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척이는 계절의 한가운데서
한여름에는 에어컨을 맞춰놓고 자도 너무 더워서 밤마다 중간에 깨곤 했다. 요즘도 자다가 몇 번씩 눈을 뜬다. 아침과 저녁은 이제 제법 선선해서 온도 때문에 깨는 것 같지는 않은데,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시계를 확인하고 다시 잠들긴 하지만, 아침이 되면 몸의 상태는 늘 같지 않다. 어떤 날은 의외로 가볍고 개운하지만, 어떤 날은 몸이 무겁고 눈꺼풀마저 천근만근이다. 선선한 바람이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걸 느끼면, 계절 탓인가 싶다가도 여름의 얕은 잠에 길들여진 습관이 아직 이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아마 몸과 마음이 계절의 변화를 따라가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여름의 뜨거움이 남긴 흔적은 가을바람 속에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언젠가 새 계절에 완전히 적응하면, 깊고 긴 잠이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바라본다. 가을은 아마도 금세 와버려, 언제 왔는지 모를 정도로 사라지고, 우리는 곧 다가올 추운 겨울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올해도 아마 눈이 많이 내리겠지. 새벽 한가운데 잠이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한다면, 그 참에 눈 치울 체력을 길러둬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