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는 엄마가 더 많이 해
오늘 점심밥을 먹으며 이야기하다가 숟가락으로 컵라면 용기를 치는 바람에 국물과 건더기가 와르르 식탁 바닥에 쏟아졌습니다. 마침 홍시가 옆에 있다가 발을 얼른 피했고 한참 먹고 있던 중이었지만 아직 뜨끈한 온도에 화상 입을 뻔한 아찔한 사고였습니다.
제가 흘린 걸 닦고 있으면서 얼마 전 요리하다가 계란 두 알을 바닥에 떨어뜨려 닦았던 일도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한테는 항상 흘릴까, 어지럽힐까, 하지 못하게 했던 일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리를 하고 싶어 해도 내가 손이 더 많이 갈까 봐, 흘릴까 봐 기회를 자주 주지 않았는데 정작 들여다본 현실은 제가 더 많이 흘리고 물건을 잃어버리고 사고를 많이 친다는 사실을요. 아이들도 조심스럽게 행동하느라 오히려 실수가 적고 또 하더라도 정리할 기회를 주면 된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깨닫네요.
얼마 전 책에서도 아이와 대화를 할 때 유리로 된 머그잔을 주며 차타임을 가진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홍시도 머그잔에 차를 주거나 또는 물을 마시게 했는데 아이는 조심히 다루며 한 번도 떨어뜨리지 않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책에서 다뤘던 노키즈존 부분이 있었는데 저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집 근처 뜨거운 국물 탓에 노키즈존을 운영한다는 식당은 오히려 어른들이 더 많이 부주의하고 컴플레인의 대상이라는 것을 아실 듯합니다. 어른 중에서도 그렇게 부주의한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듯이 아이들을 동반하여 식사하는 가족들도 아이들을 더 조심시키는 가정이 있고 그렇지 않은 가정이 있지요. 하지만 어린이를 동반한 가정이라면 시끄럽고 부주의할 것이라는 몇몇 사람들의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들어오게 되면 여기는 들어올 수 없어요와 같은 말이나 매서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시선 등을 겪습니다.
더 나아가 감각통합에 장애를 가진 아동이라면 소리를 내거나 시선처리에서 비장애인들과 다른 모습 일 수 있는데 그런 일에서도 부모가 제대로 케어하지 못하네, 맘충과 같은 소리를 들으며 나가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아이와 나가달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아이들이 함께하는 공간에서도 그런 시선을 받은 적이 여러 번입니다. 그럴수록 장애아동을 키우는 가정은 위축되고 세상 어디로도 나갈 수 없이 집 안에서만 지내게 됩니다.
우리끼리 지내면 누구나 느끼는 평범한 가족처럼 일상을 사는데, 밖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고 매서운 얼음칼날 같거든요.
장애아동을 키우는 부모 자조모임에서도 시선에 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아이들과 외출하며 여러 곳을 탐색하고, 즐기고 싶어도 제일 걸림돌로 생각하는 많은 곳의 수많은 계단들보다 사람들의 시선이 더 무섭고 두렵다고 말이에요. 계속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일,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일 등등이요.
어린이들이 더 많이 환대받고 사랑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차별, 배제, 혐오를 떠나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면 우리 모두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더불어 장애아동도 더 많이 놀고 즐길 수 있길, 많은 아이들이 집 밖으로 나와 경험하고 신나게 세상을 탐험하는 날을 꿈꾸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