왕자 아렌은 부왕을 칼로 찌르고 칼을 훔쳐 달아난다.
하이타카는 맹수들에게 쫓기는 아렌을 구해주고 자신과 동행하기를 권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마을로 들어가며 여행 준비를 새롭게 한다. 마을에서 아렌은 불한당들에게 위험에 처한 테루를 구해주지만, 그날 밤 테루를 괴롭히던 악당들에게 린치를 당하며 노예로 끌려가게 된다. 
그런 아렌을 하이타카는 다시금 구해주고 자신의 옛 친구인 테나의 집으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 우연찮게 테나는 테루와 함께 살고 있었다. 아렌은 테나의 집에서 밭일을 하며 하이타카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어느 날 하이타카가 자리를 비우자 요전의 악당들이 테나의 집으로 찾아온다. 그들의 목적은 자신들을 부리는 마녀 거미의 명에 따라 하이타카를 잡으러 온 것이었다.
하이타카는 마을로 내려가 거미의 성을 찾고, 아렌은 테루가 들판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본 후 자신은 이곳에 있으면 안 된다고 하며 테나의 집을 떠난다. 그리고 길을 헤매다 거미에게 붙잡히게 된다. 거미는 아렌에게 마약을 먹이고 아렌의 진실의 이름을 듣게 된다.
같은 시각 전의 악당들이 테나의 집에 찾아와 하이타카를 유인하기 위해 테나를 납치하고 테루를 포박해놓는다. 테루는 가까스로 포박을 풀고 하이타카를 만나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하이타카는 테루에게 아렌의 검을 전해주라고 맞기고 자신은 테루를 구하기 위해 거미의 성으로 간다. 그 곳에서 아렌을 만나게 되고 하이타카는 붙잡히게 된다.
아렌에게 검을 전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헤매던 테루는 아렌의 또 다른 인격을 만나 거미의 성으로 들어가 아렌을 만난다. 그리고 아렌과 함께 하이타카를 구하기 위해 거미와 맞서 싸운다. 궁지에 몰린 거미는 테루를 인질로 삼아 도망을 가고 테루를 죽이게 되지만, 테루는  용이되어 거미를 물리치고 아렌을 구하게 된다.
아렌과 하이타카, 테루와 테나는 다시금 재회하고 하이타카와 아렌은 길을 떠나며 아렌은 테루에게 다시 만나러 올 것을 약속한다.


아래의 글은 보신 분들은 아마 공감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들입니다.


1. 주인공이 아렌인지 하이타카인지 테루인지 모르겠습니다.

2. 아렌은 한없이 침울하고 어둡고 소심하고 자신감 없고 용기 없고 찌질한데 이런 성격으로 어떻게 왕자였는지도 궁금합니다.

3. 그리고 이런 아렌이 도대체 왜, 그리고 무슨 용기로 아버지를 죽인 것인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작품 내내 이유가 나오질 않습니다.

4. 하이타카가 왜 아렌과 함께 여행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아렌을 위기 때마다 구해주는 것도 이해가 되질 않고요.

5. 아렌이 아버지를 죽이고 검을 훔쳐 달아나는데, 이 검이 매우 중요한 검일 텐데도 아렌은 잃어버리고 찾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결국 하이타카가 중고 무기상에게서 다시 찾아서 사다주죠.

6. 테루는 아렌이 자신을 악당으로부터 구해줬는데 왜 처음에 짜증내고 쌀쌀맞게 대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노래 부른 것을 한 번 본 것만으로 아렌과 테루가 친해지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7. 테루가 갑자기 용이었다는 설정은 진짜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 작품 덕분에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해외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은 지브리는 그 명성이 마치 모래성처럼 무너져버리게 됩니다.


소설을 읽은 독자들에겐 이 부분들이 이해가 간다고 하던데,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 못한 관람자로서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지요.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은 소설을 읽지 않아도 재미있잖아요? 게다가 이 작품의 경우 원작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원작을 망쳤다고 욕을 먹었으며, 원작자인 어슐러 K. 르 귄 역시 이 작품은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 미야자키 고로의 작품일 뿐이라며 혹평을 하였습니다. 역시 아버지 만한 아들은 없는 것일까요?



+

작품 후반부에 악역인 거미가 특히 작붕(작화 붕괴)에 빠지게 되는데, 악역이 불쌍하다고 여겨지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이게... 이게 지브리의 작화란 말입니까?ㅠㅠ

하지만 그 와중에 쓸데없이 배경의 구름 작화 훌륭한 것 좀 보십시오...


++

도대체 이들 가운데 누가 왕자같습니까!?!!








본문의 이미지들은 상업적 목적으로 쓰이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오직 작품 소개 및 본문 포스팅을 위해서 쓰였으며, 문제시 즉각 삭제하겠습니다.


이 글의 저작권은 저자(황지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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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황지언의 브런치: https://brunch.co.kr/@homoart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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