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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남동 심리카페 Oct 20. 2024

그분 상담 영상이 올라가고 찍은 월매출 천만 원


<말하는 대로>


8년의 시간 동안 연남동 심리카페를 하면서 참 다양한 일들을 겪었었습니다. 그중 신기했던 일들은 방송에 나가고 연예인을 만나 상담을 해드린 일인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었으니까요. 



방송에 처음 나가게 된 것은 제 심리카페의 위치가 연남동 경의선 숲길 중앙에 분수대가 있는 2층이라는 좋은 위치에 있고, 카페 박으로 보이는 뷰가 예쁘고 인테리어도 분위기가 괜찮게 만들어져서 그런지 제 심리카페의 첫 방송 출연은 카페를 열고 두 달 정도 되었던 늦은 여름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녁 시간에 젊은 남녀 여러 명이 제 카페에 들어왔고 잠깐 이것저것 보시더니 혹시 이번에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 첫 촬영 장소로 제 카페를 섭외가 가능한지를 물어보았습니다. 후보 장소 중 하나로 넣고 싶다며 괜찮은지를 물어보았죠. 아직 확정은 아니고 며칠 뒤 결과가 나오면 알려주겠다고 했고, 며칠 뒤 제 카페가 최종 촬영 장소로 확정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그렇게 첫 방송 촬영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던 것이 JTBC에서 했었던 <말하는 대로>였었습니다. 첫 방송 장소였던 연남동 편에서 연예인 분들이 대기장소로 사용되었던 곳이 제 심리카페였었습니다. 연예인들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도 신기하고 방송에 제 카페가 나오는 것도 신기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날 오셨던 분이 PD님과 작가님과 몇몇 스태프 분들이셨어요. 원래는 제 카페는 섭외 장소 리스트에 없었는데, 지나가시다가 제 카페의 위치와 모습이 매력 있어서 들어와 보게 되었다고 하셨었죠. 



방송 촬영이라는 것이 이렇게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이구나라는 것을 느꼈었습니다. 나는 나대로 있었는데 누군가에게 매력 있고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것일 수 있구나, 일이라는 것이 이렇게 진행될 수도 있는 것이구나를 경험해 보게 되었었습니다. 





상담했던 분을 영화관에서 나오는 CF에서 보다


연남동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보니 연예인처럼 예쁘시고 멋있고 세련된 분들을 뵙게 되곤 했었습니다. 그런 분들 중에서도 사람이 이렇게 예쁠 수도 있구나 싶은 분들도 있었죠. 커플로 오셨던 분이셨는데 참 보기 좋고 매력 있는 커플이셨었습니다. 남자분은 제가 본인을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셨는데, 죄송하게도 진짜 몰랐었습니다. 



두 분은 만족해하면서 가셨고, 두 분이 가고 난 후에 한번 핸드폰으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근데 방송에도 꽤 나오시고 유명한 분이시더라고요. 함께 오셨던 분 역시 유명한 분이셨고요. 기사들에서도 두 분이 공개 연애 중인 것으로 나와 있었고요. 그런데 두 분 다 대중적이라기보다는 신비로운 존재들이셔서 더 신기하게 느껴졌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신기했던 일은 며칠 뒤 영화를 보러 간 영화관에서였죠. 영화관에 들어가 자리에 앉아 영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고, 스크린에는 CF들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근데 CF에 나오는 너무 예쁜 여자분이 낯이 익는 것입니다. 내가 저런 사람을 알리가 없는데 왜 익숙하지 하고 있는데, 그때 떠올랐었습니다. 그때 오셨던 분이라는 것을요. 티브이나 핸드폰이 아닌, 영화관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서 모습을 보니 너무 신기했었습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현실이라는 공간 안에서, 이런저런 프라이빗한 내용의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게 느껴졌었습니다. 



특별해 보이는 존재들도 특별하시기는 하지만, 특별함 안에 평범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고민과 사연들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분들의 예쁘고 멋있게 꾸며지고 신경 쓴 모습이 아닌, 일상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그리고 피상적이지 않은 이야기들을 알게 된다는 것이 심리카페를 운영하면서 갖게 된 너무도 신기하고 특별한 경험이었었습니다. 





