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심리카페에서 새로 준비하고 있는 독서모임을 만들어가는 30일간의 기록과 생각을 담고 있고, 이 글이 열두 번째의 글이랍니다.)
내 결정이 맞지도 틀리지도 않다는 것이 진실이야.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덜 나쁜 선택이고,
그리고 난, 나의 선택에 책임질 준비가 됐어.
이렇게 비장한 생각을 갖고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머릿속에 생각하는 연남동 독서모임이라는 것을 실행시키기 위해 스스로 판단해서 선택을 한다는 것은 이것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어떨지 모르는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물어볼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이게 맞는 것인지 괜찮은 것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택들을 해야 하니 말이죠.
사실, 저는 이런 경험이 처음은 아닙니다. 한 예로 지금 저의 심리카페 역시 그렇게 만든 것이었으니 말이죠. 카페의 인테리어도 인테리어 업자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검색하고 주문하고 어떤 것은 직접 을지로에 가서 사기도 하고, 카페의 모든 인테리어 관련된 것은 직접 혼자 다했었으니까요.
그게 무척 힘들고 수고스럽다는 걸 알기에 정말 해보고 싶은 것이 아니면 시작을 안 하게 돼 곤 했죠.
또한 지금 제가 심리카페에서 해드리고 있는 그림 검사와 상담을 바탕으로 MBTI 성격유형을 다시 찾아드리고 고민 상담을 해드리는 방식도 어디에 나와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그동안 계속 보안하고 수정해가며 완성도를 높인 결과죠.
이 두 가지가 지금 제가 '연남동 독서모임'을 대하는 모습이랍니다. 기존의 무언가를 카피해서 안전하게 위험요소를 줄여 선택하기보다 스스로 만들어보고 싶은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죠.
며칠의 시간 동안 계속 시간을 들여 생각했던 것이 두 가지인데, 하나는 제가 바라는 독서모임의 실제 시간을 어떻게 구성해서 진행하는지와 다른 하나는 어떻게 홍보를 할지였습니다.
우선, 기존에 없는 독서모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하는 것이, 저는 책을 읽는 시간이 아닌, 나를 읽는 시간, 상대를 읽는 시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생각하고 있는 두 메뉴 중 한 가지인, 한 시간 독서모임은 시작해서 30분을 지금까지 7년 동안 해오고 있는 그림 검사와 컬러 테라피를 독서모임에 오신 분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나머지 30분의 시간은 오픈 주제로 오신 분들에게 궁금한 주제를 물어보고, 가장 포괄적인 내용을 주제로 잡아 진행하려고 합니다. 방식은 카페 안에 있는 책들 중 궁금해하시는 내용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책을 가지고 그 책에 관한 내용과 그 안에 있는 내용을 들려드리며 제가 그동안 상담해왔던 경험도 함께 접목해서 대화를 식으로요.
그 시간 역시 그림 검사 내용과 컬러 테라피 내용과 함께 독서모임에 오신 분들이 자기 자신과 또는 함께 오신 분이 있으시다면, 함께 오신 분에 대해 읽고 이해하실 수 있게 가이드 해드리는 역할을 해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독서모임은 상담보다는 신기하고 흥미로운, 의미 있고 재미있는 나들이와 데이트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고 있죠. 연남동이라는 동네가 가지고 있는 특징처럼요.
홍보 관련해서는 다음 글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어 드리려고 하는데, 오늘은 오늘 오전에 작업한 것을 보여드리는 것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저는 제 독서모임의 가제를 '안전가옥'이라고 잡고 있답니다. 가장 상징적이고 함축적인 표현을 찾고 찾다가 잡은 것이죠. 나를 읽을 수 있게 해주고, 읽어나가며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곳, 그런 곳이 제가 바라는 곳이거든요. 자기 자신을 원하시면 얼마든지 익명성 안에 있다가 가실 수 있기도 하고, 지치고 다치고 방황할 때도 언제든 오실 수 있게요.
그래서 가격도 제가 상담해 드리는 비용에 비해 많이 낮춘 금액을 측정해놓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상담을 받고 또 방문하시는 분들이 깊은 상담이라면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물어보고 싶은 간단한 고민이라면, 독서모임이라는 시간을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으로요.
그래서 '안전가옥'이라는 표현과 '연남동 독서모임'이라는 것을 넣은 현수막을 주문을 해서 카페 창문에다가 달았답니다.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 오신 분이시라면 보실 수 있게요.
무엇보다 제 카페는 위치가 사실 상당히 좋거든요. 골목 안에 있는 것이 아닌, 경의선 숲길 메인 라인에서 분수대가 있는 곳에 바로 있어서 ^^
그런데 무척 큰 사이즈의 현수막을 주문해서 붙이다 보니 홍보를 위한 노출의 효과는 있는데, 제가 느끼는 민망함, 부끄러움, 창피함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내향적인 성격인데 무언가를 저지르다 보니 겪고 견뎌야 하는 일들을 자꾸 만들곤 하는 신기한 생활을 하곤 하죠.
그래서 독서모임을 알리기 위해 붙인 현수막의 사진을 보여드리면 이렇답니다.
7년을 생활하면서 저기에다가 전체를 가릴 정도의 현수막을 붙여볼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독서모임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생각하다가 어느 날 문득 떠올랐어요. 저기 저 부분 전체를 가릴 정도의 크기를 현수막으로 붙이면 광고판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고요.
그런데 2층 밖에서 붙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사다리차를 불러야 하는데, 사다리차를 한 번 부르는 데에 비용이 몇 만원 정도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다시 또 생각하고 생각을 했죠. 며칠 동안을. 뭐 방법이 없으면 그 비용을 내서라도 할 생각이었지만요.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안에서 사부작사부작하면 설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주문을 하고, 어제 드디어 현수막이 왔었답니다.
현수막이 온 건 어제였는데, 낮 시간에 하자니 뭔가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오늘 아침 일찍 나와서 작업을 했었답니다. 계속 '정말 될까?'라고 생각을 하면서요. 그런데, 머릿속으로 구상한 대로 되더라고요.
그리고 그쪽 면에 블라인드를 설치했던 것을 내리니 카페 안에서도 나름 아늑한 느낌이 들고요. 오른쪽 창문을 닫고 홍보할 수 있는 광고판을 얻는 선택을 한 것이죠.
막연하게 바라기만 하기보다 되게끔 현실화를 실현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선택을 하는 것이니까요. 물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몰라요. 그다지 막 확신이 강한 것도 아니고요. 다만 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들과 정성을 들여서 일단 3개월이라는 시간을 들여보려고 하고 있답니다.
폴딩도어를 전체 개방을 하면 참 좋긴 좋았는데... ^^ 원래 저기 폴딩도어가 있는 면이 폴딩도어가 아니었어요. 그냥 통창이었죠. 그런데 전 탁 트이고 개방된 느낌을 좋아해서 폴딩도어를 알아보고 폴딩도어로 설치를 했던 것이었죠.
날씨가 풀리면 제 카페 바로 앞에 분수가 나와요. 그러면 분수 모습과 소리가 참 매력 있거든요. 뭐 일단 잠시 그런 순간은 안녕하기로 하고요.
다만, 좀 더 글자가 잘 보이게 팽팽하고 현수막이 펼쳐졌으면 좋겠는데 정말 저 상태가 최선이었어요. 혼자 정말 낑낑대면 했던 것인지라. 그리고 처음에 '정말 될까?'란 생각이어서 그런지, 일단 저 정도 된 것만으로도 뭐, 타협하게 되더라고요. 적어도 흉하지는 않으니까요.
그럼, 다음에 다른 진행과 생각들에 관한 내용을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