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전하는 행복 전도사의 죽음

by 연남동 심리카페

행복해야 하는 날, 행복해야 되는 날, 당신은 행복한가요?



크리스마스처럼 온 세상이 반짝반짝 빛나고 집안은 온기와 웃음소리로 가득한 날, 주변의 행복하고 즐거운 분위기와 소리에 오히려 마음이 다운되게 되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족 모임, 파티, 선물 교환 등 모두가 즐거워 보이는데, 혼자서 외로움과 말 못 할 아픔을 안고 있다 보면, 이런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게 되죠.



왜 나만 이렇게 보내야 허는 걸까.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불편한 생각을 지우려 애쓰는 분들이, 사실 얼마나 흔한지 모릅니다. 혹시 그렇게 보내는 것이 처음이거나 너무 오래여서 마음이 더 힘들어지는 분을 위해 이 글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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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전도사의 죽음


10여 년 전, '행복 전도사'로 불리던 분이 있었습니다. 티비에도 많이 나오고, 행복 관련 책들도 많이 내셨었던 분이죠. 무척이나 희망과 행복에 관한 좋은 생각과 메시지를 나누고자 하셨었죠. 이 강연자가 쓴 책 제목들만 봐도 행복에 대한 애씀이 느껴집니다. <유쾌한 행복사전>, <행복 디자이너 최윤희의 유쾌한 인생사전>, <행복의 홈런을 날려라>, <밥은 굶어도 희망은 굶지 마라>



책들의 표지에는 세상 이렇게 쿨하고 밝고 행복한 분이 있을까? 싶은 표정을 짓고 계시죠. 너무 행복해 보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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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이 강연에서 자주 썼던 말이 있습니다.



밥은 굶더라도 행복은 굶지 마라.


마치 행복은 이런 것이고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이고,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식이셨죠.



하지만 이 분은 한 모텔에서 유서를 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그렇게 행복을 전파하고 밝고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그녀의 죽음은 그녀의 삶과 대비되는 모습이었죠.






밝고 행복한 모습 이면에 이런 모습이 있다면,


상담을 해드리다 보면, 밝고 행복한 표정과 말만 하려고 애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행복해하는 모습의 가면에 자신을 껴 맞춰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분들이 있죠. 마치 그러면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순간, 그런 장면, 그런 모습 안에 자신이 있게요.



문제는 자신에 대한 보살핌과 관리를 저런 밝고 행복한 모습으로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보고, 듣고, 접하고, 어떻게 있는지를 무시하고 그 위에 밝고 행복함을 씌우는 것이죠. 마치 약하고 부정적인 것이 있으면 안 되는 사람처럼요.



'행복 전도사'였던 강연자분은 유서에 이런 말을 합니다.



능력에 비해 너무 많은 일을 해서 배터리가 방전되고 몸에 이상이 왔다.




원래 몸이 안 좋으셨었는데, 과도한 강연 일정과 활동으로 피로가 누적돼 가고 있었고, 그런 혹사가 병을 악화시켰다는 것이었죠. 그녀도 자신이 너무 많은 일과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자신의 몸을 돌보기 위해 멈추거나 조절하지를 않으셨던 것이었죠.



너무 긍정, 희망, 유쾌, 행복을 좇는 분들을 보면, 그렇게 자기 자신에 대한 관리와 보살핌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자신이 겪고 있는 통증과 고통에 대해서 특히요.



통증과 고통에는 우울, 상대적 박탈감, 불안, 외로움과 같은 감정도 포함됩니다. 심리학과 의학에서는 감정으로 인해 고통도 신체적 고통처럼 몸에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고통을 느끼고 고통 안에 있는 사람에게 생각하기 나름이고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식의 억지가 얼마나 자기 자신에게 '비공감적인' 모습인지에 대해 말하죠.




감정은 단지 마인드만 바꾸고 생각만 다르게 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 전도사의 죽음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너무 행복한 모습, 행복한 표정을 상품화하고 있는 모습들에 대한 건강한 거리 두기를 가져야 함을 말해줍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상대적 박탈감을 가지지 않으려고 억지스럽게 괜찮은 척할 것도 없고,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 좋으세요.



행복 전도사였던 분은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과 통증을 숨기며 더 밝고 긍정적이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자신의 상태를 더 안 좋게 만들고 고통을 키운 원인 중 하나였습니다.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한 헤아려줌과 보살핌을 안 하고 있었던 것이었죠.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력을 주려고만 너무 신경 쓰고 애쓰느라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는 분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겉으로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느라, 속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신경 쓰지 않는 분들이요. 밝고 긍정적이려고 애쓰나라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는 방치하고 있는 분들도 보곤 했었습니다.



행복은 강요되는 게 아니에요.




크리스마스처럼 행복해야 하는 날, 행복해야 되는 날, 당신의 감정이 행복함이 아니라면, 그런 자신을 위한 보살핌을 가져보셨으면 해요. 외부의 분위기와 기대와 비교하거나 맞추느라 자신을 더 힘들게 하기보다는요.



자신을 잘 보살펴주는 것 안에 진짜 행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먹기에 달려 있고,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보다 나에게 잘 만든 따뜻한 국밥 하나 사주는 것이 훨씬 행복하게 해주는 일인 것 같아요.



만약 오늘 크리스마스에 홀로 앉아 눈물이 고이게 되다면, 그런 자신을 너무 숨기지 않으셨으면 해요. 행복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완벽한 모습에서 오는 게 아니라, 자신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보살펴주는 데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아요.



나의 온기는 따뜻한 국밥이든, 차든, 뭐든 실제 체온을 올려줄 수 있는 것을 접하게 해주는 것으로 올려보세요. 자꾸 뭘 가르치려고 하면서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억누르고 그 위에 괜찮음만 씌우려고 하는 것은 너무 올드한, 그리고 실제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랍니다. 그런 짓 말고, 자신에게 실질적으로 좋게 해주는 행동을 해보시는 것으로 나름 괜찮은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센스를 가져보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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