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night, Ballad

May 7th, 2025

by 최호영 Hwoyoung Choi

Summer night, Ballad


느리지 못한 시간의 원점을
되돌아가려는 욕망도,
반사된 달빛이 잠들지 못하는 밤도,
빛에 물들어 노랗게 익는 밤바다의 성숙도,
외로움도, 인간 하나
소리 없이 죽이지 못한다.


내 우수에 찬 심정은
선율을 따라 색을 잃고,
욕망이란 이름 아래
덧없어진 추억들은
초췌하게, 냉정하게
소리조차 잃은 채
다시 나를 짓누르고,
내 눈을 감게 만든다.


설렘에 떨던 내일의 착란은
커져버린 현실 앞에 이미 결정되고,
희망도, 가치도
처절하게 분류된다.
기준은 관념을 잃고,
전진 없는 전진을 하는 사람들은
웃으며, 듣고,
보며, 표정을 지어낸다.


소용없는 운명을 도려내도
정해진 길마저 아름다워 보이는데,
나만,
자유 앞에 감흥 없이
툭,
툭,
툭,
넘어진다.


빛도 없이 지어내던 밝은 모습은
수없이 깨어지고,
믿지 못해 돌아섰던
칼날 같은 사랑도 놓으며
통증이 끝나도
나는
나를
찾을 수가 없다.


굴레를 벗고 무릎을 꿇은 채
기도해 보지만,
미쳐보지 못한 신앙은
검은 옷 입은 자의 자해일 뿐.
소리도, 말도,
들리는 음성조차
내겐
오지 않았다.


하얗게 바래진 영혼도
여름의 발라드에 고개를 숙이고
슬퍼 보인다.


여름의 밤은
차갑게 무너졌다.
여름의 온기는
초라하게 부서졌다.


Re-made from “Summer night, Ballad (August 2nd, 2013)"

Hona's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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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Winslow Homer - Summer night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