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심리카페에서 새로 준비하고 있는 독서모임을 만들어가는 30일간의 기록과 생각을 담고 있고, 이 글이 여덟 번째의 글이랍니다.)
와, 언니, 이런 사람인 줄 알았지만 진짜 심하네.
아니,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나한테 에티켓을 운운해요?
드라마를 보는데 이런 식의 대사가 나오더군요.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상대가 어떻게 되든 아무렇지 않은 언니를 향해 내뱉는 말이었습니다. 과연 드라마 속에만 있는 모습일까요? 전혀요. 당신이 사람을 미화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본다면 그런 사람들이 보일 것입니다.
우리는 상대의 민낯과 본바탕의 모습을 '유무'로 보지 말고, ' 정도'로 보아야 합니다. 카페에서 상담을 해드리다 보면, 많이들 상대에 대해 "그런 면이 있기는 해요.", "알고 있어요. 그렇다는 거요"라고 말씀들을 하세요.
드라마에 나오는 "이런 사람인 줄 알았지만"이라는 대사처럼요. 그런데 이건 상대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죠. 이 정도로 심한 짓을 아무렇지 않게 할 정도 로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니까요.
타인에 대한 공감이 50 정도 안 되는 사람과 0으로 안 되는 사람은 완전히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모습이 좀 있어라는 식의 '유무'가 아닌, 어느 정도로 아무렇지 않고 뻔뻔한지에 대한 ' 정도'를 보려고 해야 합니다.
그래도 보낸 시간이 있으니깐, 그래도 사람이니깐,
제 카페에서 상담을 해드리다 보면, 실제로 타인의 기분과 감정에 대해 공감이 일어나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다른 사람의 기분과 감정을 분석하고 평가만 하고 있는 사람들'에서 '얼마든지 사람들의 심리와 마음을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취득하는 사람들'까지요.
그건 감정적 연결이 단절되는 경험들을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을 말합니다.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지프스의 형벌>처럼요.
내가 노력하면, 내가 노력하면, 내가 노력하면...
시지프스의 형벌은 언제까지 반복되는지 그려지시나요?
네, 더는 할 기력이 없어서 쓰러져 버릴 때까지랍니다. 처음에는 할만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죠. 저 형벌의 진짜 무서움은 '끝이 없다는 것'과 '내 노력과는 상관없는 무한 반복'이라는 무력감입니다. 그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부터 진짜 형벌이 시작되는 것이죠.
왜냐하면, 혼자라는 외로움과 우울감, 그리고 고립감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정서 반응성이 큰 사람에게는 숨 막힐 정도로, 무기력해질 정도로 힘들죠.
살아가기 위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감정적 연결이 단절되는 경험을 사전에 막기 위해 선택하는 건 이것이죠. 하지만 그 선택에 대해 자신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기대를 하지 말자. 그러면 기분 나빠질 일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