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테라스에서

May 21st, 2025

by 최호영 Hwoyoung Choi

여름 테라스에서


치열했던 지상과의 갈등
첨예하게 대립했던 젊은 날의 착란.
하얗게 물든 광장은

눈에 눈물을,
들려오는 환희는

지저분하게 굳어버린 착각.


일렬로 검게 다가오는 행렬은

촌각을 다투는 경계선 뒤로,
형제의 피를 띠고
주먹 하나 따뜻이 쥐어보지 못한

열정의 멸망을 품고


찬동하는 불꽃 하나 흔들리면
강제적으로 꺼져버린 가로등 아래


그녀는
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듣지 못한 채
침묵을 틀고, 음악을 껐다.


테라스 난간에 기댄 채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세상의

여름 끝자락을 바라본다.




Edited from "여름 테라스에서 (April 13th, 2014)"

Hona's 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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