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배달부 키키>
마법하고 그림은 비슷하네. 나도 안 그려질 때가 종종 있어.
정말요? 그럴 땐 어떻게 해요? 사실 전에는 아무 생각을 안 해도 날았는데, 지금은 어떻게 해야 날았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그럴 때는 미친 듯이 그릴 수밖에 없어. 계속 그리고 또 그려야지!
그래도 안 되면 어떡하죠?
그리는 걸 포기해.
산책이나 경치 구경, 낮잠 자거나 아무것도 하지 마. 그러다가 갑자기 그림이 그리고 싶어 지지.
정말이에요?
물론이야.
난, 네 나이 때 화가가 되기로 결정했어. 그림이 너무 재미있어서 잠도 아까울 정도였지. 그런데 어느 날 전혀 그릴 수가 없었지. 그려도 그려도 마음에 안 들었어. 이제껏 그림이 누군가를 흉내 냈다는 걸 깨달았어. 어디선가 본 걸… 난 나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어 졌어.
괴로웠어요?
응, 그런데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전보다는 조금 더 그림에 대해 알게 된 거 같아. 마법도 주문만 외우는 건 아니겠지?
네, 피를 이어받는 거래요.
멋진데, 마녀의 피라! 나 그런 거 좋아해. 마녀의 피, 화가의 피, 요리사의 피. 신이나 누군가가 준 힘과 능력. 그 덕분에 고생도 하게 되지만,
전, 마법이 뭔지 생각도 안 해봤어요. 수련도 고리타분한 것이라고 생각했죠. 오늘 우르슬라가 와서 정말 기뻤어요. 나 혼자선 그저 우왕좌왕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