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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남동 심리카페 May 15. 2023

우울과 불안으로 힘들어 하는 분에게 이렇게 위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숲길에 있는 마음약방, 연남동 심리카페의 도인종입니다. 저는 이곳에 길을 잃거나 놓친 분들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답니다.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힘들어 하고 있다면 어떻게 위로를 해주면 좋을까요?


소중한 존재는 소중하기에 소중하게 대해야 합니다. 소중한 존재는 그렇게 대해야 합니다. 특히 그 소중한 존재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힘들어 하고 있다면, 더욱 그러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해, 윤정은님의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라는 책에 나오는 위로에 관한 부분을 바탕으로 알려드리고자 해요.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인 중 여럿이 우울증과 공황장애, 불안장애를 앓고 있다. 밀려오는 무기력과 우울감을 스트레스가 원인이라 치부하며 아픈 마음을 방치해 병을 키워 간 결과이다. 


극복할 방법을 알고 있다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바삐 사느라 마음의 병을 돌볼 시간을 내지 못한다. 아니, 마음에 병이 들었단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루는 공부만 하던 K가 벤처 기업 창업 후 공황장애를 앓아 모든 걸 놓고 싶다고 한다. 어떤 위로를 건네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친구나 가족이 대수롭지 않게 던진 위로의 말에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더 큰 상처를 받는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공황장애로 힘들어 하고 있는 분이 상처받지 않게 하지 말아야 하는 위로의 말 여섯 가지에 관해 말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는 "힘내"라는 말이다. 힘이 없는 사람에게 힘내라는 말이 하지 말아야 하는 위로의 말이라는 것에 이해하기 힘들어 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자. 위로는 당신 중심적인 분석과 판단이 아닌, 상대의 상태와 상황을 중심에 놓고 봐야 한다. 


이미 힘을 낼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의 동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듣게 되는 "힘내"라는 말은 지금 내가 어떤 상태, 어떤 상황인지 이해받지 못하는 기분이 들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힘내"라는 말보다는 "힘들었겠다."라는 공감의 말이 더 도움이 된다.




두 번째로는 "네가 감정을 잘 다스려야지"라는 말이다. 이 역시 틀린 것이 없는 말인데 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미 생활에 집중력도 떨어지고 불면증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면,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있는 자기 자신이 더 착잡하고 서럽게까지 느껴진다. 


나도 그러고 싶은데, 그게 안 되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위로의 말을 한 당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듣는 사람은 더 자존감이 떨어지기 쉽다.




세 번째는 "가족을 생각해"이다. 조언하는 이의 의도와 다르게 자신을 책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로가 필요한 상황에서 문제 해결적인 조언은 그 말이 맞고 틀리고, 그 의도가 좋고 나쁘고에 상관없이 당사자를 더 고립시키고 더 갈 곳 없게 만든다. 




이 외에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네가 생각하기에 달렸어. 생각하기 나름이야.", 그리고 "어떤 심정인지 알아" 등이 있다. 이 세 가지 위로가 우울증과 공황장애, 불안장애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을 더 힘들게 만드는 이유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 쉽게 말을 한다는 것이다.' 매우 무례하게까지 느껴진다. 


경험해 보지 않아 우울증으로 인한 상태와 불안장애로 인한 신체화 증상을 과소평가하고 있어야 나오는 말인 것이다.


저는 그래서 특히 위의 세 가지 말을 하지 않아요. 그 상태, 그 신체화 증상이 어떤 것인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저러한 말이 어떤 기분 감정을 갖게 하는지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하고 싶지도 않고 실제로 하지도 않죠.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가 더 있는데,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불안쟁애에 걸린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지, 위로해주고 조언해주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울증의 원인과 증상은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서툰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조심히 들어 주는 편이 낫다.


저자 역시 상대방이 경험해 보지 않은 일에 대해 버거움을 토로하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살아"란 말에 한 순간 입과 마음이 동시에 닫힌 경험이 있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살겠지만 이번 생에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고 버거운 상황에서 유난 떨지 말라는 식의 조언은 마음을 다치게 만듭니다. 다치고 싶지 않아 마음을 닫는 것이죠,



정말 힘들었겠다



라며 말없이 안아주고 공감해 주는 따뜻한 눈빛이 백배는 고맙다.


주변에 누군가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면, 섣부른 위로의 말보다 도닥임과 공감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어쩔 수 없어서 어쩔 수 없게 있는 상태를 분석과 논리로, 해법과 솔루션의 말을 왜 하는지 자기 중심적인 설명과 설득하지 말고, 상대를 중심에 두고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일 K를 만나면 어설픈 위로의 말을 건네기보다 따뜻한 밥을 사 주면서 그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줘야겠다. 늘어놓는 분석과 솔루션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니까. 그에게 도움이 되는 위로를 연습해 본다.







숲길에 있는 작은 비밀장소의 보관할 적절한 런닝타임과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과 내용 전달에 초점을 맞춰 콘탠츠로 제작하기 위해 부분부분 각색하고 다듬었고, 저의 생각과 경험을 보테었습니다. <하고 싶은 대로 살아도 괜찮아>라는 좋은 책을 내주신 윤정은 작가님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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