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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데이터의 새로운 연결법. MCP가 바꾸는 미래

이용호의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by 호몽 이용호
250529 브런치.png [MCP가 바꾸는 미래]

AI가 사람처럼 말을 하고, 글을 쓰고, 문제를 푸는 능력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공지능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었다. 아무리 똑똑하더라도, 혼자서는 외부 세계와 제대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I에게 “우리 회사 데이터베이스에서 이번 달 매출을 분석해줘”라고 말하면, AI는 대답 대신 이렇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데이터베이스가 어디에 있나요? 접근 방법은요? 형식은 어떤가요?”


이런 문제는 단순히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AI가 다양한 외부 도구와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각각의 도구에 맞춘 맞춤형 연결 방식을 일일이 개발해야 했기 때문이다. Google Drive, Slack, GitHub, 그리고 회사 내부 시스템까지 모두 접근 방식이 다르다. 그 결과 AI가 쓸모 있는 업무 도우미로 거듭나기까지는 항상 시간과 비용이 따랐다.


이런 복잡함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MCP(Multimodal Connection Protocol)다. Claude 같은 최신 AI 모델이 직접 사용하는 이 기술은, 말 그대로 AI가 다양한 외부 도구와 “대화”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표준화된 연결 언어다.


이제 AI는 Google Drive에 저장된 문서를 읽고, PostgreSQL 데이터베이스에서 자료를 추출하고, GitHub 코드도 분석할 수 있다. 그것도 마치 사람이 문서를 읽고, SQL 질의를 쓰고, 코드를 리뷰하듯이 자연스럽게 말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MCP가 있다.


MCP를 이해하려면, 먼저 기존 AI의 한계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AI는 정해진 텍스트를 받아 텍스트를 생성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수도는?”이라는 질문을 받으면 “서울입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컴퓨터에 저장된 보고서를 요약해줘”라는 요청에는 대답할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AI가 그 파일을 직접 열어볼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당연한 행동이 AI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파일을 여는 일,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하는 일, 심지어 API를 호출하는 일도 AI 스스로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AI는 자신이 훈련된 텍스트 외의 세계에 접근할 권한이나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 문제를 MCP는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MCP는 AI와 외부 시스템 사이를 이어주는 공통 언어이자 프로토콜이다. 단일한 표준만 따르면, AI는 다양한 시스템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MCP를 지원하는 데이터베이스 서버라면, Claude는 그 서버에서 원하는 정보를 스스로 질의해 얻을 수 있다. 물론 보안과 권한은 철저히 관리된다. 중요한 것은 이제 AI가 단순한 대화 도구에서 벗어나 실제 업무 도구와 연결된 지능형 에이전트가 된다는 점이다.


MCP의 작동 구조는 의외로 단순하면서도 강력하다. 기본 구조는 ‘호스트-클라이언트-서버’ 모델을 따른다. 여기서 호스트(host)는 AI 애플리케이션, 예를 들어 Claude 같은 대형 언어 모델이다. 이 호스트 안에 들어있는 클라이언트(client)는 외부 시스템과의 연결을 담당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 그리고 서버(server)는 실제로 외부 데이터를 보유하거나 기능을 실행하는 시스템이다.


각 구성 요소는 5가지 핵심 기능, 즉 프리미티브(primitive)를 사용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먼저 서버 측의 프리미티브부터 살펴보자.


1. 프롬프트(prompts)는 AI에게 특정 작업을 어떻게 수행할지 지침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이 데이터는 표 형식으로 요약해줘” 같은 지시가 여기에 해당한다.


2. 리소스(resources)는 데이터베이스 쿼리 결과나 문서 본문처럼 AI가 참조할 외부 데이터를 말한다. 이 데이터는 AI의 컨텍스트 창에 포함되어, 마치 사람이 직접 문서를 읽는 것처럼 AI가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3. 툴(tools)은 더 강력한 기능이다. 예를 들어 “이 파일을 열어줘”, “이 코드의 버그를 찾아줘” 같은 요청을 실행하는 함수를 의미한다.


반면 클라이언트 측의 프리미티브는 두 가지다.


4. 루트(root)는 파일 시스템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특정 폴더만 열 수 있도록 제한하거나, 민감한 정보는 건드리지 못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5. 샘플링(sampling)은 반대로 서버가 AI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서버가 복잡한 데이터베이스 스키마를 분석해야 할 때, AI에게 “이런 조건에서 쿼리를 어떻게 짜야 할까?” 하고 물어보는 식이다.


이처럼 MCP는 단방향 연결이 아닌,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구조다. AI는 외부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외부 시스템 역시 필요할 때 AI의 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제 MCP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나는 곳은, 바로 N×M 문제를 해결하는 점이다.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N개의 AI 모델이 있고, M개의 외부 도구가 있다면, 이들을 모두 연결하기 위해 N×M개의 별도 통합 코드가 필요했다. Claude와 Google Drive, Claude와 Slack, Claude와 GitHub… 각각 따로 구현해야 했다.


하지만 MCP를 사용하면 AI 쪽에서 한 번, 도구 쪽에서 한 번만 MCP를 구현하면 된다. Claude가 MCP를 지원하고, GitHub도 MCP 서버를 구현했다면, 둘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이는 마치 HTML이라는 웹 표준 덕분에 수많은 브라우저와 웹사이트가 자유롭게 연결될 수 있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Claude가 회사의 PostgreSQL 데이터베이스에서 최신 매출 자료를 분석해야 한다고 하자. 기존에는 PostgreSQL과 Claude를 연결하기 위한 별도의 API와 권한 설정, 포맷 정의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MCP PostgreSQL 서버만 설치하면 된다. 이 서버는 데이터베이스 연결 정보를 MCP 프리미티브로 표현해 제공하고, Claude는 클라이언트를 통해 그 정보를 활용해 쿼리를 보내고 응답을 받아 분석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과정이 보안과 컨텍스트를 유지한 상태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MCP는 단순한 기술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그것은 AI가 현실 세계와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방법론이다.


현재 MCP는 빠르게 성장 중인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개발자들은 이미 Google Drive, Slack, GitHub, Git, PostgreSQL 등 다양한 시스템을 MCP를 통해 연결하고 있다. 오픈 소스 기반으로 운영되며, TypeScript와 Python용 SDK도 제공되어 누구나 손쉽게 시작할 수 있다. 소규모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기술은 AI 도우미 시대의 기반이 될 가능성이 크다.


AI가 사람과 이야기하는 시대는 이미 왔다. 이제 AI는 사람뿐 아니라 도구와도 이야기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Claude가 파일을 읽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문서를 작성하며, 실시간으로 외부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은 더 이상 상상이 아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표준, 바로 MCP다.


|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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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호 작가는 스마트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AI 머신비전’ 전문회사인 ‘호연지재’를 경영하고 있다. ‘머신비전’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에 의한 영상처리기술을 자주 적용하다보니 10년 이상 연구한 AI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현재는 인공지능 커뮤니티인 ‘AI 에이전트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SKT 이프랜드 플랫폼에서 3년 이상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호몽캠프’를 110회 이상 진행한 바 있다.


작가는 ‘50플러스 오픈랩’이라는 중장년과 시니어의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플랫폼에서 수석 가디언즈로 AI 분야의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주요 강의 분야는 “챗GPT 시대 생산성을 500% 높여주는 인공지능”, “머신비전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스마트폰 AI 활용하기”, “시니어와 MZ세대간의 소통”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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