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니 Aug 19. 2024

지우

행복했던 시간 생각 _ Season 1_ 01

* 첫 작품 작업을 하다 보니, 이전의 아픔을 꺼내게 됩니다. 의미 있는 작업입니다.

확신하고 매 번 감사합니다.

하지만 다른 기억을 더욱 떠올리고 싶어 집니다.

생각할 때마다 미안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함께할 때마다 행복했으니까요.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최웅의 이미지를 닮았다 생각했죠. 지우라 하겠습니다.


드라마 <그 해, 우리는 > 최웅 :)


우울했던 저에게 다가온 생명 같은 사람

남자였고 동생이었지만 그 사람의 흔적을 통해

엄마의 사랑을 다시 받는다 느꼈던 예쁘고 고운 사람!


지우의 첫인상은 참 묘했어요.

당시 저의 이성을 가르는 기준은 뚜렷했는데요.

속물이었습죠.

슬램덩크의 '윤대협'처럼 여유만만하며 잘 생겼느냐? 아니냐? 였어요.


'저의 의'의 기준에 적합하지 않으면 그가 누구든지 열외의 대상이었어요.

교회 누나, 리더로서 베풀 수 있는 평범한 '친절'범위에서만 대화를 나눴어요.


지우는 당연히 열외에 해당되었어요.

지우가 키는 컸지만, '농구', '성취'나 '몸싸움'을 좋아할 친구처럼 보이지 않았거든요. 잘생김도.. ?

오죽하면 지우를 통해 모성애적 사랑으로 저를 보호한다 느꼈을까요.

저의 중성적이고 시원시원한 성격도 한몫했을 법해요. 지우가 아들만 둘 있는 가정에서 막내 즉 둘째였거든요.  

분명히 자신의 어머님께는 딸 역할도 하는 아들이었을 거예요. 기쁨을 주는 막내였겠죠.


저와 지우는 '이스라엘'에서 돌아와서 폭설로 집으로 바로 돌아갈 수 없었어요. 비행기가 연착되었거든요.

처음으로 말을 나눴어요.

제 기억으로는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최웅 :)


외모로는 저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던 지우가 갑자기 신기해졌어요.

지우의 대화법 때문이었어요. 다른 친구들과는 다른 대화법의 소유자였어요.

저에게 궁금점이 쌓였다가 때를 얻은 친구 같았어요.


대학부에서 만난 대부분의 친구들은 자신의 얘기하느라 여념이 없는 편이거나,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서 딴생각하는 느낌을 주었거든요.


지우가 다른 점이었어요. 자신의 얘기는 제 질문에 간략하게 대답하는 정도였어요.

궁금한 점이 많은지 질문이 훨씬 많았어요.

그런데다, 호흡을 갖춘 질문이었어요.

리듬과 호흡을 갖춘 질문 기다림 다시 저장.

질문하고 나서, 답을 들을 때도 ‘음...'이라는 호흡을 두었어요. 여유로운 간격을 충분히 두더라고요.


워십댄스팀이었던 저에게는 '춤'에 대해 물었어요.

함께 했던 두 세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관찰의 흔적을 느끼게 해주는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어요.

S 대라는 점에서 다른 친구들에게는 호감을 얻기는 했어요. 저에게는 그런 것은 '의의 기준'과는 멀었지만요.

저의 의의 기준은 오직 '윤대협'의 외모냐? 였어요.


대화를 어떻게 이끌고 대응하냐에 따라 '의의 기준'과 거리가 먼 사람과도 대화를 즐겁게 계속하고 싶어질 수 있다는 경험을 주었던 지우!



https://youtu.be/723dp-TbhzY?si=8ZI2IswBaazrf5mQ


* 저의 엄마처럼 저를 바라보는 것이 아프고 힘들었겠지만 생각할 때마다 행복을 주는 지우를 떠올리는 것이 여전히 위로이자 행복입니다.

저에게 작은 예수였던 지우님 건강하세요.

이제는 이전처럼 슬프거나 거리감이 느껴지진 않아요.

웃음이 편하게 나와요. 지우야 너도 이제 더 더 행복해하길 ~ 늘 행복했겠지만요.


에코백 :)






작가의 이전글 사라질 결심__‘영구’ 본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