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심리카페에서 새로 준비하고 있는 독서모임을 만들어가는 30일간의 기록과 생각을 담고 있고, 이 글이 열 번째의 글이랍니다.)
최근에 한 유명 여자 유튜버가 남편과 이혼하게 된 것에 관한 기사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진실이 선명하게 드러나게 되더군요. 남편이었던 사람이 바로 그 부류의 사람이었습니다. 소시오패스 스펙트럼의 사람.
다른 것보다, 이 여자분이 이런 말을 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신혼 초부터 비슷한 여자 문제들이 반복돼 왔었거든요. 전 제가 기다려주고 사랑으로 감싸주고 이해해 주면, 가정도 회복되고, 그 사람도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부부 상담도 받고, 극복했던 경험이 있어요.
전 이런 점에서 무턱대고 좋게 풀어가는 식으로 상담하는 상담사들에 대해 참 무책임하거나 상업적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 듭니다. 그리고 소시오패스 부류의 사람을 상담으로 극복했다고 좋게좋게 생각하며 넘기는 모습이 안쓰럽고 안타깝게 느껴진답니다.
한 범죄 심리학자가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약탈자(프레데터,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들)들은 아무나 사냥의 대상으로 삼지 않습니다.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약자, 잘 걷지 못하는 이들을 골라서 약탈합니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약자와 잘 걷지 못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그래서 순진한 인상, 멀끔한 모습으로 접근해 거짓말하고 이용해먹는 약탈자들을 뿌리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그리고 그런 터무니없는 행각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소시오패스 스펙트럼의 존재들에게 당하고 그들에게서 벗어나오는 것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면, 사회적으로 성공을 하고 인정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있다는 것을 심리정서적 교감과 관련해서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사회적으로는 성공을 하고 인정을 받으며, 그래서 주위에 사람들도 많고 인기가 많다 하더라도, 밝고 긍정적이고 능력 있고 인기 있는 모습이 아닌 모습이어도 된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어떨까요?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이어도 되는 것이 아닌 관계들이 피상적으로 많이 쌓여 있는 모습이라면, 누구하고도 친밀한 관계, 이해를 받을 수 있는 관계를 맺고 있지 못함을 말합니다. 누구보다도 사람들 속에 있지만, 사실 그 속에서 완전히 혼자란 텅 빈 마음으로 있기에 정작 하고 싶은 대로 생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이 현대 사회에서 잘 걷지 못하는 사람의 모습이죠. 이건 이래서 어쩔 수 없고, 저건 저래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기 자신보다는 보이는 자신에 갇혀 사는 것이니 말이죠.
그러한 결핍을 파고들면 속수무책으로 당하죠. 그리고 그들은 행동이 무책임하기 때문에 거침없이 적극적이다 보니 자신은 이래서 이러지 못하고 저건 저래서 저러지 못하는데 그들의 거침없는 모습이 너무 속 시원하고 멋있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때론 그들이 이러한 분들에게 크게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들의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해버리는 것만으로도 유혹이 되는 것이죠. 큰 노력 없이. 그래서 더 자연스럽다 느껴지게 되기도 합니다.
그들의 정신과적 진단명은 ‘반사회성 성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입니다. 그들의 이런 터무니없는 행각이 가능한 이유는, 그들이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는 공감 능력의 결여를 가지고 있어서입니다.
그게 어느 정도의 수준인가 하면, 상대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상대의 고통에 상관없이 자신의 욕구를 추구할 정도로 공감이라는 기능이 작동을 안 합니다.
'상대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힘들었을까, 얼마나 슬펐을까, 아팠을까, 안쓰럽다, 안타깝다.'
그들은 이런 마음이 안 드는 존재들입니다.
안 믿어지시나요? 뉴스에 나오는 살인마들이나 그럴 것 같으신가요? 당신의 그 사람은 그냥 조금 서툰 것 뿐인 것이 맞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