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8th, 2025
동해바다 바라보며,
너를 그리워하는
감정이 일면,
이젠
할 수 있는 게 없다.
매년 가파르게 기울어지는 이 오르막길은
부드럽게 너에게로 나를 이끌지만,
한 걸음 또 한 걸음 옮길수록
나를 조급하게 하고,
짓밟히고 거칠어진 이 길은
네가 겪었어야 할 삶의 격변,
정복했어야 할 고난을 증명하지만
너에겐,
내일이 없다.
나무에 가려진
네 시야도,
차갑게 뚫린
네 시야도,
마음에 들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너의 주변은
자연스럽지 못한데,
말없이 깊은 잠이 든 너는
내게 인사도 없다.
형체 없는 영혼들의 울림이
바다의 파도와 함께 철썩일 때마다
너는
지상에 묶인 노란 매듭을 풀지 못하고
뒤집혀 죽은 이들의 절규 속에서,
지상으로 돌아가고자 한
희망 속에서,
그들의 부모가 흘린 눈물 속에서,
4월의 설렘 속에서
조금씩 밀려나
추워 죽어간다.
파도가 철썩일 때마다 나는
넘지 못할 벽 앞에 무너지고,
모두의 염원을 들어 보지만,
네 머리 위에 선 채
고개를 숙일 뿐—
흘릴 눈물조차 없다.
사진 속 너를 담아보지만,
꺼내보지만,
그려보지만,
남겨진 건 둥근 묘지 하나.
너는 없다.
그리움이 넘쳐
내가 나를 주체하지 못할 때면
힘차게 달려오는 이 바람이
모든 나무를 흔들고
파도를 끌어당기며
나를 네게서 떼어놓지만,
형체 없는 바람의 방해조차
결국,
의미 없다.
피어나는 잡초를 뽑을 때마다
다쳐나가는 내 두 손.
더워도, 추워도,
너는 내 얼굴을 붉게 그을리고,
꽃 한 송이 놓아도,
술 한 잔 올려도,
이젠—
네가 보내던 그 미소는 없다.
뜻도 없이 쓰라리게 넘기던 너와 나의 술잔은
내 손에 홀로 남아
미안하게 비워지고,
어릴 적 고독마저 웃어넘기던 너의 한숨은
내 가슴을 타오르게 채우고,
말없이 토해내도,
너에겐—
미련조차 없다.
나를 이곳으로 이끌어
너를 잊지 않게 하고,
자연의 숭고에 덮인 너의 주변을 돌아보며
나처럼 초라하게,
허무하게 사라진
너의 미래들마저
힘없이 그 곁을 맴돌며
바람처럼 내 귀를 스쳐 울고,
상냥했던 네 미소마저
기억 없이 내 눈 위를 스치고,
노래처럼 내 가슴을 무너뜨려도,
나는
누워 있는 너를 다시 일으킬
힘도 없다.
Edited from "소리 (August 15th, 2013)"
Hona's W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