방송에서 오은영 박사님에게 상담을 받았던 분을 내 심리카페에서


제 심리카페에 오시는 연예인 분들 중에는 유튜브 촬영으로 오시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아마 그림검사와 컬러 테라피가 주는 시각적인 부분이나 타고난 MBTI 성격을 찾아 설명해 드리는 것이 대중적이어서 그럴 수도 있고 많은 분들이 우시고 간다는 말에 흥미로운 유튜브 콘텐츠로 매력 있게 느껴지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전에 심리상담소나 정신과에서 심리상담을 받아보신 적이 있는 분들에게 있어서는 여기는 어떨지 궁금함을 갖고 오시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심리카페에 오신 연예인이 전에 상담을 받았던 분이 유명한 분이라면 어떨까요?



A라는 연예인 분이 첫 번째로 제 심리카페에 오셨던 것은 유튜브 촬영이었습니다. 그림 검사 그림을 그리게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A 씨가 이렇게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저 심리상담받는 거 두 번째예요. 전에 오은영 박사 님에게 상담을 받았었어요. 그때도 그림 검사 그림을 그렸었어요." 



A 씨의 그 얘기를 듣고 순간 속으로 부담스러워졌었습니다. '다른 분도 아니고 오은영 박사님에게 상담을?' 저도 사람인지라 의식이 되었습니다. 그냥 전에 심리상담을 받은 적이 있어요 라는 말을 들을 때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오은영 박사님이라고 특정해서 이야기하니깐 괜스레 신경 쓰이게 되더라고요. 



상담이 끝나고 A 씨가 가고 나서 핸드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정말 오은영 박사님이 나오는 방송에 출연했었더라고요. 내가 상담한 분을 티브이에서 보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제가 보고 이야기 드린 것과 오은영 박사님이 이야기하셨던 것이 겹치는 것이 많은 것도 신기했었습니다. 



그리고 더 신기하고 감사한 일은 며칠 뒤에 A 씨가 개인적으로 예약해서 방문하셨던 거였죠. 이번에는 부모님과 함께요. 그리고 며칠 뒤에는 A 씨의 매니저라며 전화를 해서 자신도 받아볼 수 있는지를 물어보시기도 했었습니다. 너무 추천해 주셔서 자기도 한번 궁금해서 받아보고 싶다고요.



예전에 누가 그런 얘기를 했었는데, 음식이 좋았는지, 안 좋았는지는 먹고 난 이후의 그릇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제가 만들어 드린 시간이 어땠는지를, 그것도 제 심리카페 방문하기 얼마 전에 유명한 상담가에게 상담을 받은 경험이 있는 분이 어떻게 느꼈는지를 A 씨의 모습을 보며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나름 좋은 시간을 만들어 드리고 있구나 하고 뿌듯해졌었습니다. 저저에게 상담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정도로요. 





송은이 님 상담 영상이 올라가고 찍은 월매출 천만 원


8년의 시간 동안 신기하고 감사하게도 많은 연예인 분들을 상담해 드렸었습니다. 방송 촬영으로 오셨던 분들도 계시고, 개인적으로 오신 분들도 계시고요. 그런데 저에게 있어서 연예인들의 연예인과 같은 분은 송은이 님이었습니다. 정말 좋은 분이셨고, 오랜 기간 연예인으로서의 삶을 잘 살아내가고 있는 모습이 젊은 연예인들에게 시간이 흘러도 저렇게도 살아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가 그 한 이유였습니다. 



저는 송은이 님에 대해 유재석 님과 친하고 김숙 님과 가까운 연예인으로 알고 있었죠. 송은이 님을 만나기 전에는 그전에 제 심리카페에 오셨던 다른 연예인들과 저에게는 큰 차이가 없는 분이셨었습니다. 그런데 PD님과 작가님이 송은이 님이 오시기 전에 저에게 해주시는 말부터 특별했었습니다. 



"요즘 대표님이 많이 바쁘시고 지쳐있으신 것 같아서 일부러 오늘 여기를 신청해서 온 거였어요. 우리 대표님이 잘 좀 부탁드릴게요." 



송은이 님 같은 경우는 본인의 회사인 비보티비에서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PD님과 작가님이 송은이 님이 운영하는 회사의 직원인 것이었죠. 그런데 회사 직원인 분들이 대표님을 진심으로 이렇게 마음 써주시고 신경 써주시는 모습을 보며 송은이 님이 어떤 분 일지 더 궁금해졌었습니다. 



평소 제가 해드리는 대로 진행해 드리면서 송은이 님에게 제가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는 작은 시간을 만들어 드리려고 했었습니다. PD님과 작가님의 부탁 때문이 아니고, 송은이 님이 얼마나 섬세하고 좋은 분이신지가 너무도 잘 보이고 느껴져서 그런 모습을 오래 잘 지켜가셨으면  하는 바람이 컸었거든요. 



