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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몽 이용호 Nov 03. 2023

이젠 공간 컴퓨팅의 시대다

이용호가 말하는 ‘생활 속의 인공지능’

애플 비전프로 헤드셋 [사진출처= 애플]

지난 6월5일(미국 현지시간) 애플 본사에서 개최된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3)에서 팀 쿡 최고경영자는 '비전 프로(Vision Pro)'라는 헤드셋을 공개했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혼합현실 헤드셋이란 용어 대신 ‘착용형 공간 컴퓨터’라고 명명했다. 스키 고글 모양으로 헤드셋을 눈에 맞춰 쓰면 앱 화면과 영상 등이 현실 공간에 떠 있는 모습으로 구현된다. 눈동자 움직임과 목소리 등을 통해 앱을 실행하거나 멈출 수 있다. 손가락을 움직여 가상 화면을 키우거나 줄이는 기술로 영상을 최대 30m까지 키울 수 있어 어디서나 영화관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비전 프로에는 R1과 M2 듀얼 칩, 2개의 4K OLED 디스플레이, 12개의 카메라, 5개 인식 센서, 6개의 마이크 등 다양한 장치와 함께 새로운 Vision OS를 탑재하였다. 특히 비전 프로를 이용해 영상 통화(페이스타임) 하는 소개 영상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눈앞에 전화 상대방이 실물 크기로 보이고 앞에서 들리는 듯 한 공간 음향 기술이 적용됐다. 실제 대화하는 듯한 경험을 준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애플은 곁에 사람이 다가오면 고글 글래스가 밝아져 사용자의 얼굴이 보이게 되는 '아이사이트(EyeSight)'라는 새로운 기능을 통해 다른 사람들로 부터 고립되지 않게 만들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내년 초부터 판매예정인데 가격은 3,499달러(한화 약 450만원)라고 한다.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삼성도 퀄컴, 구글과 협력해 개발 중인 메타버스 확장현실(XR) 헤드셋 (일명 ‘갤럭시 글래스’)을 올해 말 전에 출시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그리고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도 지난 6월1일 이전 모델 대비 40% 정도 얇고 해상도와 디스플레이를 개선한 최신 VR 헤드셋 '퀘스트3′를 공개한 바 있다. 가격은 비전프로의 1/7 가격인 499달러(약 65만원) 올 가을에 공식 출시된다고 한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공간 컴퓨팅” 분야에 개발력을 집중하고 있어 이번 칼럼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 기술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항상 인간의 상상력으로 현존 기술을 앞서가는 영화에서 먼저 공간 컴퓨팅 기술을 만나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영화가 에일리언2(1986)와 매트릭스(1999)이다. 먼저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에일리언2에서는 모션트래커, 파워로더, 우주선 인터페이스, 의료용 스캐너 등이 나오는 장면에서 구체적으로 공간 컴퓨팅이란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현재의 3D 환경의 AR, VR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보여주었다.


1999년에 개봉한 매트릭스에서도 공간 컴퓨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매트릭스란 개념은 일종의 총체적 가상현실 또는 시뮬레이션된 현실로서 공간 컴퓨팅의 몰입적 특성과 유사성이 있다. 영화에서 인간은 자신의 몸이 정체 상태에 있는 동안 매트릭스라는 완전히 시뮬레이션된 현실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살고 있다. 시뮬레이션은 매우 포괄적이고 상세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컴퓨터 프로그램 내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매트릭스 내의 사람들은 마치 실제 세계에 있는 것처럼 환경, 사물 및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한다. 매트릭스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가상현실과 유사한 완전한 시뮬레이션 환경이고 이것은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함께 혼합되어 몰입형 경험을 만드는 공간 컴퓨팅과 유사하다. 그 외에도 공간인식, 감각 피드백, 신경 인터페이스 등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현재 구현 가능한 공간 컴퓨팅 입력 방법보다도 훨씬 더 발전된 개념을 다뤘다.


공간 컴퓨팅이라는 용어는 MIT 미디어랩(MIT Media Lab) 출신 시몬 그린우드(Simon Greenwold)가 2003년 발표한 자신의 논문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이후 최근에서야 환경, 인간, 객체를 추적하는 인공지능(AI), 카메라 센서 및 컴퓨터 비전, 제품 및 자산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사물 인터넷(IoT), 인간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증강 현실(AR) 등의 새로운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그린우드의 논문에서 다루었던 내용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되어 애플의 비전 프로 같은 제품이 선보이게 된 것이다. 


