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지구는 아파도 다시 사랑하는 걸> 연재 뒷 이야기_2화
드디어, 마감일이 생겼다.
나는 작가다. 브런치 인터넷 출판 플랫폼에서 승인해 준 '브런치 작가'다. 브런치팀의 '작가가 되셨습니다.'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뻤다. 브런치를 알게 된 건 꽤 오래전이다.
<트레바리> 독서 모임에서 만났던 멤버들은 똑똑하고, 혁신 기술 문화와 트렌드를 잘 알았다. 함께 책으로 토론하고, 뒤풀이 하면서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들과의 유익한 시간을 가지면서 <브런치>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듣게 되었다.
새롭고 다양한 사람들과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알아가는 일은 의미 있고 좋은 일이다.
3 사람만 모여도 '스승'을 만나게 된다는 말처럼 만남이 생기면 배울 점도 같이 늘어난다. 우리는 서로 크던 작던 좋은 영향을 주고 받는다. 그곳에서 만났던 분들과 주고 받았던 영향이 현재 나의 커리어나 가치관에 좋은 결실을 주었다. 새삼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난다.
<브런치> 플랫폼은 나에게 처음부터 '합격의 기쁨'을 안겨주진 않았다.
2번의 시도를 했었다. 3번째 도전에만 '승리의 전보'를 알려 주었다. 처음은 <브런치>가 <출판사 개념의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거의 없었다. 단순하게 익숙한 내 방식대로 판단했다. 자유로운 블로그 형식 글쓰기로 생각했다. 두 번째 시도에서도 '역시', 출판사에게 내가 기획할 '출판물'에 대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고 본다. <브런치팀>이 보기에는 또 '글 재간'쯤으로 '합격'을 요구했던 것 같다.
몇 년 동안 앱을 열어 보지 않았다.
나를 거절한 세계라고 느껴졌던 것이다. '나도 거절할 테다'라는 마음은 아니었다. 나의 노력이 들어가지 않는 세상에 대해 자연스레 관심이 적어지는 현상이었다. 주식도 먼저 '내 돈'을 집어넣어 둬야 관심이 저절로 생기는 것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몇 개월 전부터 발행하지 못할 글을 쌓아두기 시작했다.
합격하지 못한 이유 '<저장된 글의 분량>이 아직 부족합니다.'라는 문구가 있는 그대로 눈에 들어왔다.
플랫폼이 설명한 정확한 문구는 기억나지 않는다. 문장이 품고 있는 의미는 나에게 '조금 더 글을 써서 보여주세요. 출판물을 함께 할 저희가 신뢰할 만한 자료가 조금 더 필요해요.'라고 말해주었다. 의미대로 저장했다. 그러다 또 잊어버렸다. 몇 개월 지났다.
삶이 어려워질 때 나는 대개 책을 읽는다.
책에서 지혜를 찾고 그다음 글을 쓴다. 그때 또다시 <브런치>를 찾아서 열고 썼다. 그리고 합격했다. 3번의 도전 과정이었다. '합격'의 기쁨은 단순할 수 없었다.
출발선의 기쁨을 맞이하고 2주쯤 보내고 있다.
일단 <브런치북> 기고를 시작했다. 마감일을 스스로 만든 것이다. 마감일의 의미를 맛보기 시작했다. 이 맛을 뭐라 해야 하나? 유형의 계약을 통한 약속이라기보다 '개인과의 약속'의 의미? 그렇다고 완전히 '혼자와의 약속'일 수는 없다. 분명히 공식화된 약속이자 마감일?이다.
계약이 오고 가는 마감일 Vs 브런치만의 독특한 마감일 사이의 무게감을 서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마감일은 마감일이다'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 효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부분이 매우 크다고 본다. 그래야 일을 쉽게 하는 편이라서 반대 부분은 의도적으로 줄이거나 무시하련다.
마감일을 통해 '창작'은 성장하고 꽃 피우고 생명을 얻는다.
개인 성향에 따라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여러 다른 감정들이 있을 것이다. '창조물'은 어떤 면에서 내가 계획하고 명령한다고 내 머리와 손을 통과만 하면, 무조건 '짠'나타는 게 아니니까. 처음 '합격'이라는 출발선에서 나의 모든 몸에 부어졌던 기쁨, 환희, 자신감이나 도전감과 거리가 먼 다른 감정들이 발생한다.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지극히 나다운 반응이다.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수록 그 감정들 반대로 어둡거나 힘들 수 있다. 그 모든 다양한 감정과 체험 중에 다음의 정의를 남긴다. 앞으로의 여정을 즐기기 위해서.
마감일은 창작의 근거이자 원천이다.
마감일은 창작자에게 쉼을 제공하는 해소의 시간이다.
마감일은 부유함이 저장되는 보상의 날이다.
ㅎㅎㅎ
https://brunch.co.kr/brunchbook/earth-lo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