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몽 이용호 Nov 02. 2023

인간의 마음을 읽는 AI기술

이용호가 말하는 ‘생활 속의 인공지능’

fMRI를 이용해 마음을 읽은 사진들 (사진출처 =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애인의 생각을 읽고 감동 이벤트 해주기, 비즈니스 협상에서 상대방의 의도를 미리 파악하여 계약을 성사시키기, 전신마비로 말을 못하는 환자가 뭘 원하는지 알고 해결해주기, 범죄 수사에서 범인의 생각을 읽어 진범 여부를 판단하기 등과 같은 일들이 현실에서 이루어 질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현실화 되었는데 이제는 인간의 생각도 읽어주는 기술이 나오지 않았을까? 이런 상상력으로 이번 칼럼을 접근해본다.


자료를 조사하다보니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문가가 캘리포니아 UC버클리대 신경과학과 잭 갤런트 교수로 귀결이 된다. 그는 2005년부터 꾸준히 기능성자기공명영상장치(fMRI)를 이용해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뇌 활동을 측정해 생각을 엿보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2011년 9월에는 그는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생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매우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는데, fMRI에  피실험자들을 눕힌 뒤 짧은 동영상들을 보여주고는 그들이 무슨 영상을 봤는지 뇌 활동을 재현하는 실험에서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 데이터를 얻기 위해, 유튜브에서 무작위로 가져온 1800만초에 해당하는 영상을 사용했다고 한다.


내가 잭 갤런트 교수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뇌공학 전문가인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가 2017년 8월 JTBC의 ‘차이나는 클라스’ 프로그램에 나와서 보여준 몇 장의 비교 이미지들이 강하게 인상이 남은 탓이었다. 피 실험자가 코끼리와 하늘을 날아가는 새를 본 것을 fMRI 장치를 이용해 획득한 뇌활동 정보를 이미지화 시킨 것인데 비록 희미한 사진이었지만 원본의 이미지와 매우 비슷한 형태였다. 당시 방송에서 10년 뒤면 이미지의 해상도가 훨씬 개선될 것이라는 예측을 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 아직 2027년이 되진 않았지만 챗gpt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큰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올해에 이 부분의 발전도 비약적으로 발전하리라 충분히 예상이 된다.


2023년 4월8일 NBC뉴스, 포춘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한 기사에서 인간의 뇌 스캔한 자료를 해독해 마음속으로 무엇을 그리는지 구현하는 인공지능(AI) 기술 즉 뇌파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스케치하는 강력하고 새로운 AI가 나왔다고 발표되었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 홍콩중문대학교, 스탠퍼드대학교 등 공동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이 fMRI 에서 빨간 소방차, 회색건물, 잎을 먹는 기린 등 1000장 이상이 사진을 보는 동안 뇌스캔을 진행하고 AI 모델에 이 신호를 보내 특정 뇌 패턴을 특정 이미지와 연결하도록 학습시켰다. 이후 참가자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줬을 때, fMRI는 참가자의 뇌파를 감지하고 AI 이미지 생성기를 통해 참가자가 본 이미지를 그려냈다. 이 실험에서 AI가 그려낸 스케치는 매우 놀라웠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곰, 도로, 비행기, 새, 시계탑, 열차 등 생성된 결과 이미지는 원래 이미지의 색상, 모양 등 속성과 거의 84%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이미지 생성 AI 소프트웨어 ‘스테이블 디퓨젼(Stable Diffusion)’을 활용했다고 한다. 인공지능으로 그림을 그리는 기술은 내가 이전 칼럼의 이미지를 만들 때 사용한 미드저니(midjourney)가 가장 유명하지만  스테이블 디퓨전도 최근 무척 각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2022년 8월 22일 출시한 스테이블 디퓨젼은 Stability AI에서 오픈소스 라이선스로 배포한 text-to-image 딥러닝 인공지능 모델이다. 독일 뮌헨 대학교 연구실의 고해상도 이미지 합성 연구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Stability AI와 Runway ML 등의 지원을 받아 개발되었다. 특히 Stability AI는 영국인 에마드 모스타크(Emad Mostaque)가 사비를 들여 만든 회사로, 스테이블 디퓨젼에 방대한 LAION-5B 데이터베이스를 학습시킬 수 있도록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였다. 미드저니, OpenAI의 Dall-e 2나 구글의 Imagen과 같은 기존 text-to-image 모델들과는 다르게 컴퓨터 사용 리소스를 대폭 줄여 4GB 이하의 VRAM을 가진 컴퓨터에서도 돌릴 수 있다, 또한 개발 비용이 클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픈 소스로 공개해서 일반인들도 손쉽게 사용을 할 수 있어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뇌 스케치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장애 환자가 보고 생각하는 것을 회복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상적인 경우 인간이 통신을 위해 휴대폰을 사용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다른 AI 뇌과학 연구로는 2023년 5월2일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 알렉스 후스 교수팀이 과학저널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서 이야기를 듣거나 상상하고 있는 사람의 뇌활동을 fMRI로 측정해 그 내용을 문장으로 재구성하는 인공지능(AI)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의미 해독기(semantic decorder)’는 피실험자의 50% 정도에서 참가자 생각을 거의 또는 정확히 일치하게 읽어냈다며 의식은 있지만 말을 못 하는 뇌졸중 환자 등의 의사소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의미 해독기 개발에는 챗gpt와 유사한 방식인 ‘트랜스포머 모델(transformer model)'이 사용됐다고 한다. 이 모델은 문장 속 단어 같은 순차 데이터 내의 관계를 추적해 맥락과 의미를 학습하는 신경망이다.


