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남동 심리카페 Mar 23. 2022

각 MBTI 유형마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다양한 모습


무엇이든 아는 만큼 사용하는 것 같아요.



며칠 전 MBTI를 활용한 채용 관련 기사를 보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BTI에 관한 몇 가지 지식을 바탕으로 느낌적인 짐작이나 단순한 분석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로 인해 MBTI는 재미로 보는 거, 가볍게 보는 것이라는 인식을 더 갖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특정 MBTI 성향은 지원 불가한다는 채용 공고.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INFP는 지원 불가입니다.라는 식의 채용 공고는 마치 "나는 INFJ야, 너는 ISFP니? 나랑 잘 맞겠는데."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무엇이든 아는 만큼 사용하는 것처럼 MBTI에 관해 잘 모르니 어떤 증명서나 분류표처럼 사용하는 식이죠. 잘 몰라서 헛똑똑이처럼 행동하는 것이죠.


MBTI를 증명서나 분류표처럼 사용하는 모습의 기저에는 불확실성 안에서 상처를 받거나 손해를 입고 싶지 않은 여리고 방어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MBTI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고 싶어서 해보는 경우들도 많으신데, 그 역시 MBTI를 잘 몰라서 그렇게 사용하는 것이라면 의아스러우실까요? 가끔 자신의 MBTI는 스파크 형이라고, 잔다르크형이라고 각 유형에 붙어있는 명칭을 말하시거나 인프피, 인프제라는 식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식의 자기 이해는 과연 무슨 도움이 될까요?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에요.



종종, "사람을 다양하게 보지 않고 16가지 중 하나로 단정 짓는다는 건 말도 안돼요!"라고 하시는 분을 보게 되는데, 정말 말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저도 16가지로 나눠서 "저는 인프피(INFP)예요", "저는 인프제(INFJ)예요"라고 하고, 인프피는 이런 성격 아닌가요? 인프제는 보통 이러지 않나요?라고 물으시는 경우도 많으세요.


이런 말이 어떤 모습의 말인가 하면, 일본 사람은 이러지 않나요? 미국 사람은 이러지 않나요? 강남에 사는 사람은 보통 이러지 않나요? 강북에 사는 사람은 보통 이러지 않나요?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아요.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당신에게, 당신이 정말 싫어하는 사람과 같은 국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면 어떤가요? 네, 그런 거예요. 보이는 것이 16가지의 이니셜로 나뉘어 있는 것이어서, 사람을 다양하게 보지 않고 16가지 중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있죠?라고 느낌적인 짐작과 단순한 분석으로 증명서나 분류표처럼 사용을 하는 것이랍니다. 모든 것은 아는 만큼 사용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 여기에서 그동안 당신이 보지 못했을 것을 보여드릴게요. 우선 MBTI 검사를 해보시면 아래와 같이 성격을 네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서 개인의 성격에 대한 이해를 갖습니다. 막연하게가 아닌,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이렇게요. 이 정도의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도 흔하지는 않죠. 저는 스파크형이예요, 저는 인프제예요, 스파크형의 사람은 어떤 거래요. 인프제의 장점은 뭐고 단점은 뭐래요. 이런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니까요.



이제 여기에서 한 번 더 세분해서 들어갈게요. 긱 성격 구성 요소(외향, 내향, 감각, 직관, 사고, 감정, 판단, 인식)마다 다섯 개씩의 카테고리로 나뉜답니다. 가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죠. "전 외향적이지만 혼자 있는 시간도 좋아해요." 네, 그래요. 외향을 단지 느낌적인 짐작과 단순한 분석으로만 이해하고 있으시면 그런 의문에 빠지게 되죠. 무엇이든 아는 만큼 보이고 사용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ENFP에 관한 이해


여기에서 한 번 더 세부적으로 들어갈 거예요. 다섯 개씩으로 나눈 카테고리 각각을 좀 더 분류해서 세 가지씩 또 나누죠.



단순히 외향인지, 내향인지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아닌, 그리고 단지 어떤 모습의 외향인지, 어떤 모습의 내향인지도 아닌, 접하고 놓이게 되는 상황들에서 에너지의 방향을 어떤 모습으로 사용하고, 어떤 스타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자기다움인 것인지에 대해 단서를 찾죠.


외향과 내향에 관해서뿐만이 아니라, 다른 성격 구성요소들에 대해서도 처음에 보게 되는 16가지 유형과 여덟 개의 구성요소만이 아닌 상당히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세부적으로 되어있답니다.



감각과 직관, 사고와 감정, 그리고 판단과 인식에 관해서도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야기되는 16가지 성격유형과 성격유형을 구성하는 이니셜 여덟 개가 다가 아닌 것만이라도 아실 수 있으셨으면 해요. 느낌적인 짐작이나 단순한 분석, 그리고 헛똑똑이 같은 행동들을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보여드린 것은 기본적인 내용이지, 여기에 어린 시절 어떤 환경, 어떤 분위기에서 자랐고, 지금까지 어떤 선택과 모습으로 살아왔고, 현재는 어떤 환경에서 어떤 삶을 살아내가고 있는지에 관한 내용은 반영하지 않았답니다. MBTI 성격유형을 단지 자신에 대한 이해를 갖는 것보다 자신에 대한 이해를 갖게 단서와 가이드로 활용하는 것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알아가기 위한 작은 한 방법이고 수단이지 각 유형의 특징과 장단점을 아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다고 봅니다.


더욱이 문항지로만 이루어진 검사 결과는 그것이 약식이든 정식이든, 무료든 유료든 보장해주는 것은 없다고 저는 봅니다. 본질은 그렇게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제가 저의 심리카페에서 그동안 수천명의 사람들을 상담해오며 접한 경험에서는 그렇고 그래서 유형으로만 판단하는 모습들이 안타깝습니다.


'무엇이든 아는 만큼 사용한다'는 말에서 '아는 것'과 함께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아는 것만이 아닌 '사용하는 것' 아닐까요? 잘 알기 위함이 아닌, 잘 살기 위함으로 MBTI를 활용하는 것이 지금의 시점에서 MBTI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아닐까요?

작가의 이전글 모닝 커피는 제주도에서, 치아바타는 올리브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