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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남동 심리카페 Feb 23. 2023

무책임할 것인가? 책임질 것인가? (의사 결정 마비)



10일 전쯤 올렸던 글에서부터 이번 글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며칠 전, 무기력과 관련한 글을 올렸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에 하나의 댓글이 달렸었습니다. 이 댓글을 보고 저는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해보게 되었답니다. 일상의 무기력에 관한 내용을 썼던 글로, 끝없는 무기력에 빠져 있는 경우, 그 무기력에서 벗어 나오기 위해 필요한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것에 관한 글을 남겨드리면서, 제가 꿈꾸는 독서모임을 실현하고 현실화시켜 가는 모습과 생각들을 30일간 올려드리기로 했었죠. 매일매일 일기를 써본적이 없던 저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긴 하네요. ^^


진행 과정, 진척 사항에 대한 기록보다는 제가 바라는 독서모임의 모습이나 독서모임을 만들려고 했던 이유에 대한 짧은 언급이 담긴 글들로요.


하루하루 계속 생각하고 준비하고 진행을 시키고 있는데, 그것을 보여주기식의 보여주기로 담기가 그래서 진행을 시키는 것에 집중을 하고 있답니다. 보여주기식이나 연출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닌, 진짜만을 담고 싶었으니까요.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진짜 과정이 무기력에서 벗어나올 수 있는 것이지,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척하는 것은 무기력만 더 강화시키니까요. 가짜 이야기에 무슨 의욕과 집중이 생기겠어요?



가짜에 정성을 들이고 집중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없겠죠. 그런데 우리는 왜 꾸미고 연출된 모습의 이야기를 놓지 못하는 걸까요? 결과가 좋지 않을 것에 대한 염려나 두려움 때문은 아닐까요? 민망하고 창피해질까 봐?



저는 좀 그런 면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한 생각보다 정말 해보고 싶은 것, 만들어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냥 해요. 한 가지 생각을 갖고요. 그 생각에 관한 이야기를 해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왜 진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부담스러워할까?



'의사 결정 마비(Decision inertia)'라는 것이 있습니다.



의사 결정 마비?




의사 결정 마비라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잘못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마비되어 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현실에서 나타나는 모습으로는 크게, 1) 결정 자체를 아예 내리지 않는 결정 누락과 2) 결정을 내리는 것을 미루거나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선택 전가가 있죠.



확실한 결과가 보장된 결정, 누구의 지적도 받지 않을 확신에 찬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결정을 하고 선택을 해서 상황 안으로 들어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예 결정 자체를 안 하고, 계속 회피하고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식으로 가는 것이죠.



'만약에 이랬다면?'이라는 말들에, '그때 그러지 않았다면?'이라는 생각에 부담감이 커서, 후회할 것이 무서워서, 책임지게 될 고통이 두려워서 포기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선택을 안 하겠습니다.



어찌 보면 현명하고 세련된 모습 같지만,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 그렇게 상냥하고 친절할까요? 적어도 제가 살아왔고 살고 있는 세상은 저를 여러 가지 보호 속에서 기다려주고 존중해 주지는 않던데요. 주어진 상황을 풀어내가야 했고, 불확실성 안에서 내려야 했던 선택들이 대부분이죠.


이렇게 결정을 하면 일어나게 될 수많은 가정의 시나리오들이 있는 상황에서, 그런데 그 어떤 것도 보장되고 확실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당신이 선택을 해야 다음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 아니던가요?


그래서 멈춰있는 세상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들을 방법이라고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참 그래요. 저런 건, 참 마일드한 상황이나, 딱히 저런 말이나 방법이 없어도 어느 정도 잘 살아가고 있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효과적인 것인데 하면서요.


원칙과 매뉴얼, 솔루션은 필요하지만, 그것은 예측되는 범주 안에서, 선형적인(linear) 한 상황에서 효과가 있는 것이지, 예측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아닙니다. 당장 무질서하고 불확실한 상황이 터지게 되면 상황 상황마다 스스로 판단해서 선택을 해야 하죠. 확실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요. 아무도 그 선택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요.




그래서 어쩌라고요?


그 어떻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기 위해 <소방관의 선택>이라는 책을 갖고 들려드리고자 해요.


실제 영국의 여성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는 사브리나 코헨-해턴이 쓴 책으로, 20년 동안 소방관으로 일하면서, 그리고 소방 구조대의 소방대장으로 일하면서 놓이고 겪었던 것들을 바탕으로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무엇보다 결단력 강하고 강직한 성격의 사람이라기보다 너무도 섬세한 성격을 가지고 있음이, 책 속에 너무도 잘 담겨 있답니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참지 못하고, 누군가 때 이른 죽음을 맞아야 한다는 불공평함에 괴로워한다. 그래서 그런 불행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리고 낯선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속으로 뛰어들어간다. 우리는 헌신적이지만, 모두들 가끔은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래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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