본 연구팀은 해독기가 언어를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의 대부분 영역과 네트워크 활동에서 연속적인 언어를 추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단어 하나하나를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라 참가자가 듣거나 생각하는 것의 요지를 포착하도록 AI를 설계했다며 해독기가 참가자의 생각과 거의 또는 정확히 일치하는 문장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해독기는 실험에서 “운전면허가 아직 없다”는 말을 들은 참가자가 뇌활동에서 ‘아직 운전을 배우기 시작하지도 않았다’는 생각을 읽어냈고, 또 “소리를 질러야 할지, 울어야 할지, 도망쳐야 할지 모르겠으니 나 좀 내버려 둬’라는 말을 들은 참가자의 생각을 “소리 지르며 울기 시작하더니 ‘나 좀 내버려 두라고 했잖아’라고 해석했다. 이 연구는 아직 실험단계이지만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내용을 문장 수준으로 읽어낼 수 있는 뇌 해독기를 개발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마음을 읽는 기술은 가장 먼저 뇌는 살아있으나 몸은 굳어버린 전신 마비환자나 루게릭 등 신경퇴행증에 걸린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분야에서 가장 먼저 응용되리라 예상된다. 이 같은 환자들에게는 마음을 읽는 기술이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 되겠지만, 남들이 자신의 생각을 훔쳐볼까봐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기술이 무서운 두려움의 대상으로 다가올 것이다. 향후 이런 기술의 발전과 함께 나쁜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정신적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 수립도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두려움보다는 힘들게 촬영하지 않아도 내 생각과 꿈만으로 영상으로 제작하여 쉽게 유튜브에 올릴 수 있는 편안한 유튜버의 삶을 기대해본다. 


| 작가 프로필


호몽 이용호는 스마트 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머신비전’ 전문회사인 ‘호연지재’를 경영하고 있으면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메타버스와 유튜브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머신비전’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에 의한 영상처리기술을 자주 적용하다보니 AI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또한 SKT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ifland)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9시에 정기적으로 ‘힐링토크쇼 호몽캠프’를 진행하고 있으며 86회 이상 진행된 토크쇼에는 작가, 강사, 가수, 연주가, 아타스트, 사업가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초대되었다. 


주요 강의 분야는 “챗gpt 시대 생활 속의 인공지능 발견하기”, “시니어와 MZ세대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시니어 세대 인플루언서 활동으로 인생 이모작”, “워라밸 시대 워크닉으로 행복한 인생 만들기”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다』가 있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속에서 인공지능 찾아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