공간 컴퓨팅은 인간이 2차원 화면이 아닌 주변의 물리적 3차원 공간에서 컴퓨터와 상호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기술이다. 이는 기존의 화면 기반 상호 작용에서 보다 몰입감 있고 직관적인 형태의 컴퓨팅으로의 전환을 나타낸다. 공간 컴퓨팅의 목표는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 작용을 인간이 물리적 세계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과 더 유사하게 만드는 것이다. 공간 컴퓨팅에 사용되는 주요 구성 요소 및 기술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3D 사용자 인터페이스이다. 기존 인터페이스는 일반적으로 2D이며 사용자가 평면 스크린과 상호 작용해야 한다. 반대로 3D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3차원 공간에서 디지털 개체와의 상호작용을 허용한다. 여기에는 3차원 사용자 입력을 이해 및 처리하고 3차원 출력을 생성하는 것이 포함된다.


둘째, 컴퓨터 비전 및 이미지 인식 기술이다. 컴퓨터는 상호 작용하기 위해 주변 세계를 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사물, 사람, 공간적 관계를 식별해야 한다. 이는 카메라와 기타 센서를 사용하여 이미지를 캡처한 다음 알고리즘이 이러한 이미지를 분석하여 패턴과 개체를 식별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을 통해 달성된다.

셋째, 증강 현실(AR) 및 가상현실(VR) 기술이다 AR 및 VR은 현재 공간 컴퓨팅이 적용되는 주요 방식이다. AR은 디지털 콘텐츠를 현실 세계에 오버레이 하여 가상 현실과 물리적 현실을 혼합한다. 반면 VR은 사용자를 완전한 디지털 환경에 몰입시킨다. 둘 다 사실적이고 상호작용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공간 인식이 필수적이다.


넷째, 공간 매핑 및 추적 기술이다. 물리적 공간 내에서 상호 작용하려면 컴퓨터가 해당 공간의 레이아웃을 이해해야 한다. 공간 매핑은 깊이 센서와 카메라를 사용하여 물리적 환경의 디지털 지도를 생성한다. 공간 추적은 해당 환경 내에서 사용자의 움직임을 모니터링 한다.


다섯째, 머신 러닝 및 AI 기술이다. AI 및 머신 러닝은 컴퓨터가 수신한 입력으로부터 학습할 수 있도록 하여 공간에 대한 이해와 사용자 상호 작용에 대한 반응을 향상시키므로 공간 컴퓨팅에 가장 중요하다. 이는 제스처 인식, 객체 인식, 사용자 행동 예측 모델링과 같은 영역에서 매우 필수적이다.


여섯째, 햅틱 피드백 기술이다. 이것은 진동 또는 기타 감각을 사용하여 실제 물체 및 상호 작용의 느낌을 모방하는 감각 피드백의 한 형태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상호 작용하는 디지털 개체를 느낄 수 있는 VR/AR 설정에서 몰입형 경험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일곱째, 제스처 인식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컴퓨터는 인간의 제스처를 이해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는 자연스러운 손과 몸의 움직임을 사용하여 디지털 콘텐츠와 상호 작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스처를 올바르게 분석하고 해석하기 위해 머신 러닝과 AI가 필요하다.


여덟째, 웨어러블 기술이다. VR/AR 헤드셋, 스마트 안경, 햅틱 수트와 같은 웨어러블 기술은 공간 컴퓨팅 가능하게 하는 데 자주 사용된다. 이러한 장치는 사용자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햅틱 피드백을 제공하며 사용자의 물리적 공간 내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표시할 수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인 공간 컴퓨팅은 IoT, AR/MR, AI와 같은 실행 기술이 보다 광범위하게 채택되고 새로운 위치 데이터 소스가 캡처되고 활용됨에 따라 게임, 디자인, 의료, 교육 및 원격 작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산업에서 큰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기술은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시뮬레이션, 앰비언트 컴퓨팅에서 앞으로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며, 그런 측면에서 대규모 공간 컴퓨팅 지원 기능은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에게는 핵심 사업이 될 수도 있다.  


| 작가 프로필


호몽 이용호는 스마트 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머신비전’ 전문회사인 ‘호연지재’를 경영하고 있으면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메타버스와 유튜브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머신비전’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에 의한 영상처리기술을 자주 적용하다보니 AI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또한 SKT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ifland)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9시에 정기적으로 ‘힐링토크쇼 호몽캠프’를 진행하고 있으며 86회 이상 진행된 토크쇼에는 작가, 강사, 가수, 연주가, 아타스트, 사업가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초대되었다. 


주요 강의 분야는 “챗gpt 시대 생활 속의 인공지능 발견하기”, “시니어와 MZ세대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시니어 세대 인플루언서 활동으로 인생 이모작”, “워라밸 시대 워크닉으로 행복한 인생 만들기”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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