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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의 잡동사니 Feb 27. 2022

3. Growth Experience Designer

기업에서 성장지원 담당자로 일 한다는 것

전 아티클에서 이제 HRD의 역할은 전통적인 교육 담당자에서 직원들의 경험을 설계하는 성장 경험 디자이너 - Growth Experience Designer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이런 Growth Experience Designer(이하 GED)가 기존의 교육담당자와 어떤 차이점이 있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대략적으로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뜬금없지만 제가 지금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사실 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채용이라고 생각하는데, oo 님 생각은 어떠세요? 회사는 좋은 사람을 뽑으면 조직문화나 교육에는 별다른 투자를 안 해도 되는 거 아닌가요?’


아마도 압박… 질문 같은 거였겠죠? 그런데 사실 저도 그때 엄청 고민하고 있는 화두였기 때문에 나름 제 생각을 바로 풀어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채용이 인사의 80%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하고 좋은 사람들이 회사에 있지 않으면, 그 어떤 제도도 교육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에요.  하지만 좋은 회사와 위대한 회사를 가르는 기준은 나머지 20%에 있고, 그 20%의 일을 다른 인사 제도와 조직문화, 교육이 가능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사람들을 잘 뽑는다고 해도 그들이 회사에 와서 서로 경쟁하게만 만들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으면 결국 좋은 사람을 뽑아놓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서로에게 좋은 동료이자 선생이게 만들어 주고, 늘 새로운 변화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성장지원 담당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음… 약간의 추억 보정이 있겠지만 저런 맥락으로 말했던 것 같습니다. 내용이 괜찮았으니까 제가 지금 이 회사에 있는 거… 겠죠? ㅋㅋ 채용담당 리더분께서는 틀렸다고, 채용이 99%라고 자꾸 술 먹고 저한테 뭐라 하시기는 합니다만…


그런데 저 말이 저는 GED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회사가 단순히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대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는 장소가, 단순히 기계처럼 일만 하고 대가를 받는 곳은 아니겠죠. 엄청 거지 같은 회사든, 끝내주는 회사든, 사람들은 회사를 다니면서 변화합니다. 그곳의 문화를 알게 모르게 받아 드리고, 그곳에서 배운 지식과 말투, 행동들이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끼치죠. 어쩔 수 없습니다. 개인은 단체 속에서 영향을 받는 게 당연한 거니까요. 그리고 좋은 회사는 보통 직원들이 그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 드리고, ‘내가 이곳에서 한층 성장했다.’라고 느끼게 하는 곳일 겁니다.


네 저는 GED의 역할이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인 경험이 되게 설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GED는 단순히 ‘교육’만을 하는 사람일 수 없습니다. 물론 성장은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회사 내에서 성장의 경험을 주는 방식은 교육만 있을 리가 없거든요. 우리는 동료들과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다가도, 도전적인 업무를 하다가도, 실패했지만 회사에서 충분한 회고와 재도전의 기회를 줄 때에도, 심지어는 회사의 작은 복지에 행복감을 느끼며 적극적이 될 때에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다양한 경험의 포인트를 놓치고 계속해서 전통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 회사의 일방적인 목소리만 전달한다면 교육은 지루하고, 직원들의 성장에는 도움이 안 되는 ‘지루한’ 것들이 되어버리겠죠.

물론 교육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다양한 직원성장 방식의 하나로 여겨져야 하고, 회사의 일정과 회사의 필요에 의해서 진행되기보다는, 직원이 가장 필요한 타이밍에 필요한 방식으로 경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GED는 뭔가 다 해야 될 사람인 것 같습니다. 성장의 경험을 주기 위한 방법은 무궁무진하니 그럼 닥치는 대로 다 하면 될까요? 물론 그건 아니겠죠. 저는 성장지원 담당자는 다음의 틀 내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직원들에게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Learn - Do - Teach라고 부르는 개인의 학습 서클입니다. 단순히 배우는 것 만으로는 머리에서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반드시 배운 것을 실행해 봐야 합니다. 실행을 통해서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인식하고, 자기만의 활용방법을 만들어야 하죠. 그리고 그렇게 내재화된 자기만의 방법을 남에게 가르칠 때 체계화되고 정리됩니다. 그리고 그 정리를 통해 뭘 더 배우고 익혀야 할지를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죠. 단순히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전달할 때까지 진행해야 완전한 학습이 이루어지는 셈이죠.


저는 이 개인의 학습 서클을 조직의 성장 서클에 적용시켜 Learn - Apply - Share의 프레임으로 만들고, GED가 하는 일은 이 서클이 조직 내에서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이 원할 때 다양한 채널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학습(learn)할 수 있어야 하고, 심리적 안전함을 느끼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도(aapply)를 할 수 있어야 하며, 실패했던 성공 했든 찾아낸 문제의식들이 끊임없이 사내에 공유(share)되어 또 다른 학습의 욕구를 자극할 수 있어야 하죠. 이 순환은 직원들이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야 하며,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때 직원들은 이 회사에서 성장한다고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다음 아티클에서는 이러한 성장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Learn Apply Share의 단계 해서 어떠한 것들을 추구해야 하고,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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