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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남동 심리카페 May 12. 2023

말만으로 누군가의 상실과 낙담이 치료되기는 어렵습니다.

안녕하세요, 숲길 작은 비밀장소, 연남동 심리카페의 도인종입니다. 저는 이곳에 길을 잃거나 놓친 분들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답니다.



누군가 울먹이며 말할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위로의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지는 경험을 해보신 적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예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쪽을 택하기도 하죠.  


위로를 어떻게 해주면 좋은지 알고 싶거나, 가까운 사람에게 위로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려주고 싶으신 분을 위해 켈시 크로의 <제대로 위로하기>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들을 읽어드리고자 해요.


저자는 우리가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할 때 막막해지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는 어떤 말을 한다고 해도 나아질 수 없는 몇몇 상황이 실제로 있습니다. 아이를 잃은 어머니나, 남편이 암 진단을 받은 아내의 고통을 낫게 해 줄 특별한 말은 없습니다. 



말만으로 누군가의 깊은 상실과 낙담이 치료되기는 어렵습니다. 남을 위로하는 일에 완벽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완벽한 위로라는 것은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에 완벽한 위로의 말이란 없다면, 




그렇다면 말 이외에 도움을 주는 행동들은 어떨까요? 


그래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보다, 무엇을 해줘야 할까를 고민한다면 어떨까요?




생각하지 못했던 끔찍한 일이 가까운 사람에게 일어났을 때, 그것에 어색하게 대처하며 어물쩍 넘겨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그보다는 나은 대처를 해야 합니다. 




'누군가를 돕는 것'   vs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



누군가를 돕는 것과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의 차이를 파악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위안을 주는 기본자세를 갖추는 것의 시작점입니다. 


더 나아가 힘들어하는 사람을 걱정만 하는 것을 넘어서, 실제로 상대방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상대에게 실수하거나 잘못하게 될까 봐, 그걸 두려워하는 대신, 상대방을 도울 수 있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힘든 시간을 맞게 되었을 때, 곁에 사람이 존재한다는 그 사실만으로 실질적인 위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다른 사람의 일에 참견하고 개입하는 것이 아닙니다. 힘든 시간을 맞고 있고 놓여 있는 사람에게 곁에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혼자 방치된 것이 아님을 일깨워주는 것입니다.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마치 내가 짐이 되는 것 같아서 싫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한창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는 자신이 남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자격이 전혀 없는 것 같아 마치 짐이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통 때라면 도움을 요청했을 것도, 도움을 청하기보다 조용히 혼자 고통을 감내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고통을 겪는 사람은 어떤 문제가 심각해질 때까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모른 채 지내기가 쉽습니다. 어느 날 문득, 지난 사흘간 콜라와 젤리로만 끼니를 때웠다는 사실을 깨닫는 식이죠.


눈 밑 다크 서클이 점점 더 진해진다거나, 싱크대에 설거짓감이 쌓이고 있다는 사실 같은 것을 다른 사람들이 먼저 알아차릴 때가 많습니다. 




며칠을 연달아 울기도 하고, 멍한 상태로 있고, 몇 주 동안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그러면서도 주변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게 힘든 기색을 감추려고 하는 모든 행동이 더 당사자를 지치게 만듭니다. 


허물어져 돌무더기 잔해가 되어버린 자신의 삶을 앞에 두고 그저 울고 있는 상태라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 자체가 고통스럽고 무의미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그런다고 지금 뭐가 달라진다고,’


어쩌면, 이런 생각이라도 하고 있으면 고마울지도 모릅니다. 많은 경우 그냥 놓아버리고 멍한 상태로 있기도 하니까요. 어떠한 의지와 판단 자체도 놓은 것이죠.


이런 경우, 특히 그들이 요청하지 않아도 다가가서 도와주겠다고 말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위안은 누군가의 일에 참견하는 것이 아닌, 도와주는 것이니까요. 


말로 실수할 것 같아서, 괜히 불쾌하게 만드는 행동을 할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면, 이 사실을 기억했으면 해요. 



도움이 필요한 그들의 마음은 당신의 그 모든 걱정보다도 몇 배나 힘들 거라는 사실을요.



그리고 


누군가를 돕는 것은 참견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요.



돕는 것과 다르게 참견하는 것은, 너무 많은 조언을 하거나, 적절하지 않은 제안들을 해주는 것,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 옆에서 자꾸 뭔가를 해주고 싶어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지금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사람에게 당신이 건네는 제안과 생각을 따라야 한다는 ‘의무감을 주지 않도록 신경 써줘야 합니다. 대신 그 사람에게 지원해 주세요. 


자신의 의견과 판단 안에 매몰되어 참견하는 것(참견하기)이 아닌, 고통에 빠진 상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관찰하고 살피며 지원해 주는 것(돕는 것)이 조심스러운 도움입니다.


누군가의 일에 참견하는 것이 아닌, 조심스럽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었다면,

도움의 손길을 내밀다가 설령 실수를 하더라도, 아예 돕지 않고 있는 것보다는 낫답니다. 







숲길에 있는 작은 비밀장소의 보관할 적절한 런닝타임과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과 내용 전달에 초점을 맞춰 콘탠츠로 제작하기 위해 부분부분 각색하고 다듬었고, 저의 생각과 경험을 보테었습니다. <제대로 위로하기>라는 좋은 책을 내주신 켈시 크로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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