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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남동 심리카페 Feb 20. 2023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놓치고 있는 것


제 카페에 예약해서 오시는 손님들을 보면 커플이 개인이나 친구들이 오는 수보다 좀 더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좀 더 커플들을 좀 더 많이 상담을 하게 됩니다. 7년 동안 심리카페를 운영하면서 다른 상담사를 두지 않고 저 혼자서만 상담을 해드리다 보니 참 다양한 커플들의 모습들을 보아왔습니다.



생각해 보니 커플들만 3천 케이스는 상담을 해드렸던 것 같네요. 그러다 보니 둘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해 두 종류의 커플로 나누어 볼 수가 있더군요. 분석의 말로 갈등을 풀려고 하는 커플과 그렇지 않은 커플로요.



서로 맞고 틀리고, 옳고 그르고, 어디가 잘못이 되었고 아니고, 일반적으로 이러한 모습은 이상한 것이고 정상인 것이고. 분석의 말로 갈등을 풀려고 하는 분의 모습은 이러합니다. 토론장도 아니고, 논문 심사 자리도 아니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분석의 말로 갈등을 풀려고 하는 분들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러는 것이 둘의 관계에 의미도 없고 도움도 안 된다는 것을요. 그런데 그러한 분들의 성격이라는 것이 그러한 사실을 인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분석으로 논리로 틀린 것이 없고 잘못된 것이 없고, 맞게 되면 그것으로 갈등이 해소된다고 생각을 하죠.



자신이 지금 둘의 관계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모르면서요. 안타깝죠.



공감과 교감은 상대의 말에 동의하고 맞는다고 하고 맞춰주는 것을 말하지 않습니다. 상대가 왜 그런 반응, 그런 말을 했는지에 대해 그 감정을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안 느껴진다면 적어도 살피려고 하고 읽으려고 하는 것 또한 인지적 공감을 하는 모습이죠.



상대의 말을 분석과 지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상대의 표정, 상대의 반응에 초점을 맞춘다면, 둘의 관계에 대해, 그리고 자신에 대해 상대가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에 대한 따뜻하고 고마운 느낌을 주게 됩니다.



타고난 공감 능력이 없다면, 그래서 상대의 기분과 감정에 대해 안 느껴진다면, 그래서 이게 그렇게 기분이 나쁜 일인지 기분과 감정을 평가 판단하는 습성이 있다면, 스스로 인지적 공감을 키워서 이러한 상황에서는 분석과 옳고 그름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지 않고, 기분과 감정을 읽고 살피는 접근을 하는 시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지적 공감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요?


인지적 공감의 구체적인 방법을 알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네요. 구체적인 방법은 없습니다. 갈등 상황에서 분석하는 말이 나오는 것을 멈춰서 내뱉지 않는 것이 첫 번째이고, 상대가 그러한 말과 반응을 하는 기분과 감정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상대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관계보다, 상대보다, 자기 자신이 중요하고, 자신의 습성이 우선인 본바탕이죠. 인지적 공감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알려줄 수는 있지만, 인지적 공감을 하게끔 설득해서 받는 것은 아닙니다.



설득해서 받는다는 것 자체가 상대를 소중하게 생각해서 나오는 모습이 아니니까요.



제 카페에 오셨던 많은 커플들 중에는 상대에 대해, 그리고 사람에 대해 공감과 교감이 안 되는 분들을 많이 봅니다. 그런데 그중에도 관계와 상대를 소중하게 생각해서 인지적 공감을 키우고 싶어 하시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공감이 안 되는 분이라 하더라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세요. 인지적 공감을 키워가면 되니까요. 그러려고 노력할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이 관계를 좋게 만들어 갈 가능성이 있죠.



제가 독서모임을 생각하며 준비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도 이러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랍니다. 마음과 내용만 아는 것보다는 그런 마음의 감각과 근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들이 필요하니까요.



독서모임을 준비하면서 만든 로고를 가지고 작업한 것을 올려드리면서 이번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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