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공짜 점심은 있다.
인간 사회를 움직이는 큰 법칙 중 하나가 바로 상호성의 법칙이다.
상호성의 법칙이란 상대가 호의를 베풀면 그 호의를 받은 사람은 빚진 마음을 갖게 되고 나중에 반드시 그 빚을 갚으려고 한다는 설득의 법칙이다. 상호성의 법칙은 만유인력같이 인간관계를 지배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부터 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거대한 관계의 중력에서 일탈하고자 하는 것이다.
2006년 일본에서 재밌는 실험이 있었다. 3가지 상황에 대한 인간의 도파민 수치를 재본 것이다.
1. 맛있는 밥을 먹는 상황
2. 맛있는 밥을 더치페이하는 상황
3. 맛있는 밥을 공짜로 얻어먹는 상황
눈치챘겠지만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은 3번의 상황인 맛있는 밥을 얻어먹을 때 극대화되어 분출되었다. 맛있는 밥도 먹고 돈도 안 내니 얼마나 좋았겠는가는 그냥 개소리.
어쨌든 공짜로 밥 먹으면 기분 좋으니 지금부터 알아보자.
미국 과학웹진 아이오나인 등 외신에 따르면 케냐 일대에 사는 도로보족은 맹수가 사냥한 먹이의 일부를 빼앗는다. 영상으로 확인하자.
https://www.youtube.com/watch?v=r5yn3LwAwNQ
크렙터패러시티즘(kleptoparasitism)이라고 불리는 이 같은 방법은 이들 부족뿐만 아니라 일부 동물들도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요약하면 상대를 얼탱이 빠지게 해서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이다.
크렙터패터시티즘을 이용하여 밥을 얻어먹으면 다 먹고
"야 이거 네가 사"
라고 말하고 당당히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나자.
그럼 상대가 얼탱이가 빠져서 '얘 뭐지?' 할 것이다.
당신의 당당한 요구에 '아 이거 내가 사야 하는 건가 보다'라고 느끼게 해야 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당당하게 너무나 당연하게 밥을 사라고 해야 한다. 돈 계산 같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조금이라도 약한 모습,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상대도
'이 새끼, 크렙터패터시티즘 쓰고 자빠졌네'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외치자
"야 이거 네가 사"
서문에 쓴 상호성의 법칙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 바로 역상호성 스킬이다. 여기서 필요한 매게는 바로 기프티콘이다.
이 법칙을 이용하여 밥을 얻어먹을 때는 평소 친구의 생활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친구의 생활 패턴을 파악하여 운동을 끝날 때쯤 포카리스웨트 기프티콘을 보낸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편의점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며 '오늘 하루 파이팅'이라고 메시지를 보낸다.
4시 무렵 출출할 때, 천하장사 소시지를 보내 '출출하지? 좀만 있음 퇴근 :) '이라고 하자.
이렇게 기프티콘 삼 스택이 쌓이면 밥을 상대는 상호성의 법칙에 의해 밥을 사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자연스럽게 약속을 잡고 밥을 먹자. 안쪽에 앉거나 화장실을 가서 계산할 타이밍을 상대방에게 넘기면 상대방이 계산을 하게 돼있다.
여기서 핵심은 한 번 선물할 때 1,000원~2,000원 사이의 선물을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삼 스택이 쌓였을 때 큰 부담이 없고 밥 한 끼를 얻어먹었을 때 이득을 볼 수 있다.
엄밀히 말해 완전 공짜밥은 아니지만 밥으로 이득을 보면서도 인심을 잃지 않고 친구와의 사이도 돈독해지는 아주 좋은 스킬이니 애용하도록 하자.
보통 일반적으로 1차를 상대방이 쏘면 2차는 내가 쏘는 것이 한국의 전통적인 유교 문화이다.
하지만 우리는 밥을 얻어먹어야 하니 그냥 도망가자.
2차 가는 타이밍에 진지하게 어디갈지 정하고 거의 다 도착했을 때쯤 울릴 수 있게 핸드폰 벨소리와 똑같은 알람을 준비한다. 알람을 끄면서
"뭐? 엄마가 지금?"
하고 반실성한 사람처럼
"야 잠깐만 내가 급한 일이 생겨서 미안하다."
라고 말하고 열라 도망가자.
상대방도 당신의 연기에 큰일이 난 줄 알고 순순히 보내줄 것이고 우리는 공짜밥을 먹을 수 있다.
이 경우 너무 친한 사이보다는 1년에 1~2번 정도 보는 친구사이에 쓰는 것이 좋으며 이왕이면 한 번 보고 안 볼 친구한테 쓸 것을 추천한다.
또한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3년 단위로 스킬을 구사할 시 3년에 1번씩은 공짜밥을 먹을 수 있으니 개이득이다.
이상으로 공짜로 밥 먹는 3가지 스킬을 여러분에게 전수해줬다.
나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지금까지 살면서 친구에게 딱 3번 정도만 밥을 사고 나머지는 다 얻어먹고 다녀서 아주 부자가 되었다.
여러분도 나와 같은 부자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건승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