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쿠키, 제과 수업의 첫걸음

손맛과 감각이 만드는 버터쿠키

by 홍천밴드

버터쿠키는 짤주머니에 반죽을 넣어 8자 모양과 장미 모양으로 각각 한 판씩, 총 두 판을 구워야 한다. 재료는 박력분, 설탕, 달걀, 버터, 소금, 바닐리 향 정도로 단출하다. 반죽을 만드는 과정도 기계가 아닌 손으로 해야 하는데, 그것도 어렵지만 무엇보다 짤주머니를 이용해 모양을 만드는 일이 훨씬 까다롭다. 처음 사용하니 당연하다 싶다. 손에 익으면 조금 수월해질 듯하지만, 처음에는 원하는 형태를 내기가 쉽지 않다. 뭐, 쉬운 일은 어디에도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8자 모양과 장미 모양의 크기는 일정해야 하고, 너무 크거나 작아도 안 된다. 너무 얇으면 제품이 타버리고, 너무 두꺼우면 제대로 익지 않는다. 제빵이나 제과는 단순한 공식으로만 되는 일이 아니라 작업장의 온도, 오븐의 성능, 재료의 온도, 반죽의 상태 등 모든 요소가 완성품에 직결된다. 특히 사람의 감각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기술이다. 잘 만들어진 버터쿠키는 실기 품목 제품인데도(?) 맛있다.


버터 쿠키는 밀가루·버터·설탕이라는 단순한 재료에서 출발한, 유럽 제과 문화의 대표적인 과자다. 그 기원은 중세 말~근대 초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특히 버터 생산이 활발했던 북유럽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발전했다. 17~18세기 덴마크와 프랑스를 중심으로 버터를 넉넉히 사용한 쿠키와 비스킷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버터는 귀한 재료였기 때문에, 버터 쿠키는 일상 간식이라기보다 명절이나 손님 접대용 고급 과자로 여겨졌다. 이 시기 쿠키들은 설탕을 많이 넣기보다 버터의 풍미를 살리는 방향으로 만들어졌고,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게 부서지는 식감이 특징이었다.


19세기에 들어 산업화와 함께 설탕과 밀가루의 공급이 안정되면서, 버터 쿠키는 점차 대중적인 과자로 자리 잡았다. 특히 덴마크식 버터 쿠키는 주석 통에 담겨 수출되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버터 쿠키 = 덴마크”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때부터 짤주머니를 이용해 꽃 모양, 링 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쿠키가 등장했다.

프랑스에서는 사브레(sablé), 영국에서는 쇼트브레드(shortbread)처럼 지역별로 버터 쿠키가 각기 다른 이름과 스타일로 발전했다. 공통점은 모두 버터 비율이 높고 글루텐 형성을 최소화해 바삭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한국에는 1960~70년대 서양 제과 기술이 도입되면서 버터 쿠키가 소개되었고, 1980~90년대에는 제과점과 백화점을 중심으로 선물용 과자로 자리 잡았다. 이후 홈베이킹 문화와 제과 자격증 시험을 통해 버터 쿠키는 지금도 기본 중의 기본 제과 품목으로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버터가 귀했던 시대의 ‘사치스러운 과자’에서, 지금은 누구나 즐기는 가장 클래식한 제과로 이어져 온 역사적인 쿠키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제과점에서 단순히 가격과 크기만 보고 사 먹던 버터쿠키와는 달리, 직접 만들어보니 그 쿠키 하나하나에 깃든 손길과 정성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만드는 사람 세심한 손길이 결국 이 작은 쿠키 속에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한 입 깨물 때 느껴지는 바삭함과 향은 단순한 맛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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