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이 지나면서부터 인터넷과 주변에서 결혼 경험담들을 많이 듣게 되었다. 주로 나와 같은 여자들로부터 듣게 되었는데 행복한 결혼 생활보다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하는 여자들이 많았다. 불행한 결혼 그들은 왜 했을까?
1. 독박 가사, 독박 육아, 예상 못 했나요?
맞벌이를 하더라도 가사와 육아는 남자보다 여자 몫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한다. 가사를 여자가 더 하는 부분은 상당수의 여자들이 감수하고 사는 것 같은데, 남편의 잦은 야근과 회식에 24시간독박 육아를 하게 되면 남편을 원망하게 되고, 자주 싸우고 우울해한다. 결혼하기 전에, 아이 낳기 전에 이런 부분이 미리 대화가 되고 동의되지 않았는지 나는 의문스럽다. 유럽에서는 성인이 되고 나서 부모님 집에서 나와 자취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가사, 요리를 남자들이 기본적으로 하는 편이다. 한국에서도 자취를 장기간 한 남자들은 집안일을 꽤 한다. 하지만 남편 될 사람이 평생 부모님과 같이 살았고, 그의 어머니가 모든 집안일을 하였다면 결혼을 했다고 해서 갑자기 남자가 가사를 척척할 것으로 예상되진 않는다.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미리 되었는가? 충분한 대화 후에 결혼을 하였는데 남자 쪽에서 실천을 하지 않았다면 그래도 이전에 동의하고 이야기한 내용으로 다시 조율을 할 수 있으리라. 혹시 남자가 결혼 전에는 모두 OK라 하고, 태도를 돌변했다면 이혼 감이다.
아이를 낳기 전에 가사를 충실히 잘하는 남편이었다면 이 남자와 아이를 같이 길러도 좋겠단 생각이 들 수 있다. 만약 집안일과 가정에 충실하지 않은 남편이었는데도 아이를 가졌다면 독박 육아는 안 봐도 비디오였을 것이다. 잦은 야근과 회식이 있는 남편이었다며 이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남편과 미리 상의는 하였는가? 야근이나 회식이 있으면 주말에는 남편이 100% 육아를 전담한다든가 다른 대책방안이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워라밸이 맞는 회사로 이직하는 옵션도 있을 것이다. 아무 대화나 합의 없이 아이를 낳고, 독박 육아를 한다고 신세한탄을 하면 듣는 나로서는 그러게 왜 아무런 대책 없이 아이를 낳았냐고 되묻고 싶다.
2. 사기 결혼
사기 결혼이 대단한 것이 아니다. 시가에서 결혼 후 1년 후에 집을 해주겠다 하고 안 해주거나, 남자 쪽에서 돈이 많은 것처럼 행세하고 결혼해보니 실제로는 빈털터리 경우라면 사기결혼이다. 개인적으로 우리 엄마가 아빠에게 당했는데, 지금 내 세대에도 당하는 경우가 많아서 시대가 변한다고 해서 반드시 나아지는 게 있으리란 법도 없어 보인다. 사례를 보면, 남자 측에서 데이트 비용을 모두 내주고, 여자의 친구들을 만나면 비싼 음식을 사주고, 좋은 차를 끌고 다니고좋은 옷을 입어서 어련히 집에 돈이 있거니 하고 여자가 생각하고 결혼을 했는데, 알고 보니 남자가 가진 것이 하나도 없단 것이다. 남자 측에서 작정하고 속이려면 무슨 방도가 있을까. 그럼에도 모아둔 돈은 얼마가 있는지, 연봉은 얼만지, 집에 빚은 있는지 등 자산 관련 대화는 해보고, 상대방 집에 결혼 전에 방문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대화 없이 어련히 집에 돈이 있겠지라고 어림짐작하고 결혼을 했는데 막상 아니라면 탓할 사람도 없다. 하지만 남자와 대화를 이미 했었고 남자가 속였다면 거짓말한 것을 이유로 이혼을 하거나 남편 탓을 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연애할 때, 상대방의 집에 방문해서 가족들을 만나는 것이 일반적이라 아무래도 이렇게 작정하고 속이기는 힘든 편이다. 나는 지금 남자 친구의 연봉, 대략적인 저금액, 부모님 직업, 부모님 댁이 대출인 것, 부모님 집의 방과 화장실이 몇 개인지, 집에 차가 몇 개인지를 알고 있다. 물론 남자 친구 부모님 댁에도 종종 방문을 했어서 어느 정도 형편 인지도 잘 알고 있다.
3. 나에게 솔직한가?
나에게 묻지 않아도 모든 것을 이야기해주는 남자가 있고, 말하지 않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말해야 할 것도 말해주지 않는 남자가 있다. 연애기간 중에 남자가 먼저 말해줘야 하는 내용임에도 말해주지 않아서 뒤통수 맞은 적이 있다면 이 사람과의 결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솔직하지 않고 숨기는 남자를 어떻게 믿고 함께 살겠는가. 퇴폐업소에 가봤다고 말하는 남자는 없다. 하지만 통계상 우리나라 남자 50%는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한다. 내 남편이 아니면 내 친구 남편이 퇴폐업소에 간다는 이야기다. 어떻게 그들이 하는 말을 믿겠는가. 나에게 숨김없이 솔직하게 말해주는 남자라는 확신이 없다면, 결혼 후에 남편의 핸드폰에 남겨진 퇴폐업소 흔적을 발견하더라도 놀라지 말아라. 그 정도 확신이 없는 남자라면 결혼도 하지 말았어야 한다.
여가부가 의뢰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등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남성 1,050명 중 "평생 동안 한 번이라도 성구매 경험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사람은 50.7%(532명)로 집계됐다. 3년 전 조사에 비해 6%p 감소한 수치다. 물론 해당 질문에 솔직한 답변이 이뤄졌는지는 모른다.
[출처 : SBS 뉴스 [마부작침] 2018 성매매 리포트 ① 세계 6위 성매매 시장…"한국 남성 절반 성매매 경험 有"]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0627321
4. 시가는 적이다.
시가에서 괴롭게 하더라고 남편이 중간다리 역할을 잘한다면 어느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중간 다리 역할 못하는 남편과 갑질 하는 시가의 콜라보라면 결혼생활은 불행해진다. 결혼하기 전에 시가와 엮이고 그 가족들을 만나는 것도 필요하다. 보통은 결혼 전에 시가를 만나면 시월드가 열릴지 미리 알 수 있다. 대놓고 갑질을 하지 않아도 시부모, 주로 시모의 행동과 발언에서 나오기 때문에다. 시월드가 열릴 거라고 예상을 했음에도 결혼을 했고, 시가 때문에 불행한 결혼생활을 한다면 나는 묻고 싶다. 결혼 전에는 몰랐는지.
이혼보다는 파혼이 났다고 한다. 불행한 결혼생활에 투덜거리는 사람들에게 나는 묻고 싶다. '결혼 전에는 몰랐나요? 아니면 예상하면서도 모른 척했나요?'
나는 영원한 사랑에 의구심이 있어서 5년 결혼 생활 후 이혼 같은 건 이해가 된다. 하지만 결혼 후, 1-2년 초반에 결혼 생활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된다. 상대방이 작정하고 속이고 결혼 후 돌변했다면 이해가 된다. 아니라면 분명 결혼 전에도 조짐들이 있었을 것이다. 나이가 찼다고, 사회적, 부모님 압박에 결혼을 했다면 아마 이런 것들을 보기가 힘들 것이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원하는 만큼 지혜로워야 한다. 다 즐겁게 살자고 하는 결혼인데 왜 괴롭게 살고자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