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성소피아 성당에 모여든 공주들

중국 음식들과 밀크티 맛있었다.

by 홍천밴드

하얼빈에 가장 큰 볼거리인 성소피아 성당에 가봤다. 성 소피아 성당은 1907년 러시아 제국이 하얼빈에 세운 러시아 정교회 성당이다. 중국 내 최대 러시아풍 성당이며, 현재는 종교 기능은 없고 안에 들어가 볼 수는 없다. 웅장한 돔과 붉은 벽돌 외관으로 이색적인 건축 양식으로 관광객 필수 방문지다.


성 소피아 성당은 아시아에 이런 느낌의 성당이 있다는 게 특이하다. 그런데 그 건물보다도 러시아 공주 같은 옷을 빌려 입고 귀신? 같이 화장하고 사진에 목숨 건 사람들이 더 특이했다. 성당보다는 그들을 보는 게 더 구경거리였다. 근데 성당 앞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비슷한 옷과 화장을 하고 사진을 찍는 게 좀 기괴했다.


라오추지아에서 첫날 배불러서 먹고 싶었는데 못 먹었던 메뉴가 있어서 오늘 다시 방문했다. 꿔바로우, 위샹로스와 돼지 볶음밥을 먹었는데 역시 맛있었다. 양도 아주 푸짐하고 하얼빈 맥주와 함께 먹으면 꿀맛이다. 위상로스 鱼香肉丝 한자를 보면 위자가 생선 글자라 음식에는 생선이 없어서 궁금했는데, 찾아보니 위샹 즉 생선향, 생선소스를 활용한 얇게 자른 고기 요리라는 뜻이다. 꿔바로우 锅包肉 한자를 보면 꿔는 솥, 바우는 튀기다, 로우는 고기라는 의미로 솥에 튀긴 고기라는 뜻이다. 이 지점 말고 다른 식당에서도 꿔바로우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꿔바로우의 도시답게 맛있었다. 하얼빈 식당을 하려면 꿔바로우 비법 정도는 하나씩 있어야 하는 모양이다.


하얼빈에 걸어 다녀보면 Chagee라는 찻집이 자주 보였다. 중국 밀크티도 경험해 볼 겸 마셔봤는데, 꽤 맛있었다. 공차랑 비슷하다고 보면 되는데, 이 브랜드는 중국 윈난지방에서 생겼다고 한다. 얼음양이나 시럽양을 조절할 수 있고, 펄은 없었는데 오히려 펄이 없으니 배도 덜 부르고 괜찮았다. 여기 찻집 주문, 결제 모두 QR로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문은 말로 하고 계산만 앱으로 가능했는데 이제는 거의 모든 카페는 주문도 앱으로밖에 안 되는 곳이 많았다. 어찌어찌 주문, 결제를 할 수 있었는데 주문을 하려고 하면 팝업 같은 게 많이 뜨는데 중국어를 모르니 쉽지 않았다. (주문에 필수적인 내용인가 싶어 번역기를 돌려보면 광고 팝업이 많았다.) 식당도 앱으로 주문하는 곳이 정말 많아졌다. 중국이 가면 갈수록 기술 발전이 빠르다고 느껴졌고 중국어를 좀 더 공부해야 여행이 수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언어 공부를 틈틈이 해야겠다. 하지만 한국어 돌아오면 늘 아주 금방 그런 결심을 했다는 것을 쉽게 잊어버리지만...!!

성 소피아 성당
밀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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