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세련됨이 아닌,
시골이어서 볼 수 있는 자연스러움에
신기해지는 곳이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심리카페는 서울 홍대입구역에 있는 연남동에 있답니다. 사는 곳은 신촌역 근처이죠. 그래서 더 도심이 아닌, 시골이어서 접할 수 있는 것들에 특별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어쩌면 그동안 계속 필요했었던 쉼과
무언가를 안 하고 있어도 되는 여유로움, 그 쉼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바로 유럽의 시골이 떠오르게 되는
우리나라의 작은 알프스,
'서산 한우목장'입니다.
탁 트인 푸른 초원이 주는 느낌은 그동안 저에게 필요했었던 것이 이런 것이었음을 깨닫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탁 트인 푸른 초원이 주는 드넓은 느낌은 저에게 하나의 노래 가사가 떠올랐어요.
이미 지난 일이야.
삶의 반직선 위의 점일 뿐이야.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일이야.
어른이 되는 단지 과정일 뿐이야.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 중에서
반직선이란,
한쪽 끝은 정해졌지만,
다른 한쪽 끝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무한히 뻗어나가는 직선과
같은 성질을 지니고 있는
반쪽의 직선.
양쪽 모두 무한히 뻗어나가는 직선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 선.
'반직선 위의 점일 뿐이야'라는 말이 떠올랐던 것은
아마 '뭘 그런 걸로 고민하고 있어?'라는 말이 지금의 저에게 필요했던 말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괜찮아.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어.'
'일어난 일은 흘러가게 되는 거야. 그게 삶의 다가 아니야.'
탁 트인 초원의 드넓은 모습이, 그리고 그 위로 나 있는 심플하지만 선명한 길이 저를 이끌어준 곳은 또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는 삶의 모습에 대한 영감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산 한우목장에는 '서산 목장카페'라는 곳이 있어요. 서울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한우목장이 주는 여운을 편안하고 여유롭게 음미할 수 있어서 이곳의 모습도 올려드려요.
카페 앞에는 순둥순둥하게 생긴 어른 소 두 마리와 송아지 한 마리가 있어요.
카페 안에서 보게 되는 목장의 뷰가 참 좋더라고요.
푸른 초원이 햇살을 맞으니깐 마음에 마사지를 해주는 것만 같았어요.
보통 아메리카노를 마시는데 한우목장에 와있다 보니 라테를 시키게 되더라고요. 창밖에 보이는 소가 재밌게 느껴지는 것도 좋았고요.
초원과 햇살이 소 모형물에 대해서도 관대해지게 되더군요. 거기에 그렇게 있어줘서 고마운.
지치고 무표정하게 만드는 환경과 사람들 속에 있을 때에는 가지기 힘든 여유로움을 계속 마인드와 의지로 극복하는 것보다 좋을 수 있는 환경을 접하게 해주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나은 생각과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주니까요.
#서산, #서산한우목장, #서산에서일주일살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