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멍과 고구마, 그리고 곤충과의 전쟁
정말 오랜만에 불멍 타임을 가졌다. 그동안은 너무 더워서 불멍은커녕 잠시라도 밖에 있기 어려웠는데, 이제야 비로소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다. 시골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봄과 가을이 더 좋아진다.
가을은 곤충들도 활발히 돌아다니는 계절이다. 인간이나 곤충이나 날씨가 좋으니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은 비슷한가 보다. 얼마 전 심은 무 싹이 제법 올라오고 있었는데, 귀뚜라미, 여치 같은 곤충들이 순식간에 아작을 내버렸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농약을 사서 뿌렸더니 싹 죽은 것 같다. 몸 조심하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말을 안 듣더니 꼴좋다.
처음에 귀뚜라미와 여치를 봤을 때는 깡충 뛰는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내 텃밭 농작물을 갉아먹는 놈들이 튀어 오르는걸 보자니 “살려고 별 발버둥을 다 치는구나, 다 없애야겠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유기농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작은 텃밭이어도 곤충 피해는 상당하다. 곤충들한테 미안하기도 하지만, 인간도 먹고살려면 방법이 없다. 원래 이런 얘기를 쓰려고 한 건 아닌데!
어쨌든 완연한 가을이 되어 오랜만에 불멍을 즐겼더니 참 힐링이 된다. 빠질 수 없는 고구마도 구워 먹으니 꿀맛이다. 다만 최근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연기가 자꾸 나서 오래 하지는 못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그래도 이제 날씨가 좋으니 앞으로는 자주 불멍 타임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