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엔 가득한 짐, 홍천으로 떠나자
서울에서 홍천까지는 차가 하나도 안 막혀도 꼬박 한 시간 반은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서울에서 홍천을 갈 때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땅 덩이가 작기로 유명한 곳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안 가본 곳도 많은지 가끔 놀란다. 지나가다 보이는 저기 저 강은 어떤 강이고, 저기 저 산은 어떤 산이지, 우리나라가 넓게 느껴진다.
그 길을 일주일에 한 번씩 갔다 오는 건 꽤 많은 운전을 해야 한다. 5도 2촌을 하기 전까지는 기껏 해봐야 서울 근교를 잠깐 갔다 오는 것도 운전하는 게 쉽지는 않았고 한번 갔다 오면 쉬기 바빴다. 하지만 지금은 일주일에 총 3시간 넘게 운전해서 이동하지만 길이 (어이없이 막히지만 않는다면) 그 길이 고단하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서울에서 홍천 갈 때는 아주 이른 아침이나, 정말 늦은 저녁이 아니면 늘 길은 막힌다. 만일 토요일 낮시간쯤에 움직인다면 팔당대교는 무지막지하게 정말 늘 막혀있다. 이 차들은 다 어디를 가는 걸까 궁금하기도 하다가 궁금해한다고 답을 찾을 수 없으니 쓸데없는 생각 말고, 이 시간 말고 다른 시간에 움직여야겠다는 다짐을 또 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홍천 갈 때는 금요일 퇴근 이후 시간, 서울 다시 올 때는 일요일 이른 아침 시간을 주로 이용하다. 금요일 퇴근 시간 이후 8시쯤 움직이면, 서울에서 조금 막히지만 그 이후 길을 막히지는 않는다. 야간 운전하는 게 좀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하게 막히는 것보다는 뻥 뚫린 곳을 달리는 야간 운전이 낫다.
서울 올 때는 일요일 이른 아침시간에 출발하면 거의 길이 막히는 일을 없다. 이렇게 하면 홍천에는 꼬박 하루 정도 온전히 있고, 금요일, 일요일은 다 합치면 반나절 정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토요일 하루를 온전히 있기 때문에, 그때 서울에서는 하지 않았던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짧지만 그동안 했던 일들을 돌이켜 보면 짧지 않은 시간이다.
홍천을 갈 때의 마음은 늘 설레는 마음이 생긴다. 주중에 무언가 사놓은 물건들을 트렁크에 잔뜩 싣다 보면 이렇게 인간이 필요한 물건이 많은가, 마케팅의 노예? 이런 생각도 하게 되지만 그만큼 시골 생활에서 필요한 것들을 주중에도 많이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도 된다.
이번주에도 어김없이 홍천으로 가져갈 무언가를 금요일 밤 트렁크에 싣는다.
이런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었어요.
홍천밴드의 홍천 가는 길! 유튜브에 영상 만들어서 올렸어요. 광고는 없으니 한번 재미 삼아? 보세요.
[멜론, 애플뮤직 등등 음원 플랫폼에 '홍천밴드' 검색하셔도 들으실 수도 있어요.]
https://youtu.be/1Z7skl0jb5I?si=bjktlTbqFUadhu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