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002
[홀로 떠난 유럽을 그리다] 가 브런치북 공모전에서 은상을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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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에서 즐겁게 피자를 먹을 때만 해도 나는 몰랐다.
몇 시간 후에 내 앞에 나타날 불청객의 정체를.
그 불청객은 설사였다.
숙소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데
누가 들으면 폭죽 터지는 줄 알겠다 싶었다.
세면대에 틀어놓은 물도 소용없을 사운드였다.
그리고 이 낯선 냄새는…왜죠…
설사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참 이상한 노릇이었다.
그나마 배가 아프지 않아 다행이긴 한데
여간 불안한 것이 아니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보러 갔던
산타마리아 델라 그라치에 성당의 화장실에서
누가 들어올까 봐 얼마나 불안했는지 모른다.
소화기관과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너는 내게 왜 이런 거니.
이유가 뭐니, 뭐가 못마땅한 거니.
솔직하게 말해주면 내가 잘할게....
피자, 파스타 같은 것들은 쳐다 보기도 싫었다.
나는 정말 여행하는 동안 잘 먹고 다니리라 다짐했는데!
절대 돈 아끼느라 굶지 않겠다고!!
그런데 이건 무슨 강제 다이어트인가!!!
비상약으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피렌체에서 약국에 가기로 했다.
올드보이의 오대수가 된 기분으로
비장하게 노트에 이탈리아어로 ‘설사하다’를 썼다.
어느 약국을 들어서려는데 젊은 남자 약사와 눈이 마주쳤고,
길을 잘못 들었다는 듯 돌아 나왔다.
아.. 아무리 그래도 젊은 남자 사람에게
내가 설사를 하고 있다고 알리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근처 다른 약국에서
중년의 여성분에게서 설사약을 구입할 수 있었다.
불청객을 만난 지 5일쯤 되던 날이었나
나는 드디어 그로부터 해방되었다.
판타스틱 4의 더 씽이 연상되는 결과물과 함께…
(판타스틱 4 더 씽 좋아하시는 분들, 기분 나쁘시다면 정중히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