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에만 멈추지 않게

저는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이 시간을 통해 알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여쭤봅니다. 그냥 가볍게 호기심이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고,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다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으세요. 좀 더 정확하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알고 싶다고 하죠.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묻는다는 것이요.

그런데 그래요. 맞고 틀리고, 옳고 그르고가 아니고 그래요. 자신이 어떤지를 알지 못하게 만들어버린 환경 속을 살아내가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여기에서 흥미로운 건, 자신에 관한 설명과 정보만 수집해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마치 자아 찾기를 평생의 과제로 생각하며 무언가 빠진 것 없는 자기 자신에 관한 이해를 얻고 싶어 하죠.

문제는 그렇게 정보를 수집하고 모으는 것이 무언가 하고 있다는 착각을 준다는 거죠. 그것이 왜 문제인가 하면 실행력을 떨어뜨려서예요. 자신은 지금 무언가 하고 있다고 자기 합리화를 하죠. 아직 이해가, 정보가 부족해. 하지만 나는 계속 열심히 나에 대해 탐색하고 찾고 있는 중이야. 이렇게 합리화를 할만한 무언가도 안 하고 무기력과 무력감 속에 아무것도 안 하며 살아가는 사람보다는 나은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닌 겉돌고 있는 것은 같아요. 마음속은 학생 같죠.

그 학생들이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다고 해요. 누가 알려주거나 정해주고, 무언가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사람이 된 것이죠. 그러던 중 저에게 인상적인 이야기를 해주었던 사람이 있었어요.

저를 알아가고 싶어요.
호기심이라고 하기엔 저의 관심도가 커요.

"왜 알아가고 싶으세요?"

"왜냐하면, 그래야 제가 멘붕과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조금 더 빠르게 나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거든요."

그런데 한 번은 이렇게 얘기를 해주시던 분이 있으셨어요. 이분이 얘기해주신 것은 '나에 대해 아는 것'은 분별력을 갖게 해 주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에 대해 아는 사람'과 '자신에 대해 모르겠는 사람'은 놓이게 되는 상황들에서의 행동이 다릅니다. 흘러가게 되는 다음 상황 또한 많이 다르죠.

그래서 더욱이 타고난 MBTI 성격유형을 찾아드리는 작업을 해드리고 있어요. 체크리스트 문항지가 아닌, 그림검사의 그림들과, 보여주시는 모습들과, 그리고 들려주는 여러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MBTI 성격유형의 본질적인 내용을 담은 성격을 찾아드리는 것에 집중을 해오게 되었어요. 어느덧 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네요.

그동안 심리카페에서 만났던 분들이 3천 명이 훌쩍 넘습니다. 제가 상담해드린 분들의 수를 알 수 있는 건, 상담을 마치고 원하시는 경우에 그린 그림과 상담하며 나눈 이야기를 적은 종이를 카페에 보관해드립니다. 그래서 제가 제 심리카페에서 만나 상담을 해드린 수를 파악하게 됩니다.

그동안 제가 만났던 분들을 생각해보면 어떤 분은 삶을 참 고단하게 애쓰며 부단히 방황하며 분주하고 조급하게 무언가를 합니다. 그런데 또 어떤 분은 삶을 참 자연스럽게 잘 흘러가듯 살아갑니다. 

두 유형의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고단하게 애쓰며 방황하는 분들은 상황을 분별만 하고 자신에 대한 정보 수집에만 몰입해 있습니다. 반면 삶을 자연스럽게 잘 흘러가듯 살아가는 분들은 분별력을 갖고 행동하며 삶을 살아갑니다.

앞으로, 학생 마인드가 아닌, 자신이 중심에 있는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타고난 MBTI 성격유형을 찾고, 어떤 식으로 삶의 일상과 환경을 선택해갈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과 방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드리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