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말이 많아지는 이유

노년과 이기적 유전자

by 홍천밴드

나이가 많은 분들을 보면 참 말이 많다는 요즘 들어 자주 하게 된다. 물론 그중에는 이야기를 많이 하기보다 들어주는 쪽에 더 가까운 분들도 있다. 하지만 내가 밖에서 만난 연배 있으신 분들은 대부분 본인의 이야기를 큰소리로 한참 동안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왜냐하면, 나는 나이가 들어서 그렇게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남녀를 막론하고 나이가 들수록 청력이 떨어져 자기 목소리가 작게 들리기 때문에 더 크게 말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일정 나이가 지나면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청력이 떨어지는 것은 본인 의지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니 나중에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이 안되려면 청력을 소중히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도 나이가 들면 목소리가 커질 수 있겠구나 싶다.


말이 많아지는 이유 중에 하나는 나이가 들수록 직장이나 사회활동이 줄고, 자녀와의 대화도 적어져서 외부에서 만난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꺼번에 쏟아내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살아온 세월 동안의 경험과 추억이 많으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흔히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긴 대화가 대표적이다. 나 역시 이제 살아온 시간이 조금씩 쌓이면서 나보다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 무언가 조언을 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가능하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는 습관을 들인다. 솔직히 말해,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아주 잠깐은 재미있지만 보통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대개는 내가 전혀 관심 없는 영역일 때가 많아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곤 한다. 지금부터라도 남에게 조언이랍시고 하고 싶은 이야기는 참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나이가 들면 사회적 체면이나 자기 억제가 줄어들어하고 싶은 말을 더 직접적으로 하게 된다. 그래서 나이 든 사람들은 점점 더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것도 역시 ‘이기적 유전자’의 본성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주 어린 아기들이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이유는, 연약한 존재로서 생존을 위해 자기만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로 보면 노인이 될수록 힘과 체력이 줄어 생존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다시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정말 본능적으로 이기적이 되어야 할 연로한 노인들이 아니라, 단지 나이가 조금 들었다고 해서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으로 변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 나는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하게 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낀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없었으면, 겨우 외부에서 만난 사람에게 그렇게 자기 얘기를 쏟아내는 걸까 싶어 조금은 안쓰러운 마음도 든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는 점이다.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젊은 사람들이 롤모델이 될 만한 품위를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말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일단 힘닿는 대까지 이렇게 브런치에 쏟아내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양평 맛집 [화덕 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