그렇게 촬영을 했었던 때가 작년 12월 초였고, 영상은 12월 말에 올라갔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예약 문의가 쏟아졌었습니다. 상담을 하고 핸드폰을 확인해 보면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이 와 있고, 예약 신청도 쏟아졌었죠. 전 한 팀씩밖에 상담을 해드릴 수 없다 보니, 시간이 중복된 예약 건들에 대해 일일이 시간 조정 내지 취소 진행을 해주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송은이 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참 많으셨었더라고요. 김숙 님과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는 팟캐스트의 찐 팬들이 많으셨고, 송은이 님이 제 심리카페에서의 상담 영상이 올라가고 그 이후에 방송들에서 제 심리카페에서의 시간이 좋은 시간이었다고 이야기를 했었다고 해요. 



그리고 유튜브에 올라간 영상을 보면, 제 심리카페에 들어오기 전에 작가님이 오늘 대표님의 힐링을 위해 준비한 곳이라며 "거의 눈물을 뽑는 곳이래요."라고 말하고, 송은이 님이 바로 "그래? 난 안 울 자신이 있지.", "난 T잖아. 나에 대한 공감능력도 없다고."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그날도 나중에 가서 많이 눈물을 흘리셨고, 그 모습이 고스란히 영상으로 나간 거였죠. 



평소 팬들에게 강한 대표의 이미지를 갖고 계셨었나 봐요. 그래서 우시는 모습을 보며 많이들 뭉클해하고 안타까워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도대체 어떻길래 송은이 님이 우셨을까란 궁금증들도 생기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12월 말이라는 연말 분위기와 새해의 시작인 1월이 주는 느낌이 나도 한 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볼까란 필요성을 갖게 해 주었던 것 같아요. 



더욱이 예약 신청과 문의가 쏟아졌던 이유 중 하나가, 제가 송은이 씨 상담을 해드리면서 송은이 씨에 대해 사용한 표현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 표현이 기사의 제목이 되어 네이트판 주요 뉴스로 올라갔었다고 하더군요. 저는 원래 상담을 해드릴 때마다 그분이 보낸 시간과 지금의 모습을 잘 이해하실 수 있게 제가 보고 느낀 것을 그때그때마다 표현으로 만들어서 이야기를 드려요. 송은이 님의 모습에 대해 제가 사용했던 표현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갑옷 입은 다섯 살 여자아이"


송은이 님이 살아온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너무도 갑옷을 입고 살아가시는데, 그 안에는 다섯 살 여자 아이가 있는 것만 같았어요. 너무 열심히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안쓰러웠었죠. 그래서 그런 표현을 썼던 것 같아요. 



송은이 씨 영상 올라간 이후에 오신 분들에게 어떻게 오시게 되었는지 물어보았을 때 기사 보고 오셨다고 하신 경우들도 많으셨어요. 그때는 정말 쉬지 않고 상담을 했었어요. 12월 말부터 1월 말까지 예약이 찼었거든요. 더 예약을 받을 수 없을 정도로요. 한 달을 쉬지 않고 계속 상담해드리보니 정말 감사한데, 몸은 피로가 누적되목은 상해져 가고 마음은 지쳐가더라고요. 상담해 드리는 시간의 시간에 에너지 소모를 많이 하거든요. 쉬지 않고 7~8시간을 상담했던 같아요. 



그러다 보니 한 달 매출이 천만 원을 찍더라고요. 8년을 일하면서 이 정도의 수익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전 해오던 것은 그대로인데 우연히 우연한 기회에 뭔가 많은 것들이 맞아떨어지니깐 이렇게까지도 예약이 잡힐 수가 있구나 하고 신기하기도 헀었습니다. 


송은이 님 영상이 올라간 이후 1월 예약 스케줄표, 동그라미 표시가 그날 예약이 잡혀 있는 것을 말합니다.



어느덧 두 달이 있으면 송은이 님을 상담했었던 12월이네요. 연남동에서 심리카페를 8년 동안 운영하면서 경험하게 되었던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송은이 님 방문 이후의 예약 폭탄 경험은 너무 영화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아직도 오시는 분들 중에 송은이 님이 상담받는 영상 보고 오셨다는 분들이 계세요. 참 신기하고 대단한 것 같아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기도 하죠. 10월에 그랬던 공간을 정리하고 폐업을 한다는 것이요. 지금 와 생각해 보면 감사한 시간이었지만 그때가 저에게는 이곳을 정리하게 만든 또 하나의 이유가 되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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