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4th, 2025
흰 잔 안에서 출렁이는 커피의 잔해.
지나가는 차에 비친 내 두 신발에 잠시 만족하고,
선글라스로 가려버린 내 시선,
지나가는 젊은 악사의 등에 메인 기타,
선율을 옮겨보지 못한, 기풍 있는 그녀의 Chanel.
현실적인, 그토록 현실적이던 피사체 한 조각.
축제를 감상하는 시선을 떼지 못하는 말끔한 은행원.
세월을 계산하며
지치지 않는 미소로 반복되는 상호작용,
마침내 건네받은 계산서 위의 침착함.
커피머신에서 타오르는 하얀 기운은
타자를 두드리는 한 학생의 꿈을 데워내고,
모여 앉은 여인들의 대화를 수습해내고,
젊은 남자의 머릿결, 그 섬세함을 스쳐가고,
감정만 가득한 한 마리 개의 코끝을 간지럽히고.
선택에 담긴 이중적 기회의 잣대.
누군가는 이익을,
누군가는 소비를,
누군가는 염원을,
나는, 고민을.
엉성한 기회만 기다리는, 20대의 어색함.
반복되는 비트에 귀를 기울이며
결국 얻지 못한 감정적 만족.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너와 나를 괴롭히고,
커피는 식어 가지만, 나는 여전히
기풍을 지키기 위해 선글라스로 시선을 감춰도,
햇살 찬란한 State St. 위로 굴러다니는
평화로운 가치들의 품격들.
논리만 가득한 매 블록마다 쌓여가는 역사.
우린 그것을 아름다움이라 일컫고,
나는, 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어리둥절해 한다.
이제, 흰 잔 가장자리에 묻은 내 입술 자국,
백색의 가치를 더럽히고,
지나가는 한 백인의 어여쁜 미소는
흰 잔 안 마지막 커피를 의지 없이 마시게 하고.
선율 한 번 옮겨 본 적 없는 내 두 눈을 가린,
백색의 Marc Jacobs.
가면 없는, 가식적 마르코 폴로들.
Edited from "July 4th, 2011 at French Press (July 4th, 2011)
Hona's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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